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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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를 다시 읽은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로 기억된다. 학창 시절 필독서였는지 그 당시에 읽으라고 했던 목록에 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헤세의 다른 책들을 더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말이다. 초록색의 깔끔한 표지가 눈에 띈다.

 

학창시절에도 이렇게 어렵고 딱딱한 고전들이나 필독서라고 우리가 이야기했던 책들이 표지도 예쁘고 특히 속지의 구성들이 예뻤다면 좀 더 거부감없이 이 책들을 청소년기에 읽지 않았을까 싶다. 마침 이 책은 일러스트가 있어 보는 내내 조금은 더 즐겁고 거부감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왜 학창 시절에는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읽고 나도 기억에 남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청소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감하며 읽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제 와서 어른이 된 후 읽으니 이번에는 청소년의 관점에서가 아닌 우리 어른들과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제도 등을 좀 더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읽게 된 것 같다.

 

이 책에 쓰여진지 그렇게 오래 지났건만 왜 우리 사회의 현실은 달라짐이 없는가하는 점에서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비단 우리나라 만의 일은 아닐 수 있지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권위를 앞세운 폭력적인 상황에 아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 같아 어른으로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한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모습을 흔히 떠올릴 수 있고, 책 속에 등장하는 한스의 아버지, 교장, 수학교사, 목사 등의 어른들을 통해 현재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데미안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드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된다. 자전적인 소설이라 더욱 슬프면서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에 아이들을 가두는 것은 어떤 결말을 가져오게 되는지 이 책이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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