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굴레를 반복하던 어느 날, 우연히 한 노래를 들었다.
‘모두 다 꽃이야‘라는 제목의 노래였다. 어느 곳에서 피어도,
언제 피어도, 이름이 없어도, 모두 다 꽃이라는 내용의 가사.
한참을 들었다. 내게 용기를 건네는 듯해서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당신은 꽃이라고. 아직 피지는 않았을지라도, 언제 피어날지라도, 당신이 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혹시 예전의 나와 같이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면, 꽃으로 예쁘게 피어날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이 살아온 그 어떤 날도 틀리지 않았으며,
반드시 활짝 피어날 거라고.
지금껏 걸어온 길이 앞날을 꽃길로 만들어 줄 거라고.

모든 꽃은가장 아름다운 때,
가장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지금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당신은 활짝 피어날 존재임을잊지 마세요.

심리학에는 ‘동기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인간이 어떤 활동을 할 때 높은 만족감을 얻고 그 행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재적 동기보다 ‘내재적 동기‘가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외재적 동기는 돈이나 물질 혹은 타인의 칭찬과 같이 바깥에서 오는 동기다. 반대로, 내재적 동기는 흥미나 호기심,
자발적 바람과 같이 자신의 내면 안에서 우러나오는 동기다.
즉, 동기 이론은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그 동기가 돈이나 타인의 인정 같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고 ‘내부‘에서는 오지 않는다면, 만족감과 지속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음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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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솜거리를 벗어나 깊은 협곡 사이의 산길로 들어섰다. 금희는 걷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맨 뒤에서 천천히 걸었다. 앞사람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고 애쓰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말라붙은 강바닥의 너덜길을 걷고 있었다. 도로공사 중인 포클레인과 트럭을 지나치면서부터 물길로 내려온 것 같았다. 가장 무거운 짐을 진 포터는 얼마나 걸음이 빠른지 이미 보이지않았고, 미미와 윤의 일행도 한참 앞서서 가고 있었다. 금희는주위를 둘러보았다. 깎아지를 듯한 협곡의 거대한 벽에는 간신히 초록을 띤 덤불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었고, 그 위로 푸른하늘이 열려 있었다.

그녀가 소리 높여 울 때는 오로지이루어지지 않은 욕망과 해소되지 않은 분노 때문이었다. 경옥이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임돈은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환멸이 몰려왔다. 경옥뿐 아니라 누구의 울음소리도 귀에 거슬리고 불편했다. 아무도 자신의 슬픔을 배려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순정한 슬픔이 아내와 집안 식솔들의 둔탁한 울음소리로 훼손되고 있었다. 기정의 여리고 따듯한 몸이 차갑게 굳어졌을때, 경옥에게 남아 있던 임돈의 마지막 한 조각 마음도 식어버렸다.

마치 어쩔 수 없는 일처럼 네 눈길이 나에게 붙박였음때, 나는 그것이 마음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네 눈의 의지였고 네 눈의 일이었다.

나는 여자의 뒷모습을 삼켜버린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을것이다. 여자의 맨발이 눈에 아른거린다. 맨발은 여전히 내머릿속에 남아 움직이고 있다. 나는 몸을 돌려 가로등 불빛이환한 오른쪽 길로 향한다. 몇 걸음 움직이기도 전에 여자가 어둠 속에서 달려나온다. 골목이 여자를 다시 토해낸 것처럼 보인다.

아직은 되돌아나갈 여지가 있는 불빛의 가장자리에서 멈춰선다. 나는 숨을 한 번 깊이 쉬고 달리기 시작한다. 달려서 어둠을 건너간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끊임없이 뒤돌아보면서,
신발이 벗겨질까봐 초조해하면서, 온 힘을 다해 달려간다. 골목은 영영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진다. 한 구비를 지나면 또 다른구비가 나오고 그곳을 간신히 돌아나오면 더 깊이 웅크린 어둠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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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리나? 저 노래 제목은 <엘 콘도르 파사>야."
"엘 콘도르 파사가 무슨 뜻이에요?"
"콘도르는 날아가고."
날아간다는 걸 보니 콘도르는 새 이름인 듯했다.
"날아갔다가 아니라 ‘날아가고예요?"

