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전시관
설혜원 지음 / 델피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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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을까 엄청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목이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허구의 전시관 말이죠. 예전에 일본 작가의 유쾌한 책을 읽으면서 간만에 정말 웃을 수 있는 책을 봤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책을 접하면서 그런 느낌이 다시 드는 것 같았습니다. 

 

우선 제가 좋아하는 앨리스라는 단어를 책에서 접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무척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환상과 풍자로 읽어낸 21세기 앨리스라는 문구가 앨리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더욱 더 무슨 말을 하는지 와닿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녀 병동의 콜라 도난 사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혼자 피식피식 웃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쓰는 공간에 있다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콜라처럼 내 것이 사라지는 일을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 아니고 콜라와 같은 것이라면 처음에는 누가 먹었는지 물어보고 그 마저도 아무도 먹었다는 사람이 없다면 저 같아도 누가 그 다음으로 콜라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는지 탐정까지는 아니여도 살펴볼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정 범인을 찾지 못하면 그냥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말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커다란 사건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앨리스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것 같은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 비현실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인종이 울렸다>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모님 댁에 도배를 하러 갔을 때 우리가 일상적으로 상상하는 그런 그림들이 아니여서 흥미로웠습니다. 요즘 유쾌한 책을 읽은 경험이 많지 않은데 모처럼 다양한 저자의 상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조금 사색도 하면서 유쾌한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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