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
박지웅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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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도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시와 고양이가 떠올랐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상태라 고양이라는 단어가 눈에 더 크게 들어왔지요. 하지만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책도 아니고 시집도 아니였답니다. 고양이에 대한 책은 아니더라도 사실 시집일 거라고 생각은 했었거든요.

 

산에 올라갔을때 정상에 도착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답니다. 힘들어도 참고 올라갔다는 생각도 있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주거든요. 살면서 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아둥바둥 살때도 많았는데 정작 산에 올라왔을때 내가 원래 있던 곳이 가장 좋았었구나하고 느껴본 적이 저는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지금’ 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삶에 대한 따듯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시들은 물론이고 동시도 너무 좋았어요. 시인이 들려주는 시는 아니지만 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시를 읽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시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들이 시적인 구절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많아 좋았습니다. 어쩜 그리 담담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전해주는지요.

 

시란 무엇일까요? 시를 쓸 때도 시가 무엇인지에 대한 큰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은 저인데 시가 무엇인지 우리가 제대로 배우고 알고 시를 써봤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인들에게 시는 배고픔과 현실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저자에게 있어서 시란 흥부의 뺨에 붙은 밥풀데기라고 하는 표현을 듣고 있으니 정말 어떤 마음으로 시를 쓰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듯한 것 같은 마음이에요.

 

책 속에 나오는 고양이 이야기는 하나 하나 전부 다 더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새끼 고양이의 화상 그리고 시인의 첫 반려묘 이야기. 첫 만남도 그러했지만 고양이와 시를 같은 위치에 놓고 있음을 통해 왜 이 책의 제목에 시와 고양이가 등장하는지 잘 알게 되었어요. 뱃가죽이 등에 붙은 고양이의 모습 일러스트가 잊혀지질 않네요. 

 

너와 나의 이야기를 시와 고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낸 것 같은 느낌의 산문이 시인의 생각을 어쩌면 시보다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잘 읽었답니다. 따듯한 시인의 마음이 책을 뚫고 전해지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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