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밑줄 긋는 여자의 토닥토닥 에세이
성수선 지음 / 알투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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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른세 편의 소설에서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소설 한 편씩을 동시에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르고 있던 소설 작품들을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소개된 소설을 들 하나씩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목차에 나온 제목들 중 마음을 끄는 여러 제목들이 좋았기 때문이다. 목차 제목 중 [사실은 남들도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어] 라는 제목을 보고 '아 나만 구질구질하다는 기분을 느끼는 건 아닌갑네' 라고 슬쩍 위로가 됐고, [우리는 쿨하게 이별하지만 늘 그 사람 언저리에서 서성이지] 를 읽고 '역시 세상의 남녀 간의 이별은 항상 뒤끝 감정이 있지...' 생각했으면 [다 아는 줄 알지만 사람들은 그저 서로를 짐작할 뿐이야] 라는 제목에서는 남의 감정이나 상황을 내 입장에서  쉽게 쉽게 생각하는 버릇을 순간 반성하게 만들었다. 

책은 참 술술 읽힌다. 어려운 말들로 혼자만의 해석이 필요한 부분도 없고, 철학 에세이처럼 읽고 있는 내가 아직 많이 생각이 부족하다고 만들지도 않아서 좋다.  어째면 접근 방식이 저자의 평범한 일상 생활을 소재로 소개하는 소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라 더 쉽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길들임'에 대해 말하는 이 구절은 아마도 <어린왕자>에서 가장 많이 알려지고 빈번하게 인용되는 부분일 거다.

"네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넌 그걸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너는 영원히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네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 물론 좋은 말이다. 좋은 관계는 시간과 정성과 상호 보살핌과 인내의 결실이고, 인간관계에는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항상 그럴까? 누군가에게 엄청난 정성을 쏟아부었다고 해서 , 누군가와 청춘의 한 자락을 함께 보냈다고 해서.....그게 아까워서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여우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너는 영원히 책임이 있는 거야." 라고 말했지만 지나친 책임감도 병이다. 행복을 망가뜨리는 병. 여기저기 휩쓸려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친 책임감도 병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  여우가 말해주지 않은 한 가지, 지나친 책임감도 병이다. 』

저자의 에피소드들 중 대단한 사건들은 없다. 우리가 한 번씩 겪는 감정이나 만남들이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에피소드들과 같이 소개되는 소설을  이야기해주는 방식은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일상의 모습들과 함께 나타나주는 각각의 소설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말 잘 쓴 책들의 리뷰를 모아서 엮어낸 한 권의 책 같다고 해야하나? 이 책에 소개된 소설들 중 읽어 본 소설이 있다면 이 책이 더 좋을 것이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동과 생각은 모두 다르다. 그런 다른 생각들을 읽는다는 것도 좋은 공부이며, 한 권의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인 거 같다. 건빵에 딸린 별 사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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