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셰익스피어 전집 9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고현동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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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리어왕>은 읽어보지 못해서 이번 기회에 너무나도 잘 읽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그의 작품은 이미 다른 작품들을 통해 그 매력에 빠졌답니다. 이번 작품 역시 책을 펼치자마자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어 잠시도 눈을 떼기 힘들더라고요.


리어왕은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과 지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시작부터 본인의 딸들에게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로 표현해 보라고 묻습니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모두 왕이자 자신들의 아버지에게 얼마나 사랑을 하는지를 온갖 형언할 수 없는 말들로 표현을 합니다. 왕은 평소에 셋째 딸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고 있었으며 셋째 딸에게 왕국을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날은 왜인지 자신을 사랑하는 딸에게 땅을 나누어 준다고 하네요. 셋째 딸은 솔직하게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지만 아버지는 도리어 불같이 화를 내며 정말 노망이 난 것처럼 셋째 딸을 쫓아버리네요.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정신없이 책을 읽었습니다. 언니들에게는 모두 남편들이 있었는데 자연스레 아버지가 제 정신이 아니라면서 제대로 모시기를 거부하죠. 돈과 권력 앞에서는 아버지도 왕도 다 필요 없는 모양입니다.


권력을 쫓는 인간들의 가식과 허영이 잘 드러납니다. 저도 책을 읽는 내내 리어왕은 왜 그런 질문으로 딸들에게 땅을 나눠주고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셋째 딸은 내칠 수 밖에 없었는지 안타깝더라구요. 그동안은 왕이라는 지위 때문에 자신을 따랐던 사람들이 이제는 실세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것 같아 우리 인간사를 보는 것 같더라고요.


광기에 어려 자신에게 충언을 하던 신하들을 죽이고 내쳤던 우리나라의 왕들의 모습도 리어왕에 겹쳐서 떠오르더라고요. 무엇이 그의 판단력을 흐리고 이렇게 무분별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죽음의 고비들을 잘 견디며 셋째 딸을 만나게 된 리어왕도 그렇고,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배신한 줄로만 알았던 글로스터가 진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눈은 없어져 앞을 볼 수 없게 된 것도 그렇고 끔직한 상황들이 많이 그려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인간이 얼마나 속물적인 본성이 있으며 또한 이런 것들만 쫓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는 것이었답니다. 결국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다투게 되어 둘 다 죽음에 이르게 되었고, 계략에 의해 셋째 딸 역시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그러더니 결국 리어왕 역시도 죽게 되고요. 어떤 결말로 이야기가 치닫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가 비극적인 주인공들의 죽음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자 비로소 이 작품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라는 사실이 떠올랐네요.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안 읽어 본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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