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의 시는 너다
채진오 지음 / 제이비크리에이티브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마음이 지치고 심란할 때는 무언가에 몰입하여 그쪽으로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도 좋지만 반대로 다 내려놓고 시집을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마음이 편치 않을 때도 있는데 오롯이 다른 것은 제쳐두고 시집에만 빠져봅니다. 책은 제목처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만남의 설레이는 순간부터 헤어짐까지 모두 그리움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별을 한지 얼마 안 되었다면 이 책으로 인해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더 절절하게 들려올까 걱정됩니다. 헤어짐이 아직도 생생하다면 여기에 나온 시들을 읽으면서 울컥울컥 할 것 같아서요. 하지만 그리움은 반드시 이별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대상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그리움의 시간, 기억의 숲, 시와 계절, 꿈으로 나누어 그리움, 사무치는 외로움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면서 설레였던 기억이 있었기에 더 그 때를 떠올리면 그리워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이 시들이 저자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면 누군가를 굉장히 열렬히 사랑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했던 그 순간들, 그날, 떨림 등을 잊을 수 없다고 하니까요. 반면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역설적인지도 잘 보여줍니다. 사랑은 눈물이고 그 어긋남의 시간들을 아쉬워하는 구절을 읽으니 사랑이 잘 이루어졌을 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이 행복하지만 그렇지 못할때 얼마나 큰 상처와 아픔을 주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에서는 사랑이 주는 이런 상처와 아픔보다는 그로 인한 그리움에 더 초점이 맞춰 있지만요.

 

문득 시를 읽으면서 저의 유년시절도 떠올려 보게 되네요. 어떤 그리움들이 내 안에 존재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이 시를 통해 내 그리움의 시는 그 대상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자는 맨 마지막 시에서 자신의 그리움의 시가 누구인지 그 대상을 밝히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무튼 간만에 그리움이라는 단어와 사랑, 이별, 그리고 추억에 대해 생각하며 오롯이 시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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