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용서하라 - 마음을 다스리는 책 2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 지음, 도솔 옮김 / 미토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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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때 독실하진 않아도 크리스천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으나 불교적 자료에 접근해갈수록 불교가 점점 더 진지하게 와닿을 때가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나라 티베트를 성지순례하듯 가보고 싶단 생각도 오래전부터이고. 법정 스님을 비롯, 명진스님의 말씀에도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고.

"현실을 떠나서는 종교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픕니다. 중생과 살아가는 게 우리 종교인의 삶입니다. 부처님도 흉악한 살인자에게 가서 멈추라고 하고 항복을 받아냅니다. 살생을 하고 중생을 죽이고 있는데도 염불이나 외우고 가만히 있다는 건 예수나 석가가 가는 길이 아닙니다."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명진스님이 했던 말씀.

이 책은 한때는 동지였으나 이제는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내고 서로 아파하는 지인들에게 권할 생각으로 구입했던 책이었습니다. 상대가 아닌 자신을 위해 용서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

 

그런데 읽다보니 이전에 읽은 달라이 라마의 <관용>과 같은 책을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 <관용>에 나왔던 '마음을 변화시켜주는 8편의 시'등이 중복됩니다. 그래도 이 책의 번역이 훨씬 매끄럽고 내용전달도 쉽네요.
그리고 특히, 분노와 증오 같은 내부의 파괴적인 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한, 우리가 파멸에 이를 가능성은 늘 존재하기에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 용서해야 할 것들은 용서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들은 미국에는 정신질환자가 상당히 많다고 하면서 인구의 약 12퍼센트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우울증이 물질의 부족이 아니라 애정을 주고받기가 어려운 상황 떄문에 생겨난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오늘날 같은 물질사회에서는 돈과 권력만 있으면 친구가 많은듯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의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돈과 권력의 친구들일 뿐이다. 당신이 부와 영향력을 잃어버릴 때,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모든 일이 잘 풀릴 때 우리는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고, 친구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위와 건강을 잃자마자 우리는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따라서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줄 진정한 친구를 가지려면 반드시 자비심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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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겨라! 시공 청소년 문학 35
조앤 바우어 지음, 이주희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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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들이 아직 어린 조카들에게 너무 일찍부터 영어공부, 수학, 과학공부만 시키는게 아닌가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서적으로 재미있는 책을 추천하는 것이 아닐까.

시작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가끔 어린이, 청소년책 분야도 둘러보곤 했는데 창신강의 <열혈수탉 분투기>, 로저 젤라즈니의 <날고양이들>이상으로 강추하는 책을 발견했어요.

바로 이 책, 조앤 바우어의 <껍질을 벗겨라!>

뉴욕주 배인스빌이라는 사과과수원이 주를 이루는 시골마을이 배경. 이 마을에는 <꿀벌>이라는 지역신문 하나에 배인스빌 고등학교 학생들이 발행하는 학교신문 <핵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오래된 낡은 집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루머가 돌면서, 평화롭던 마을이 어수선해집니다. 살인으로 의심되는 사체도 발견되고 흉흉한 낙서벽보도 붙으면서 안그래도 요 몇년 흉년으로 걱정하는 마을 농부들에게 걱정거리를 안깁니다. 이 과정에서 영혼과 대화를 한다는 영매도 이사를 오고, 유령에게 효과가 있다는 부적같은 것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여기에 공포를 조장하는 지역신문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베인스빌 고등학교 신문 <핵심>의 기자들, 힐디, 대럴, 엘리자베스, 그리고 폴란드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카페주인 민스카와 악과 싸우는 할머니들, 고지식해보이는 보안관, 그리고 전학온 잭의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지도하는 까칠한 베이커 폴턴 기자도.

 

표지의 파란 사과가 왜 등장했는지 알려주는 저 부분,    

큰아버지가 주의를 주었다.
"네가 무슨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그게 전부 다 옳은 건 아니다."
"그러면 뭐가 진실인지 어떻게 알아요?"
큰아버지가 설명했다.
"사과를 보는 것과 같아. 빛깔이 문제가 아니라 안에 뭐가 들었느냐가 문제지."


그리고 공포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는 것, 사람들이 겁을 먹으면 무언가 탓할 것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진실을 직시해야 힘이 생긴다는 것.

우리는 미디어 과잉의 시대를 살고있습니다. 인터넷, 신문,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

<껍질을 벗겨라>는, 넘쳐나는 정보와 뉴스들속에서 제대로 된 뉴스와 정보를 분별하는 관점을 아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낸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요.

진실은 사과를 보는 것과 같아서 표면적인 내용이나 빛깔이 아니라 안에 뭐가 들었는지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죠.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은 현실에서도 신문이 싣는 기사의 내용과 그 뒤에 숨은 의도와 의미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게 되지 않을까. 신문의 독립성이 왜 중요한지, 광고주에 의지해 움직이면 신문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그런데, 우리도 신문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할 때가 있을까.

 

정보과잉시대에 신문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
가장 빠를 필요는 없다. 심지어 가장 마지막이 되어도 좋다.
그러나 반드시 옳아야 한다.

-피트 해밀, 뉴스는 동사다

신문이 사라진 사회에서 긍정적인 면은, 사람들이 신문을 아쉬워한다는 것이다. 뉴스가 없으면 사람들이 각자 고립된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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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를 부탁해! - 크리스마스 파티 맹앤앵 그림책 5
나탈리 다르정 지음, 박정연 옮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맹앤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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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나탈리 다르정은 파리에서 개구쟁이 아이들과 많은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답니다. 그림은 마갈리 르 위슈가 그렸는데, 잠을 잘 못자다가 그림을 그린 후에 잠을 잘 자기 시작했다고.

