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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재밌어요^^ 

처음 읽어봐요. 삼신 할미 말로만 들었는데. 

저 8개월 전에 아기 낳았는데, 그 때 출산교실에서, 병원 간호사분께, 아기 낳은 친구에게, 출산육아 책에서 보아왔던 내용이 여기 다 있는 거 있죠. ㅎㅎ 정말 웃겨서 하하 웃었어요. 

   
  여기에 아기에에 배내옷을 입히고 

미역국에 메밀수제비를 넣고 끓여 

아기 어머니에게 첫밥을 먹이는구나. 

아기에게는 세상에 나온 지 사흘 만에 첫젖을 먹이는데, 

어머니 왼쪽 젖은 국이고 오른쪽 젖은 밥이라. 

방금 난 아기는 머리가 말랑말랑해서 

한쪽으로만 젖을 물리면 그쪽만 푹 꺼지는 법이니 

왼쪽 오른쪽 밥과 국을 번갈아 먹이라는구나. 
 
   

아기가 나온 지 3일이 지나야 젖이 도는 거 저도 아기 낳고 알았구요, 오른쪽 왼쪽 번갈아 먹여야 엄마 가슴도 짝짝이 안 되고 아이도 골고루 영양분 섭취할 수 있다는데, 역시나 삼신할머니는 다 알고 계셨지 뭐예요. ㅎㅎ 

 또 이런 얘기도 나오네요.

   
 

네 년이 아기에게 생명을 주더라도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기어코 해코지를 하고 말 테다. 

아기 어미가 아기 가진 지 석 달 만에  

어미 다리 사이로 물이 되어 흘러내리게 하고, 

일곱 달 여덟 달만에 아기를 낳게 하고 말 테다. 

아이를 가지면 먹던 물에서도 냄새나게 하고 

먹던 밥과 국에서도 냄새나게 해 쫄쫄 굻도록 만들 테다. 

아홉 달 열 달이 지나 아기를 낳더라도  

사흘 이레 스무하루 백일 지나 

아기를 업고 삼거리나 사거리를 돌아다니면 

내가 아기 젖 냄새 맡고 달려들어 병을 주고 

밤으로 죽을 듯이 울게 하고 

낮으로 숨이 넘어갈 듯이 울게 해 

아기나 아기 어미를 한 숨도 못 자게 만들테다.

 
   

이런, 아기 가지고 힘든 모든 것, 즉 유산, 조산, 입덧, 100일까지 신생아 키우기 힘든 것에 다 여기 나와 있네요. 저승 삼신아기씨의 심술이군요! 

아기와 우리 문화에 얽힌 삼신할머니 이야기 그림도 재밌고 글도 참 재미있네요. 한번쯤 읽어 보면서 지금의 임신과 출산에 대비시키는 건 엄마의 재미, 내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한 아이에게 옛이야기로 들려주면 아이의 재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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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내가 일본 소설, 동화를 좀 좋아하긴 하지만, <친구가 되기 5분 전> 또한 내 구미에 딱 맞는 도서였다.  

우선, 재밌다. 난 보통 지하철에서 책을 보는 편인데, 보다 보면 내리는 역을 놓칠 정도이다. 옴니버스 식으로 한 이야기, 한 이야기가 각각 다른데도, 계속 이어지는 고리가 있어 한 편의 장편처럼 보이고, 뒤가 계속 궁금하다. 

모두가 주인공이겠지만, 아무래도 목발을 짚고 다니는 에미짱이 전체를 아우르는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다. 에미짱의 이야기부터, 에미짱 친구, 에미짱의 같은 반 아이, 에미짱의 동생 등의 이야기가 줄줄이 나오니깐. 

핵심단어는 친구이다.  

친구, 지금 성인이 된 나에게는 그렇게 목숨 걸 만큼 중요한 존재가 아니지만-아마도 가족에게 밀렸겠지.-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면 진정 목숨 걸 중요한 존재였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 소외된다는 건 죽음을 의미했고, 새로운 반에 배정되면 단짝 친구 하나 만드는 일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던 것 같다. 화장실도 친구와 함께 가야 했던 여고 시절, 친구가 없으면 화장실도 갈 수 없었으니... 소풍 때 누구와 앉을까, 어느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 놀까. 그 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을까. 어른들은 그것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하는 우리들을 이해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친구는 목숨 같았다. 친구가 너무 소중해서, 우정이 너무 소중해서라기보다, 친구가 없으면, 왕따를 당하면, 단짝이 없으면 사회생활, 즉 학교 생활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생활이 불가능한데, 공부가 될 리 만무하다.

