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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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동네를 지나가다 상점들을 둘러 보게 된다. 커다란 체인점 커피숍들의 통유리 안으로 사람이 바글바글한 모습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들 보다는 체인점이 아닌 작은 가게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오히려 획일화된 체인점이 아니기 때문에 그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메뉴가 있거나 그 집만의 인테리어가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외국 생활을 하고 한국에 왔을 때 이런 대형 전문점들이 삭막하게 느껴진 모양이다. 나는 삭막함 보다는 사람이 너무 많고 어찌보면 단지 그 집 커피 맛 때문에 오는 사람들보다는 커피 전문점의 브랜드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더 많고 하다보니 덜 가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나처럼 작은 가게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들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은 물론이고 창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작은 가게를 구상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오래 기억이 되고 오래 장사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셈이니까 말이다.

 

동네에서 자주 이용하는 가게에 갔다가 가게 주인이 이제는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지 않고도 우리 가족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름을 다 외웠냐고 물어보니 오히려 진작 외우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다. 속으로는 다 안 외워도 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우리 가족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살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고 지나치게 되는 상점들. 그 속에서 정말 기분이 좋아 나중에 다시 꼭 가자고 생각하는 상점도 있고 반면 다시는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상점들도 있다. 작은 가게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그 속의 인간관계라는 말에 동의한다. 나도 단골 가게들이 몇 군데 있는데 그 가게를 떠올려보면 전부다 가게 주인과의 관계가 따뜻하다. 처음에는 안부를 물어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나눠주기도 한다. 가게 주인도 그렇고 나 역시도 가게 주인에게 손을 내밀어 음식을 전한다. 이러한 것은 그 가게의 음식이 맛있고 서비스가 좋은 탓도 있지만 가게 주인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정겹게 작은 가게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다면 그곳은 오늘부터 단골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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