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마음이 좀 진정된 다음에는 내가 그런 표현을 썼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은연중에 튀어나올 만큼 그 말은 내 의식에 아주 깊게 박혀 있었다. 도대체가 개처럼 맞는다는 관용구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나는 모든 웹 국어사전을 검색한 후 복날에 개 맞듯‘이라는 관용구가 등재되어 있는 사전측에 일일이 메일을 보내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사전에는 ‘개가 개를 낳지‘라는 말도있었다. 그건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은 유전된다는 뜻이어야 했는데, 못난 아버지 밑에서 못난 자식이 난다는 뜻이었다. 나는 개에 관련된 단어들을 더 검색해보다가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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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엔가는 삼이 블루투스의 어원을 알려주었다. 그건 10세기에 살았던 바이킹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는 스칸디나비아반도를 통일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처럼 무선통신 규격을 통일한다는 의미로 블루투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이름이 ‘푸른이‘인 것은 그의 치아가 지나치게 하얀 탓에 달 밝은 밤이면 푸르게 빛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밤에도 그 푸른 이를 보며 따라가면 길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선이 없이도 하나의 기기가 다른 기기를 좇아갈 수 있다는 뜻도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이냐고 묻자 현미경으로 잎맥을 들여다보던 삼은 잠깐 대답이 없더니 접안렌즈에서 눈을 떼고 켄트지 위에서 연필을 움직여가며 농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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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어릴 때만 그런 건 아니다. 미안하다는 말도 그렇다. 그 마음을 갖지도 않은 채로 그 말을 한다. 반장은 이번에도 나의 어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상하다는 건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도 자세히 묻지않았다. 뒤늦게 또 상처를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반장이 ‘우리‘라고 말하면서 나를 싫어했던 사람이 자신만이아니었다는 걸 상기시키는 것에도 마음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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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진영은 없었다. 남자에게 진영이 언제쯤 떠났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조금 전이라며, 지금 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내게는 나대로의 결론이 있었기 때문에 진영을 꼭 붙잡아야만 했다.
시동을 걸면서 진영에게 할 말들을 연습했다. 마냥 듣기 좋은 얘기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말들을 모두 전하고 나면 되돌릴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나는 손바닥에 배어나는 땀을 허벅지에 문질러 닦아가면서 진영이 보일 때까지 천천히 차를 몰았다. 비포장도로가 끝나고 국도가 나오도록 진영은 보이지 않았고 갈림길이 나왔을 때에야 뒤늦게 진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폰은 꺼져 있었다. 나는 순전히 운에 맡기며 차를 몰았지만 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진영은 어디에도 없었다.
진영이 내린 결론에 대해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그제야 닥쳐왔다. 그게 내가 좋다고 말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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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만 새로운 말을 찾는 존재가 아니다. 무언가에 매혹되고 사랑에 빠진 이라면 누구나 이 세계와 말 사이의 어긋남에 복수하는 심정으로 말들 사이를 배회하고 순례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도 그런 까닭에서 만들어진 소설임이 확실하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 진연주는 고답파parnassiens의 후예다. 만일 아름다움에도 최상급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 소설 속 인물들이 탐하던 그것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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