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똥
김윤영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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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작가들은 어떤 글을 쓰나 궁금할 때 단편집을 한 두권 사보는 편이다. 최근 읽었던 단편집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판매량을 달성한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와 벼르고 별러 산 김윤영의 루이뷔똥이다. 루이뷔똥도 생각보다(?)는 판매량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혹 명품 루이뷔똥을 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만큼 난 베스트셀러라는 데 신뢰를 갖지 않는 독자다. 그러나 보석같은 책들이 아쉽게 1쇄후 사라지는 경우는 너무 많고 제목만 바꿔 나오거나 홍보가 좀 빵빵하다 싶으면 여지없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너무 많긴 많다.

 소설가가 되고 싶던 사춘기 시절 꿈이, 대가들의 흉내낼 수 없는 미문과 이해할 수 없는 너무도 많은 구절들로 좌절되고 나서 나는 문학상을 받았다는 책들엔 왠지 엄두가 안 났는데 요즘 작가들의 글은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김윤영의 이 단편집은 무엇보다 유쾌하다. 그리고 소재를 다양한 곳에서 찾아 매일 집,직장의 반복된 일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내겐 간접 경험도 꽤 되었다. 마치 신문을 보는 듯, 파리 루이뷔똥 매장 알바에서부터 다단계,음치 클리닉등등.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력도, 작가가 올 해 4년만에 새로 펴낸 새 단편집도 유쾌하기 이를데 없다는 추천의 말도 모두 내게 요즘의 무더위를 견뎌낼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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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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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부한 소재와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잡지에 난 작가 공지영의 사적인 기사를 읽고서 다시금 공지영이 궁금해서 집었던 책이다. 공지영이란 작가는, 대학 신입생 시절 선배 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읽고 아침을 맞았던 그 날 이후 지난 10년간 내게 가장 잘 읽히는 작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몇 년 전 가슴 쓸며 보았던 영화 '데이비드 게일' 의 아류작 같아 선뜻 집어들지 못했다.

 데이비드 게일보다는 덜 치밀하지만,어차피 이 책은 멜로이기에 그리 거슬릴 일도 아니었는데...... (아직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기에, 사형 제도에 관한 더 깊은 성찰을 원한다면 '데이비드 게일'을 추천한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사형 제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강동원과 이나영을 두 주인공에 대입시키며 첫사랑을 떠올렸다. 중반을 넘어가도록 책 어디에도 사랑을 드러내놓지 않았고 ,삼엄한 교도소 풍경과 유정과 윤수의 불행한 과거사의 교차는 동정과 연민을 넘어 읽는 내내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에 충분했음에도 말이다.

 윤수가 손수 만든 목걸이를 마지막 선물로 주려고 할 때 유정과 윤수의 두 손이 허공에서 마주치다 잠시 정지되었을 때 나는 첫사랑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공지영이란 작가의 탁월한 순간 포착에 감탄했다. 그 순간, 그들이 느꼈을 그 따스함과 애틋함이 책을 읽고 난 후 며칠 동안 여운으로 남아있다.

 표현하고 싶은 만큼 절대로 표현 안되는 첫사랑 시절을 생각하면 몇 가지 코드가 있다. 그 때의 음악, 유행,그 때 함께하던 사람들......앞으로 몇 년간은 이 책을 생각할 때마다 첫사랑을 떠올리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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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올리브나무 1 - 세계화는 덫인가, 기회인가?
토머스 프리드만 / 창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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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후 감동이 컸던 탓에 두 말 않고 2권까지 사게 되었고 몇 년이 흐른 지금 FTA논쟁을 보며 다시 빼어드는 책.

경제학을 공부하는 친구가 한 번 읽어보라기에 이과생인 나는 뭔지도 모르고 덜컥 읽어보기 시작했다. 책 중간에도 나오지만 이 책은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이자 세계화 지상주의자라고 종종 폄하되기까지 하는 프리드만의 저서.

당시에도 다보스 포럼등에서는 반세계화 시위가 열리는 일이 뉴스 보도로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그 때는 정말 우리 국민중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가 없었을 때라 생경한 내용임에도 인문서답지 않게 흡인력있는 저술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한동안 나도 세계화 예찬론자가 되었을 정도로 주위에 권하기도 했다.  경제학도가 권한 책답게 막연한 옹호는 이 책에서 볼 수 없다. 저자는 다양한 예시와 논리로 무장하고 우리를 설득한다. FTA를 반대한다면 이 책을 읽어가며 논리적으로 반박해보라. 요즘 회자되는 TV토론에 나온 엉성한 논리의 FTA지지론자들의 논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저자는 묻는다. 세계화를 통해 렉서스의 성공을 따르겠는가 올리브나무를 그냥 부여잡고 살겠는가 라고.

FTA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즈음에 다시 이 책을 잡는다. 백지와도 같던 몇 년 전과 달리 이제 찬반 각 입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지금 읽어보면 몇 년 전 여름 밤 사회 초년생 나를 사로잡던 이 책의 논리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을까?

국민으로서 적어도 대학은 졸업한 지성으로서 내 나라, 내 민족의 미래를 가늠하고 싶은 큰 뜻도 있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내부로부터의 자성의 소리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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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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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이라니... 들어는 보았지만 오늘에서야 정확히 알게 되었네요.

중국사에 관한 18가지 역사책을 간추린 책.

사실, 요즘 역사드라마,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전체적인 맥을 잡아줄 역사서를 읽고 싶긴 했는데.삼국지처럼 어느 한 시대의 이야기려니 하고 생각했던 책에서 중국사 태초부터 근대 전까지를 다루고 있어 내심 뿌듯합니다. 아마 명나라,청나라는 좀 익숙한데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의 역사가 학창 시절에도 가장 헤깔렸던 부분이었던 것 같군요.

작가이신 고우영님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그 분의 만화는 처음 접해보았는데 노장답지 않게(?) 유머를 가미하여 여느 역사서 못지 않은 방대한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이 책을 위해 드넓은 중국을 답사하신 보람이 있는 듯.

비가 와서 퇴근후 읽다보니 며칠만에 후딱 읽게 되었는데 두고 또 읽어봐야 겠어요. 반복해 읽어도 재미있는 데다 전집을 사니 아예 CASE까지 딸려나와 소장용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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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분 미국인 미국놈
백현락 / 도솔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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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이든 연수든 어떤 기회로든 일생에 한 번쯤 타국에서 살아봐야 겠다는 생각에 각국 문화,history등등에 관한 책이라면 구입하는 편이다. 특히 미국은 여전히 우리가 이런 결정-유학,이민,연수-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보는 나라라 이미 여러 편의 책을 만족스럽게 읽었는데 이 책은 내가 고3,대학 1학년 무렵에 인기였던 책이라 사실 좀 오래된 내용일 거 같아  헌책방에서 구매했다 ^^;

음 책이 오래되어 책장 넘길 때 먼지가 폴폴 날려 좀 힘들긴 했지만 내용은 만족수준이다. 지은이의 주관이 너무 강하긴하지만 내가 지금껏 가지고 있던 미국에 대한 지식을 보충하고 복습한다는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시켜주는 책. 게다가 13년전 나는 고3이었기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일 전혀 모를 수 밖에 없었는데- 물론 '불바다'론으로 전쟁나면 수능 안보겠지 하는 깜찍한 생각은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지금은 과거사를 읽다보면 새록새록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놀라운 건 13년이나 지났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어찌나 비슷한지... 1,2권의 내용중 13년의 시간차를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던데 강산은 변했지만 한미관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증거가 되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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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7-10-1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요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