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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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나 온라인 게시판을 보면 외부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척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의 소통은 등한시하는 사람들을 꽤 보게 된다. 그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고민과 신념이 무엇인지,자신의 고민과 신념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자신의 상황을 들여다보거나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나 분석 없이 살아가는 듯하다. 겉으로는 타인을 이해하는 척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 안에는 그 공감의 내용이 없다. 그저 때마다 이슈에 휩쓸려 다니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고 감탄사를 내뱉는 것이 공감은 아니다.』

 

그렇다면 자신과의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은 또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남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혹은 더 가혹하게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그리 많지 않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러한 신념들을 바탕으로 무슨 목표를 향해가고 있는가... 이런 진지한 고민을 얼마나 자주 하는 것일까...

 

『<페스트>- 알베르 카뮈. 카뮈.  왜 하필 나인가! 어째서 우리 마을인가! 억울함을 호소해도 벗어날 길이 없다. 공통된 운명.그러나 그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은 제 각각이다. /  혼자만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코타르'에게는 모두에게 닥친 위기인 페스트가 차라리 희망이고 새로운 기회였다. 이 전염병으로 고립된 세상 안에서 그는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혼자서 죄수가 되느니 모든 사람과 갇힌 지금이 더 낫다." 』

 

페스트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코타르'는 사기꾼이다. 감옥에 갈 운명이 되니 그냥 자살 시도를 하려 한다. 하지만 페스트로 인해 추적이 정지가 되고 그로 인해 자유가 주어진다. 코타르는 전염병을 이용해 자신의 고독과 불행을 사람들 틈에서 이겨내고 행복을 꿈꾼다. 어쨌든 코타르는 페스트란 최악의 상황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수연 저자는 다른 인물들 보다 이 사기꾼 코타르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페스트= 각 시대마다 페스트같은 존재는 항상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경제가 될때도 있고 질병 혹은 실업난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이다. 어차피 모두 실업난으로 일할 곳이 없으니 좌절하며 웅크리고 있을 것인지, 계속 나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더 나은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노력을 할지 그것은 '나의 선택'이다. 코타르에겐 위기가 곧 기회였던 셈이다. 

 

『누구나 자신이 마주한 페스트에 대해 그러하겠지만, 지금 이 사회의 페스트는 너무나 만연하여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나는 지금이 페스트가 물러가기 직전의 시기라고 기대한다. 사망자의 수가 기하ㅏ급수적으로 늘어나던 그때, 누구도 갑자기 페스트가 물러날 것을 예상하지 못 했다. 그들은 그저 묵묵히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며 성실하게 버텨 냈을 뿐이었지만, 결국 페스트는 사라지고 마을의 문은 다시 열였다. 』

 

페스트 자체를 인간의 힘으로 없애는 건 한계가 있지만 그저 손 놓고 있기보다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페스트가 사라질 그때를 위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어느 상황에서나 '준비'가 필요하다. 좋은 상황에서의 준비도 도움이 되지만, 안 좋을 때의 '준비'는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그저 현실에 충실한 것만큼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 거 같다. 가끔 우리는 어떤 고통을 겪을 때 너무 힘들어서 곧 쓰러질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제의 슬픔이 오늘은 우스워지고 공기 보다 가벼운 걱정거리로 변해버릴 때가  종종 있다. 물이 일정 온도까지는 끓어오르지 않듯이 내가 지금 무언가 하고 있는데 전혀 진전이 안되고 더 나아질 거 같지 않더라도 하루 아니, 한 시간 후에 임계점을 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순식간에 상황이 완전히 뒤 바뀔 수 있다. 그저 묵묵히 오늘 하려고 했던, 하던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 현재를 위한 최선이다. 그래! 우리는 '자신만의 준비'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

 

『어느 업종이든 기존의 선두 주자들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건 도전자이다. 도전자는 판을 새롭게 읽는 눈을 가지고 있다. 선두에 비해 잃을 것이 적기 때문에 과감하게 판을 흔들 수 있다. 판을 바꾸는 건 대부분 외부에서 굴러들어온 돌 혹은 이인자이다. 조직에서 혁신을 원할 때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를 모른다면 우리는 결국 기존의 판에서 작은 역할밖에는 할 수가 없을 것이다. 판을 흔들 힘이 없다고 불평할 것인가. 판을 뒤집을 것인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다. 』

 

나는 과연 과감하게 판을 흔들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까?  판을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서 기존에 존재하는 판에서 작은 역할을 하면 불행할까? 또 기존의 판에서 작지만은 않은 역할도 있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용의 머리가 되지 못 하면 슬프 말다고하는 사람도 있지만 용의 머리가 아니라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각자 책을 읽으면서 판단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도로시의 마무리>

저자 유수연은 토익강사로 유명하다. 거기다 덧붙여 그녀의 '독설'도 유명하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독설보다는 대부분 사람들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 냉철하게 말해준다는 게 맞는 말 같다. 그녀에게  따뜻한  위로와 바람 불면 하늘로 올라갈 풍선 같은 희망은 얘기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하라'고 말한다. 노력은 나 자신을 바꾸는 길 임에는 분명하다. 그것은 허황된 소망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인생독해' 책은 저자가 읽은 여러 소설들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해준다. 주인공이 중심이 아니고 주인공보다는 그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준다. 이것이 소설의 장정이라고 말하면서 저자의 해석으로 책은 이어진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각자의 생각을 개입시켜서 읽고 느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해석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고, 거기서 얻은 교훈도 각자가 처한 환경에 맞게 다르게 쓰일 수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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