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권의 책을 두 번 읽을 일이 많지는 않다. 그것도 어릴 적 읽었던 책을 다 큰 성인이 된 후에 다시 한번 읽을 일은 더 흔치 않다. <비밀 독서단> 프로그램을 즐겨 보기 때문에 추천해 주는 책은 매 회마다 적어도 1 권정도는  꼭 읽으려고 노력한다. 10회에 나왔던  "1988년에 응답하고 싶은 사람들을" 편에 최종 해결책으로 선정됐다. 그것이 다시 읽어보게 된 이유다.

사실 이 책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내용들이 상기되고 뭔지 모르게 새롭게 다가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얼마 전 아이유의 신곡 발표 노래 중 '제제'라는 곡이 이슈가 된 것에 대해서 크게 관심도 없었다. 이 책 내용도 가물가물해서 그런 이유도 있거니와 아이유는 그냥 인기 많은 아이돌 여가수라고정도만 생각하고 있는 터라 그 노래에 사람들의 호불호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해서 단순하게 지나가는 생각으로는 그냥 소설 속 인물에 자신의 상상을 더해서 만든 가사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전까지는 ....................

다시 읽은 내용은 새로워도 너무 새롭게 읽힘에 약간 당황했다. 어른이 되어서 만난 제제는 자꾸만 나의 감성을 새롭게 자극했다. 징징 짜거나 동정을 바라는 아이가 아닌데 그 보다 훨씬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조숙해도 너무 조숙한 이 꼬마가 가지고 있는 '배려'는 놀라웠다.

제제는 외롭지만 자신에게 든든한 좋은 친구들이 있다. 밍기뉴나무가 있고 에드문두 아저씨,뽀르뚜가 아저씨도 있고 세실리아 선생님도 제제의 좋은 벗이다. 

​제제는 가족들에게 많이 맞는다.. 하지만 그 가족들의 폭력성은 가난과 힘든 삶에서 생긴 하나의 습관이 된 것은 아닐까.. 때론 제제가 나쁜 아이가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때론 현실의 초라함에 대한 화가 매가 되어 제제에게 매로써 전해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을 기대하는 제제와 루이스형의 대화에서 제제는 자신이 착한 예수님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제제는 자신의 피에 악마가 들어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너무 빨리 철이 든다. 여러 현실의 상황들에서 자신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눈치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형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그래야 실망도 안 하거든.

아기 예수도 사람들이나 신부님이나 교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애는 아니야." / ~ 우리집 식구는 모

두 좋은 사람들이잖아. 그런데 왜 아기 예수는 우리한테

잘해 주지 않느냔 말이야? /~그래서 난 아기 예수가 그

냥 보이기 위해서만 가난한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생각

해. 그다음엔 부자들이 더 소용 있다고 깨달은 거야.... 이런 얘기 그만하자. 내가 한 말은 큰 죄가 될지도 몰라."』​

 

제제의 순수성은 에드문두 아저씨와 새에 대한 대화에서 사랑스럽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

"~요즘 작은 새가 정말 있는지 의심이 간다구요. 어떤 때는 마음속으로 얘기도 하고 보기도 하면서 소리 내말한단 말이에요."

 

"작은 새는 어린애들이 여러 가지 일들을 배우는 걸 도와주려고 하느님이 만드신 거예요. 그래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는 그걸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해. 그러면 하느님은 그 새를 너처럼 영리한 다른 꼬마에게 넣어 주시지. 아주 멋진 일 아니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져 벌떡 일어나 셔츠를 열었다

메마른 가슴에서 새가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작은 새야 훨훨 날아라. 높이 날아가. 계속 올라가

하느님 손끝에 앉아. 하느님께서 널 다른 애한테 보내

주실거야. 그러면 너는 내게 그랬듯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겠지. 잘 가, 내 예쁜 작은 새야!"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제제...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이지만 '어른들의 권장도서'가 더 맞지 않을까 싶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주어야하는지...아이가 아이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한다. 또래보다 조숙한 제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제제가 앙큼한 제제가 되어 들려오는 노래는 불편한것이 사실이다. 잔혹동화에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