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초5, 수학 격차 만드는 결정적 시기 - 넘볼 수 없는 입시의 차이를 만드는 수학 학습의 골든타임
윤주형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연관찰을 좋아하고,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더하기 빼기를 힘들어하는 초3아들을 돕고자 이런 저런 책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내 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만한 팁을 얻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중학교 수학교사이신 저자님은 아들의 초등입학으로 부모표 초등수학 교육에 입문하게 되셨는데 초등 학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답답함이 상당히 크셨다고 한다. 같은 초등 학부모의 입장이신 분이 쓰신 책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좀 있었는데 내 아이에게 적용할만한 실직적인 팁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그랬는지 공감되는 말씀들이 많아 그랬는지 하루만에 후루룩 다 읽었다. 



 저자님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바뀌는 입시제도, 매년 새롭게 떨어지는 교육청의 일반적인 지시는 몇 년 후 중고등학교의 내신 체계를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데 그저 만화책이나 좋아하는 눈앞의 초등학생 아이는 어떻게 공부라는 걸 시작할지 고민이 되셨다고 한다. 하지만 중학교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면서 매일 '초등학생의 몇 년 후 모습'을 보며 수학 공부에 관한 중요한 사실 두가지를 알게 되셨다고 한다. 


1.수학은 결국 아이 스스로 하는 것

2.초등 때 해야할 일은 중등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을 만큼의 수학머리와 습관을 만드는 것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시기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움을 주어야하고, 또 적당한 때가 되어선 조금씩 손을 놓아야 하며 아이가 스스로 의지를 끌어 올리는 것이 더해질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 이 책의 주내용은 마지막 스퍼트를 낼 수 있었던 아이들이 초등 시절에 집중했던 수학머리를 만드는 '과정'과 '습관'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하신다. 



 아이의 수학머리를 위해 부모가 나서야 할 시기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 시기로 어릴 때부터 본인이 해야 할 수학 공부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고 격려하며 수학이 아이의 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한다.수학머리가 만들어지는데 반드시 챙겨야 하는 영역은 수학성적을 유지하는 '의지' 영역과 수학 성적을 만드는 '학습' 영역 두가지 영역인데 수학을 원칙에 따라 효과적으로 공부해야한다고 한다. 


 수학교사가 직업인 엄마도 자녀에게는 교사가 될 수 없다며 아이가 뛰는 레이스 중간중간에서 물수건을 건네며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지금 어떤 페이스로 달리면 되는지 코치로서 이야기 해주고, 가끔 아이가 너무 버거워할 때면 코스를 바꾸어 체력을 아낄 수 있게 조언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씀하신다. 


 부모의 잔소리 없이 아이가 스스로 꾸준히 수학공부를 하게 하려면 아이의 직업을 '수학 공부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수학은 원래 해야하는 당연한 일로 여겨 꾸준히 하다 보면, 잘하는 것도 생기고 우쭐해지기도 하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므로 수학 공부가 죽을만큼 힘든 활동이 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말이다. 수학은 그저 '학생이니 해야하는 것', '하다 보니 가끔 재미도 있는 것'이어야 사춘기가 되어 본인 의지로 공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어떤 분야든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를 위해 우선시 해야하는 것은 좌절 상황에서 '자기 조절 능력'을 잘 발휘하여 실패를 잘 이겨내는 것이므로 크고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아 굳은 살이 생기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처음 수학을 만나는 초3~초5는 조절 능력의 70%가 완성되는 시기로 마음과 뇌가 말랑말랑하여 부모의 도움이 잘 흡수되며, 의도적으로 자기조절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기에 적기라고 한다. 문제를 풀다가 틀렸을 때 분노 어린 지우개질을 해대며 자책하고, 짜증 내는 아이, 문제집의 빨간 소나기에 열등감을 느끼는 아이에게 일단 감정적으로 몇발짝 떨어져있다가(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이 힘들다면 물리적으로라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부모의 감정이 더는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을 때가 되었다 싶으면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감정은 인정하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고 아이를 믿고 있다는 응원을 반드시 덧붙여주라고 한다. 