<친구가 되기 5분 전>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단짝 친구, 왕따, 남자친구... 친구, 친구, 친구... 

일본의 학교와 많이 비슷한 우리에겐 더더욱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다.  

주인공 에미짱은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것도 가지고온 우산을 친구들과 나누어 쓰다가 짜증이 나서 우산을 벗어나 다른 친구에게 달려 가며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정말 억울한 사고였다. 그리고 에미짱은 변했다. 냉소적이고, 차갑고, 무뚝뚝한 아이로. 그리고 그 날 우연히 달려갔던 그 다른 친구-반에서 있으나 없으나 하고 몸이 약하고, 친구가 없던 그런 아이-와 단짝 친구가 되었다. 반에서 영향력 있는 아이도 있었고, 소외된 아이도 있었고,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 된 아이도 있었고, 왕따를 당하는 아이도 있었고.. 에미짱 주변의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도 하나씩 풀린다. 누구나 그룹에 들어가고 싶지만, 에미짱과 유카처럼 반에서 중심이 아니더라도, 왕따끼리 친구가 된 초라한 사이라도, 그런 단짝 친구를 그리워한다. 다른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나를 이용하지 않는 친구, 나만 바라보는 친구, 진정한 단짝. 

학창시절이란, 그렇다. 

친구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 친구의 이야기를 2인칭 시점이라는 정말 독특한 시점으로, 10명의 다른 친구들, 하지만 서로 관계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맛깔스럽게 그려놓았다. 그리고 10명 중에는 정말 잘난 아이, 소외된 아이, 박쥐 같은 아이, 마음 약한 아이 등 각각의 아이들을 그려 놓아, 한 부류 아이의 시점이 아닌, 각종 부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옳고 그름, 잘나고 잘나지 않음이 아니라, 한 교실에 있을 만한 아이들의 목소리르 각각 대변해 놓은 듯하다.

우선 재밌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이야기인데다가, 청소년들이 읽으며 진정한 친구의 의미, 친구의 현주소를 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어른들이 읽으면 좋겠다. 그 부모들이 읽으면, 내 아이에게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좀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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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 한 줄 소개

사랑과 존중으로 엄마 자격증 따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초보엄마에게도, 중견엄마에게도 꼭 필요한 책. 서가에 넣어두고 내가 아이를 잘 대해고 있나, 내 아이가 잘 크고 있나 궁금할 때 한번씩 들춰보면 좋겠어요.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  서평 도서를 읽고 달라진 점

좀 자신이 생겼어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겠다는. 그리고 극성부리고,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내 아이가 잘 크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좀 안심이에요.^^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갓난쟁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아이들을 두고 있는 모든 엄마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살면서 언제 우리가 이런 지극한 사랑을 받았나요? 어느 누구로부터 이런 전폭적 지지를 받아 봅니까? 우리 엄마가 사랑해 줬다고요? 아버지와 나누고 형제들과 나누었으니 아이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남편이 사랑해 줬다고요? 자기 부모와 친구들과 나눈 사랑이지요. 반명 아이의 사랑은 온 우주 자체로 엄마만을 향해요. 엄마의 수고와 노력을 아이가 잊지 않고 새삼 확인해 줘요.  
   

 

-도서 감상-

세상 모든 일에 자격증, 내지는 자격이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엄마'에 자격증이 없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결혼 전 결혼 생활에도 일종의 자격 지침이 필요하단 얘기를 들은 적 있는데, 꼭 그 꼴이지요.

사람을 키워 내는 일, 누구나 처음 해 보는 일,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엄마'라는 자리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 본능적으로 자식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본능 이상으로, 아기를 키우면서 해야 할 일과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뭔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 선택하기가 어려운 때에는 더더욱이요.

아이를 낳고 7개월이 지났어요. 워킹맘으로, 첫아이를 기르는 엄마로, 모르는 것 투성이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던 제게 너무나 행복한 기회였습니다. 이 책을 만난 건.

무엇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엄마의 역할과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 제 맘에 쏙 들고 저랑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아이를 최대한 자유롭게 존중하며 키우고 싶어요. 많이 해 주는 것도 좋고, 많이 가르칠 수 있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부모가 먼저 나서고, 뭐든 리드하려고 하는 게 아이에게 꼭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거든요. 종합해 보면 작가는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존중과 사랑. 결국 아이를 사랑하고, 최대한 존중하는 게 엄마 자격증의 기본 조건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전 7개월 된 아기와 사랑에 푹 빠져 있어요. 그저 예쁘고, 예쁘고 또 예쁠 따름이에요. 하지만 먹이고 재우는 것만 해 주면 되는 시기를 지나 아기는 좀더 정신적인 것, 교육을 필요로 하겠지요. 그 때도 이 책을 들춰보며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존중과 사랑만 잊지 않는다면, 그렇게 아는 걸 실천만 한다면, 이제 좋은 엄마가 되는 건 자신 있어 해도 될 것 같아요.^^

읽으면서 마음에 많이 남았던 부분만 추려 봤습니다.