가능한 한두 사람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메고있던 배낭을 내려놓으면서 이경은 비로소 자신의 행색이 어수선함을 의식했다. 비에 젖은 바람막이를 입고 머리카락이 온통 흐트러진, 눈치 없는 중년여성으로 보였을 것이다. 괜찮아,
괜찮아. 이경은 마음을 다독였다. 낯선 곳에서 고작 며칠을 지냈을 뿐이었으나, 말을 알아듣고 표정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반가움이 컸다. 그냥 말을 걸어본 것뿐이다. 멀리 왔으니, 예전에는 하고 싶어도 하지 않던 일들을 하는 것뿐이다.

구름이 걷힐 때도 있어요? 설산이 완전히 드러나기도 해요?
그럼요.
나는 여기에 와서 구름이 걷힌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구름은 산을 타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요. 산을 완전히보려면 구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속에 있어서도 안되고, 구름 위에 있어야 해요.
네? 여기서도 보인다면서요?
아, 그랬나? 내가 구름전문가는 아니거든요.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경은 안개라고 여기던 희뿌연 덩어리들이 구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경은 달빛과 뒤섞인 구름 속에 서 있었다. 산을 보려면 구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속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위에 있어야 해요. 기댈데 없이 허술한 상운의 말이 떠올랐다. 이경은 어둠 속에서 혼자 웃었다. 내일은 만년설을 볼 수 있을까. 내일이 아니더라도포카라를 떠나기 전 언젠가는 보겠지. 이경은 젖은 풀잎을 헤치고 앞으로 걸어갔다.

한때는 금희의 심장 속에도 구구절절한 사금파리들이 뾰족하게 박혀 있었다. 혈관을 따라 굴러다니다가 불쑥 자신을 찌르고 밖으로 튀어나가 타인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것들은 다어디로 갔나. 과거는 낡은 상자에 대충 부려넣어 창고에 쌓아둔 짐들 같았다. 얼마나 무거운지 내용이 무엇인지 이제는 가늠해보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 승문의 메일을 확인했을 때도반가움만큼이나 두려움도 컸다. 혹시나 승문이 한국에 돌아오거나 그래서 다시 모든 과정이 똑같이 되풀이되면 어떡하나,
라는 불안이 전혀 없지 않았다. 다행히 승문은 귀국할 생각이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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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하거나 되돌릴 수도 없을 때,
우리는 드디어 관점을 바꾸고
지금 일어난 일에서 좋은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사이란뜨겁게 가까운 거리도,
차갑게 먼 거리도 아니다.
서로가 36.5도의 따스함으로 존재할 수 있는 거리다.
우리는 그렇게 무수한 사이에 겨우 존재한다. 겨울과 봄사이, 밤과 아침 사이, 아이와 어른 사이, 이해와 오해 사이그리고 당신과 나 사이, 그 무수한 사이에서 말이다.
가지치기한 나무가 더 풍성히 자란다. 무수한 ‘사이‘는비우지 않으면 끝내 생기지 않는다. 필름카메라 시절에는모든 사진을 앨범에 간직했다. 하지만 요즘은 여행 사진을찍으면 꼭 필요한 사진만 남기고 바로 지운다. 빈곤의 시대와 풍요의 시대는 가치 판단의 기준이 달라진다.

"글을 잘 쓰는 지름길은 잘 듣기다.
집중해서 들은 것을 쓰다 보면 점점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는 순간이 생긴다.
쓰고 있는 글의 인물들이 내게 말을 건다.

