고운 말만 골라하며 꾸미고 살라는 말이 아니다. 마음에없는 고운 말은 씨 없는 껍데기라 아무것도 틔우지 못한다.
화가 나면 무조건 표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내뱉기 전에 이 말이 내 마음 밭에 떨어져 자라도 좋은 것인가를매번 물어야 한다. 거친 말버릇은 거친 마음 버릇에서 나온다. 그리고 거친 마음 버릇은 거친 말버릇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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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날씨를 무시하고 집 밖에 나서는 사람은 비에 젖는다. 오늘 마음에 비가 오는 것을 알면 우산을 챙기듯 나를 좀 더 아껴주고 바람이 부는 것을 알면 무리한 약속을 줄이면 된다. 다만 흐린 하늘 아래에서는 먼 길의 방향을 정하지는 말 일이다. 날씨가 갠 뒤에도같은 생각이라면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다. 기분은 판단을흐릴 수는 있어도 삶 전체를 결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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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세상일이 모두 정해져 있지는 않다. 비는 그저 떨어질 뿐이고 말은 그저 공기를 울리는 소리일 뿐이며 아침은 그저 밝아올 뿐이다. 거기에 좋음과 나쁨, 다행과 불행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것을 맞이하는 마음이다. 마음이먼저 현상을 분류하고 우리는 마음이 정리해 놓은 세상을 산다. 그러니 내가 사는 세계는 저 바깥에 완성된 채로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매 순간 새로 지어 올리는 집이다.
우리는 세상을 겪는다고 믿지만 실은 마음이 지어낸 세상을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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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박진감 있고 모험다운 탈출은 아니었지만, 간단했고 성공적이었다. 사르트르는 눈 때문에 상당히 고생하고 있었다. 거의 한쪽 눈만 사용하는 독서와 집필 탓이었다. 어떤 때는 양쪽 눈이 모두 아파서두 눈을 감고 쓰기를 시도하기도 했는데, 그런 때 그의 필기는 페이지이곳저곳을 들쑥날쑥 방황했다. 그런데 이런 사르트르의 눈이 탈출의 길이 되었다. 그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서, 수용소 밖의 안과의사를 방문할 수 있는 의료용 출입증을 손에 넣었다. 놀랍게도, 그는출입증을 내보이며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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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사르트르는 작업에 매여 두 사람만의 사적인 2인조에서 점점 멀어졌지만, 그는 보부아르의 변치 않는 기준점으로 남았다. 그는 그녀가 필요하다면 언제나 자기 자신을 놓고 헤맬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었다. 보부아르는 스스로에게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엘리자베스 르 쿠앵과 그랬었고,
메를로퐁티와도 그런 관계를 시도했다가 그의 웃음을 띠고서 딴청을 부리는 반어적인 태도가 그녀를 튕겨냈을 때 좌절하기도 했다. 사르트르와 함께라면 마음 편히 자신을 잃는 놀이를 할 수 있었다. 물론실제로 그녀는 현실세계의 여자로서 또는 작가로서의 자유를 손에서놓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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