<그러니까 남의 이목 때문에 내 아이의 자유를 빼앗았던 거예요. 아이라서모든 것이 신기하여 탐험 대상으로 보여요. 이 시기는 그런 탐험으로 아이의 지혜를 살찌우는 시기예요.>

남의 이목 때문에 내 아이의 자유를 빼앗는 것...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인 것 같아요. 친구 보기에, 시어머니 보기에, 엄마 보기에 이상해 보일까 봐 그 작은 아이의 자유도 가끔은 빼앗곤 하죠. 앞으로 남의 이목 무서워 아이를 윽박지르는 일이 얼마나 많이 생길까요. 중요한 건 내 아이인데, 내 이목 살릴려다 얼마나 많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요. 그래서 이 대목 적어서 가지고 다니려고요. 내게 진정 중요한 게 뭔지, 늘 되새기려고요.

<거짓말 하는 아이 뒷면엔 엄마의 다그침이 있어요. 보통 아이의 태도에 대해 엄마가 자주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면 아이는 당장 그걸 모면하고 싶어 거짓말을 하게 되죠.>

이건 저의 경험과도 맞물립니다. 생각해 보면, 엄마 무서워서 거짓말을 한 경우가 참 많아요. 보자마자 너무나도 와닿는 거예요. 꾸지람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더군요. 최소한 내 아이가 나 때문에 거짓말하지 않도록 대하는 일. 사실 힘들겠죠. 어려우니까 우리 엄마도, 그리고 세상의 많은 엄마들도 그걸 다 실천하지는 못했겠죠. 그래도 기억하려고요. 내 아이가 나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일이 없기를요...

<옆집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려거든 본인이나 비교하세요. 2~30대의 국제변호사, 박사도 수두룩해요.>

정말 알면서도 늘 벽에 부딪히는 과제. 비교. 무척 찔렸어요. 2~30대 국제변호사, 박사도 수두룩 하다는 말. ㅎㅎ 전 아이가 우유를 잘 안 먹고, 평균보다 많이 작아요. 그것 때문에 2~3개월 때도 수도 없이 병원 다녔어요. 울 아기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 해서요. 종합병원가서 피검사 등도 할 뻔했죠. 다행히 하진 않았지만. 비교 때문이었어요. 누구누구 아들은 얼만큼 먹고 몇키로더라.. 어른도 제각각 먹는 양, 키, 몸무게가 다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내 아이는 평균은 되리라 믿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울고, 병원 쫓아다니고, 걱정 많이 했드랬어요. 7개월 우리 아가 여전히 작지만 별 이상 없이 잘 자라고 있어요. 많이 크지 않아서 그렇죠. 이런 것도 비교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비교하며 살게 될까요.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 때마다 생각할 거예요. 2~30대 국제변호사, 박사가 수두룩하다는 거요^^;

<누구나 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요. 아이들이 성공하길 바라고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죠. 그런 욕심이 앞서다 보니 다급해지고, 때론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거죠.>

아이를 함부로 대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기저엔 욕심이 깔려 있다는 거, 아이를 위하는 게 아니라 내 욕심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욕심이 앞서서 아이를 망치지 않게 되길... 그래서 미리 이 책을 읽어 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가에 꽂아놓고 잊을 때마다, 안달하게 될 때마다, 닥달하게 될 때마다, 욕심이 앞설 때마다, 읽어 볼 거예요. 이 책 읽고 이만큼만 실천할 수 있으면 엄마 자격증 딴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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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서평단 알림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니..? 요즘 추세에 너무 안 맞는 제목 아닌가?

이게 도대체 왜 베스트셀러에 올랐단 말인가.

선생님의 인권, 교권이 바닥을 기고, 애 한 번 때렸다가 온갖 망신에, 오히려 아이한테 폭력을 당하거나, 신고 당하는 세상. 선생님과 제자 간의 교감, 존경, 사랑은 이제 사라져 버린 시대라는 생각이 드는데, 웬, 선생님이 좋아요. 쌩뚱맞다 생각했다.

