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를 만나다 푸른도서관 82
유니게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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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또는 사춘기는 모두에게 어떤 시기였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퀘퀘하고 낡은 할머니의 시골 집이 떠오르는지 아니면 부모님의 뒷바라지에 원하는 건 뭐든지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는 안정되고 평화로운 집이 떠오르는지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민정이는 사실 이 일이 잊기 전에는 어떤 고민을 하고 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언니, 오빠가 명문대에 진학을 했고 자신 역시 부모님에 의해 명문대를 목표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었다는 것과 학원에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이런 상황들이 엉망이 되어버렸다면 어떤 기분일까?

 

부모님이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주변에서도 종종 갑자기 파산을 하게 되는 경우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게 된다. 하다못해 드라마에서라도 이런 상황을 보게 된다. 이럴때 어른들도 몹시 혼란스럽고 힘들겠지만 아이들은 어떨까?

 

주인공 민정이는 이런 상황 때문에 하루 아침에 할머니의 집에서 살게 되고 엄마는 앓아 눕는다. 그리고 아빠는 이런 상황을 만든 후 사라져버렸다. 다니던 학원은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고 친구들로부터 쟤네 집 망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괜시리 자신을 좋아하는 오빠에게도 자격지심을 갖게 되는 것 같고 모든 것이 다 뒤틀려버린 일상이 찾아온다.

 

전학 간 학교에서의 미술 시간. 나름 괜찮은 미술 용구들이 민정이가 그간 살아온 환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곳에서 은하라는 남학생은 변변한 미술 도구도 없이 볼펜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것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말이다.

 

그동안 부모님에 의해 갇혀진 틀 안에서 생활한 것이나 다름 없었던 민정에게 은하는 꽤 적잖은 충격을 준 인물일 것이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을 위해 부모님이 만들어 준 틀 안에서 그대로 생활하며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을 목표로 살아간다. 마치 그런 모습들은 얼마전 인기리에 끝났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부모가 되고 보니 쉽지 않음을 더욱 절실히 느낀다. 입으로는 아이에게 진정으로 너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하면서도 지인들의 자녀들이 무엇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가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대로 아이가 원하는 길을 가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흔들리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로서가 아닌 청소년인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준 책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은하와 수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민정이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삶에 주목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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