살면서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녹취 후 청취는 많은 것을 돌이킨다. 외출전 거울을 보며향수를 뿌리고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가다듬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어도 같은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비문과오타를 수정하면 글이 더 명료하고 정갈해지는 이치이자글 잘 쓰는 지름길이 경청인 이유다.

인간은 이질적인 외부인과 지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종이다. 고릴라나 침팬지도 무리를 이뤄 협동하지만 수천,
수만 마리가 공동체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수백만 명이 한곳에 집결하고, 때로신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며, 국가라는 기치 아래 수억 명의 사람들이 규율을 지킨다. 사피엔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관념인 사랑이나 공감 때문에 종을 뛰어넘어 어려움에 처한 존재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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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7일, 30일, 100일‘ 단위로 시간을 계획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시간 단위마다 중간목표를 체크하고, 성공할 때마다 자신에게 여러 번 보상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습관의 연쇄작용을 이해하는 건정말 중요하다. 원하는 새로운 습관이 있다면 원래의 습관과 습관 사이에 끼워 넣는다.

과연 조각을 읽고,
그림을 듣는 일은 가능할까.
가능하다. 로버츠 교수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것 역시 그랬다. 그녀는 여기저기 클릭하고, 정신없이 스크롤을 넘기듯 사는 지금의 속도를 늦추지 못한다면 학생들이 예술에서 감동을 느끼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쉽게 보이지 않는 삶의 사각지대를 보여줄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고 싶었다.2그것은 ‘의도적으로 천천히 보기‘였다.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별들은 아잔타 석굴이 있는 인도마하라슈트라의 작은 마을에 있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마을에서 나는 빛나는 별들의 무게에 압도돼 몇시간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암호 같은 별들의 문자로쓰인 우주의 책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 빛이 너무 밝고많아서, 한여름에 내리는 별들의 눈보라가 내 눈앞에서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그때 아무리 불러도 움막에 들어오지않던 나를 찾아 나선 할머니가 내 손에 쥐여주던 차이 티의 생강과 시나몬 냄새는 별들의 향수처럼 내 코끝을 스쳐지나갔다.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면 왜 말이 사라지고, 그자리에 눈물이 머무는지 그날의 별들을 천천히 헤아린 후,
나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감정을 모호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하고 불안한 감정을 ‘괜찮아‘라고 말하거나 ‘스트레스‘로 뭉뚱그린 경험 말이다. 고등학교 선생님인 한 후배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짜증난다‘라고 했다. 부모나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을 얘기해보라고 하면 ‘짜증 나요!‘라는 말부터 꺼내는 이 아이들은 더워도, 추워도, 배가 고파도, 심지어 학폭위에 들어온 자기자신이나 피해자에게조차 ‘개짜증 나!‘를 연발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짜증 이외의 것으로 표현한 적이 없으니 제대로 된 솔루션이 나올 리 만무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떤 곳에서도 ‘감정 언어‘를 교육받은 적이 없기때문이다.

우리가 흔하게 겪는 ‘불안‘과 ‘두려움‘은 어떻게 다를까.
불안은 미래가 불투명해서 앞으로의 일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관념이다. 반면 두려움은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 위험이 코앞에 닥쳤다는 선명한 느낌이다. 두려움은 현재의 감정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불안과 두려움 역시 시제가 다른 감정이다.

시간관리의 요체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하겠다는 계획이야말로 가장 최악의 계획이다.

보리수 아래에서 단식하며 깨달음에 이른 부처님이 우리에게 전한 지혜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실망, 분노, 질투,
두려움 같은 삶의 부정성을 조금씩 제거하는 것으로 결국긍정을 드러내라는 것이다. 비움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영업 제한, 거리 제한, 인원 제한이 수시로 발생하던 지난 2~3년간 나는 휴대전화번호 리스트에서 70퍼센트 이상의 연락처를 삭제했다. 삭제의 기준은 3년간 한번도 통화하지 않은 사람이다. 일종의 관계 제한이다. 일이 사라지면 그런 관계는 자연스레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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