음.. 분명 이 소설 또한 정말 이상적이고 멋진 선생님과 문제(?)가 있는-가난이 문제라면- 아이들의 알콩달콩 사랑과 우정과 교감의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구태의연하고 식상한 주제, 소재일 것 같은 이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고, 가슴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탄탄한 구성과 독특한 소재와 함께 진정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아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 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유치하고, 낯간지러운  선생님과 학생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통해, 선생님들이 어떻게 그 상황과 사건을 대처해 나가는지가 현실감 있으면서도 코믹하게, 이상적이면서도, 허황되지 않게 그려져 있다. 게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 이면에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사는, 이 사회에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 하지만 아직 용기가 있고 희망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안에 잘 녹아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작품도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읽는 내내 재밌고 가슴 따뜻해졌다.

특히, 파리를 기르는 아이라는 설정, 선생님께 찍찍 반말을 해대는 소각장 아이들이라는 배경, 아주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남편과 사는, 가슴 따뜻하고 진정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주인공 고다니 선생님 등, 허구는 아니지만 독특한 등장인물과 배경이 억지스럽지 않게 잘 어우러져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이제 스무살 초반에, 눈물이 많은 여선생님인 고다니 선생님 반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다니 선생님 반의 문제아(?) 데쓰조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사는, 발달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아이이다. 대학 졸업 후 처음 반을 맡아 담임을 하고 있는 고다니 선생님은 데쓰조를 통해 쓰레기 소각장 아이들의 열악한 환경과 형편을 알게 되고, 그 아이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뜻을 가지고 쓰레기 소각장 아이들과 친한 다른 동료 선생님들과 진정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을 위하는 선생님이 되어 간다.

파리를 수집하는 데쓰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위생적'이기 때문에, 그런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상식에서 벗어나, 고다니 선생님은 온전히 데쓰조라는 아이를 이해하고, 오히려 함께 파리를 수집하고 관찰하면서, 데쓰조의 숨은 장점과 능력을 표출할 수 있게 해 주는 선생님이 된다. 그리고 정신 장애가 있는 미나코를 굳이지 자기 반에서 맡으면서, 아이들이 자기와 다른, 자기보다 못한 친구와 함께 하고, 그 친구를 돕고, 그 친구를 책임지고,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물론, 그에 따르는 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고다니 선생님의 노력은 그치지 않는다. 고다니 선생님의 이런 노력을 보면, 진실을 통한다는 게 실감난다.

지금 시대에는 무척 이상적인 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선생님의 한 마디와 행동 하나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이들이 어릴수록 절대적이다. 그건 지금 시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을 잘 만나고, 그렇지 않고는 여전히 아이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난 선생님은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신념이고, 삶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학이 있다고, 페이가 많다고, 일찍 끝난다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대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들고, 어쩌면 그 사람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자리가 어떻게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요즘 학생들이 되바라졌다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은 그러면 정말 진정 진솔한 마음으로 '사람을 만들고 키우는' 선생님일까. 아니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할까. 아니면 그런 생각이라도 가지고 있을까.

비상식적인 아이의 행동을 함께 공감하면서 그 안에서 그 아이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 주는 일, 이기적인 게 대세인 세상에 그렇지 않다고, 아직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그럴 수 있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만나는 일은 얼마나 행운인가.

점점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소재를 코믹한 터치와 독특한 관점으로 그려 낸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왜 베스트셀러이고, 왜 이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에게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려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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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 서평단 알림

평소에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은 나지만, 사실 먹을거리는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이다. 좋은 먹을거리를 찾아 잘 해 먹는 거 자체가 상당히 번거롭고, 때론 버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마트에 가면 뭐든 조리되어 돈만 있으면 꼼짝 않고도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때에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고 좋은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구별해서 먹는 데에는 상당한 '이념'과 '결심'이 필요하다.