<칠면조를 부탁해>는 아이들용 그림책인데요, 세로책이 아니라 가로로 긴 책.

그림을 위해서도 그렇게 디자인하길 잘한듯.

더구나 표지의 캐릭터처럼 꽤 익살스런 그림과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듭니다.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여우와 늑대, 족제비는 올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요리가 먹고 싶어요.

그래서 여우가 칠면조 농장에서 칠면조 한마리를 보쌈해가지고 집에 왔는데, 이 칠면조, 자루에서 나오자마자 제 운명을 모르는 걸까, 집이 지저분하다, 청소를 해야 한다, 이런저런 참견에 난리도 아닙니다. 보다못한 여우가 칠면조에게 넌 손님으로 초대한 게 아니고 크리스마스 파티용 식사감으로 데려온거라고 해도 마찬가집니다.

 
곧이어 찾아온 늑대와 족제비도 입맛을 다시며 칠면조를 보고 좋아하지만

곧 칠면조의 명령에 따라 개구리, 버섯, 새싹을 구하러 밖으로 나가는 신세가 됩니다. 크리스마스는 아직 남아있고, 칠면조는 더 살이 쪄야 하고, 녀석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법을 모르고.

 

요리도 척척, 카드놀이도 척척, 못하는게 없는 칠면조는 곧 무리속에 어울려 사랑받습니다.
분주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준비를 하던 칠면조는 말합니다. 나는 포도주에 익혀지고 싶은데, 친구들이 과연 요리를 잘 하게 될까, 하고.

 

다들 당혹해하는 와중에 다시 칠면조가 제안합니다.

일년만 더 살찌게 해주면 다음해에 더 맛난 칠면조 요리가 되주겠다고.

다들 찬성!

 

그렇게 매년 녀석들은 다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내용은 짧고 예측 가능하고 단순하지만, 그림이 익살스럽고 귀여워 가끔 들춰보곤 해요.


이런 나, 아직 내겐 동심이 남아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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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 - 마음 약한 늑대 이야기 베틀북 그림책 24
조프루아 드 페나르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베틀북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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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염소 가족과 빨간모자, 아기돼지 삼형제, 피터, 그리고 못된 거인등이 등장.
지난번 나탈리 다르정의 <칠면조를 부탁해>에 이어 이런 류의 패러디 동화를 좋아해요. 은연중에 평화와 생명존중 마인드까지 담겨있어 더 마음에 들기도.

독립할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한 마음 약한 늑대 루카스가 가족들을 떠나 세상으로 나옵니다. 배가 고파진 루카스는 여행하는 동안 차례차례 아버지가 적어준 먹을 수 있는 것 리스트 속에 있는 존재들을 만나지만 그만 이런저런 이유로 잡아먹지 못하고 점점 배가 고파지는데....


마지막에 만난 것은 사람잡아먹는 성질 나쁜 못된 거인.

배도 채우고 엄지동자와 그 형제들을 구해주고 영웅이 됩니다.

일러스트와 글 모두 보는 동안 웃음이 머물고....


어린이날 조카에게 선물해야지. 가격도 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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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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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편지, 라는 부제가 있고 연두빛 푸른 풀잎들 배경 위의 돌 위에 맨발로 선 사람의 표지가 좋았습니다. 처음 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는 유행을 쫓는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류의 에세이인가 싶고 구매할 의사가 없었는데, <오로빌>이라는 생태공동체에 시선이 꽂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책장을 넘기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와 사진을 찍은 이가 누구인지 정보를 얻으려 했는데 없네요. 아마도, 시인 김선우가 글도 사진도 담은 듯. 그런데 초보자인 내가 봐도 사진들은 그냥 초보 아마추어 사진가의 솜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로빌은 '새벽의 도시'라는 뜻이고 인도 남부 코르만젤 해안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떴고, 전세계 40여개국 2천 여명이 모여 평화와 공존을 실험하고 있는 생태공동체이자 영적 공동체라고.

오로빈도의 반려이자 공동체에서 마더로 추앙받는 이의 이야기는 어떤 소설보다도 드라마틱하고 강렬합니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보는 이유는 대리만족의 경험을 하고 싶을 때입니다.

현실적으로 당장 휴가를 내서 떠날 수 없을 때, 내가 가고 싶던 곳을 대신 간 누군가의 눈과 귀와 입으로라도 떠나고 싶어서.

 

요즘은 여행 전문작가들도 많지만, 그래도 한문장 한문장 음미하며 읽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문학하는 사람들, 특히 시인들의 산문이 좋네요. 특히, 김선우 시인은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의 전달자로서는 최고인듯.

여행에세이 특성상 출간된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정보면에서 떨어지게 될 텐데, 이 책은 그런 걱정하지 않고 소장해도 좋을 것 같아요.

 

오로빌, 새벽의 도시라니, 어감도 의미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음은 가장 공감하는 오로빌 마더의 편지중 일부.

이 지구상에 어떤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곳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합니다. 선한 의지와 진지한 열망을 지닌 모든 인간이 세계의 시민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 지고의 진리라는 유일한 권위에만 복종하여 살 수 있는 그런 곳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합니다.
그곳은 평화와 일치와 조화의 장소로서 인간의 모든 전투적 본능이 오직 자신의 고통과 불행, 나약함과 무지, 자신의 한계와 무능을 극복하기 위해서만 쓰이는 곳입니다. 진보에 대한 관심과 영혼의 요구가 욕망의 만족과 쾌락의 추구와 물질의 향유보다 우선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영혼과 교감을 잃지 않은 채 온전히 성장해갈 것입니다. 교육은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과 지위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가꾸어 새로운 재능을 일구어내기 위한 것으로서 주어질 것입니다. -어 드림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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