뇌졸중, 암, 당뇨 등 흔히 '부자병'이라도 불리는 무서운 질병들, 결국은 우리 인류가 너무 풍족해지고, 너무나 편해지고, 너무나 배가 불러서 생기는 질병들이다. 사실 거의 매일 두끼 이상씩 외식을 하면서도 두려워질 때가 있다. 이 음식들이 몸에 쌓여 나의 건강을 해치지나 않을까, 하는.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덜 신선한 재료에, 조미료, 화학물질 등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그렇게 많이 밖에서 식사를 하게 된 게 불과 몇 십년 되지 않았다. 그런 식사가 쌓이고 쌓여서 어떤 재앙을 불러올까?라는 생각에 가끔은 정말 두렵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뭐가 있을까?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그렇게 많은 식당과 편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꼼짝없이 집에서 식사를 해야 했고, 다른 대안은 별로 없었다. 나를 포함해, 요즘 젊은 부모들, 30대 세대들은 청소년 시기부터 엄청나게 쏟아지던 패스트푸드점과 각종 음식점들에 둘러싸여 자라왔다. 외식도 늘고, 친구들과 패스트푸드점에서 먹고 마시는 게 문화였고, 놀이였다. 그게 사실 얼마나 우리 건강을 해치고 있을지... 그런데 우리가 낳을 아이들은 더더욱 풍족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미 거기에 물들어 있는 우리 세대가 갑자기 집에서 만들어 먹고, 건강을 생각해서 번거로움을 무릎쓰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 책은 좋지 않은 서양 음식들을 조금 경계하고, 최소한 어린 아이들에게는 좀더 좋은 음식, 좀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는 노력이라도 해 볼 수 있게, 경각심을 불어 넣어 준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주로 점심, 간간히 저녁까지 사먹기 때문에 주말엔 남편과 함께 뭘 먹더라도 사먹지 않고, 집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한살림 같은 공동체를 통해 식자재료를 공급받고, 몸에 좋다는 것을 좀 먹어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물은 꼭 집에서 끓여 먹고, 밥은 꼭 잡곡으로, 뭐 그런 식으로.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헤이헤져 가는데... 다시 한 번 먹을거리가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경각시켜 준 게 이 책이었다. 특히 조엘 펄먼 박사의 말투는 강해서 아, 무섭구나, 좀더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소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파스타, 흰빵, 흰밥은 으식이 아니다> <건강은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다> <암은 과일, 채소를 싫어한다> <칼슘, 차라리 오렌지를 먹어라> <하루 권장량은 허구다> <심장마비, 30초마다 한 명이 걸리고 있다> <비만이 낳은 재앙, 당뇨병> 등등. 제목만 봐도 섬찟해지는 것들이 많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내내 채소, 과일-특히 생것-이 좋다는 얘기에 세뇌되는 느낌이었다. 책 전반에 걸쳐, 우리가 좋다고 믿었던 고기, 심지어 우유나 유제품까지도 다 독을 품고 있는 식품이라는 얘기를 한다. 정제된 밀가루나 흰 빵이 건강에 좋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건 정말 일말의 식품가치도 없는 거라는 것! 오히려 채소와 과일 안에 우유나 유유제품보다 훨씬 흡수가 잘 되는 칼슘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생선보다도 채소와 과일이 낫다고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이 박사, 채식주의자가 아닐까?

물론 이 책은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 사람에 의해 씌여졌기 때문에, 구체적인 식단을 짜거나 식생활에 대한 비판을 할때 분명 미국적 식사 습관이 전제를 이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린 사실 미국 사람들보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사람-날씬하고 건강한-에 가깝기 때문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세세한 부분은 감안하고 읽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이 책 내용이 머리에 남는 건, 인류 보편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에 그에 맞는 식품을 담고 있어서이다.

나는 지금 임신 막달 들어가는데, 저번 달부터는 책을 읽는 내내 과일, 야채를 준비해서 먹으려고 무진장 애쓴 것 같다. 특히 과일은 워낙에 사람에게 좋다고도 하지만, 과일 안에도 우리가 생각했던 비타민 뿐 아니라 칼슘 같은 영양분도 많은데다 심장질환, 뇌졸중, 암의 발병률까지 낮춘다니..... 겨울이라 웬간한 과일이 다 비쌈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사다 먹고 있다. ^^;; 이젠 시장에 가면 과일과 채소 코너를 기웃거리며, 그것만으로도 우리 건강을 지키고, 중대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버렸다. 자꾸 이 책을 쓴 조엘 펄먼 박사가 말을 시키는 것 같다. 그거, 그거, 그게 먹을거리다, 저건 먹을 가치가 없다. 그건 영양분이 없는 거다. 그래서 야채, 과일 코너를 더욱 기웃거리게 된다.

물론 난 고기와 밀가루 음식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조엘 펄먼 박사의 식단대로 쭉~ 살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특히 한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 아이들이 먹을거리 때문에 죽어 간다는 말에 공감하며, 아이들의 어릴적 식생활이 조기 사망과 질병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믿는다. 그리고 주스도 과일이 100% 함류된 것이라면 좋은 것이라 여겼던 나에게 이 안에 얼마나 많은 화학 물질이 들어 있으며 아이들을 비만으로 이끌고 좋지 않은지 또 알게 해 주었다. 다른 건 몰라도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만은 잃지 않도록 해 주는 게 부모로서 최소한, 그리고 최대한 해 줄 수 있는 게 아닐까 다시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조엘 펄먼 박사의 글에는 조금 극단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을 옆에 끼고, 가끔씩 먹을거리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졌을 때 들춰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다시 무엇이 내 몸에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읽고 깨닫고, 주방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참고 도서로 오래 옆에 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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