"틀려서 속상하지? 엄마도 처음엔 그랬어. 근데 여러 번 지나고나니 괜찮아지더라. 수학은 원래 틀려야 제맛이거든. 하지만 지금은 속상해서 눈물이 나니까 엄마가 기다려 줄게. 좀 괜찮아지면 같이 해보자. 우리 OO이 결국은 해낼 거 엄마는 알아."


"하기 싫은 게 당연해. OO이 마음 잘 알지. 근데 엄마도 맨날 밥하는 거 너무 싫은데, 우리 OO이 잘 먹이는 게 엄마의 일이니까 하는 거야. 그런데 엄마가 밥하기 싫다고 밥주걱을 던지고 그릇을 깨면 안되겠지? 너도 문제집 구기고 던지고 하면 안돼. 기다릴테니 네 마음이 조금 괜찮아지면 이야기해 줘. 우리 OO이 잘할거 엄마는 믿어. "


" 처음봐서 낯설어서 그런거야. 좀 지나면 이해될 거니까 매일 엄마랑 조금씩만 하자. "




 나에게 필요했던 정말 필요한 유용한 팁들이 많이 담겨 있었는데 역시나 부모의 양육 태도와 피드백이 중요함을 다시금 실감하며 또다시 나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초등학생은 뇌가 자라고 있는 시기이니 이 시기 만큼은 완벽에 집착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한다. 


문제집을 푸는 이유는 틀린 문제를 확인하여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이다. 

속상하겠지만 다 맞는 문제집을 푸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문제집은 틀리라고 푸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져야 한다. 


가끔 아이가 풀고 있는 문제집의 수준이 맞지 않거나 양이 과하게 많아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반응이 걱정된다 싶을 때는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양을 줄이고 수준을 낮춰 자신감을 회복하고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써보자.


육아의 기본은 '공감'이므로 이 간단한 걸 풀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팩트보다는 아이가 속상한 감정에 공감해야 아이의 뇌가 움직인다고 한다. 아이의 뇌가 굳어버린 것이 보이면, 도전한 사실에 대해 칭찬하고 그래도 풀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자며 아이의 모습이 너무 답답해서 화내고 싶은 그 순간 한번만 되뇌이자. " 지금 내가 화내면, 오늘 아이 공부는 끝이다." 엄마의 말한마디가 아이의 뇌를 움직일 수도, 굳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  


부모의 세심한 돌봄과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성장 속도에 맞게 내면의 힘을 키운 아이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뿐더러, 공부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의지력이라는 것은 단 한번의 의지가 아닌, '의도적으로 지속적인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때'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게다가 그 의지력이라는 것은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는 순간 '기본값'의 상황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무시무시한 속성이 있다.




 아이의 모습에 정답이 있다며 문제 하나를 푸는데도 아이의 수준마다, 기질마다 천차만별이니 아이를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최대의 긍정 효과를 내면서도 견딜만한 부작용을 가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문제 하나를 푸는데 설명이 시작되면 영혼이 빠져나가며 머리가 굳어버리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 떠오르며 아이 맞춤형이라는 특수성에 엄마표 학습을 시도하다가 엄마는 화병을 얻고 아이는 수학을 놓을 수 있다는 저자님의 말씀이 비수처럼 와닿았다. 불안한 마음에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10대 초반 전두엽의 지각변동(사춘기)이 오면 10대 초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수학을 끝까지 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때가 오기 전 이성을 꾸리는 초3부터 부모의 도움이 가능한 초5 시기까지 내면의 힘을 충분히 키워, 때가 오면 의지적으로 할수 있게 만드는 것, 아이를 잘 살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코칭으로 자극을 주고, 좌절을 겪을 수 있게 허락하며, 아이가 극복해 내는 가정에서 전폭적인 응원을 하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씀하신다. 


 누워있다가 갑자기 달리는 것과 천천히 뛰고 있는 상태에서 속도를 올리는 것 어느 경우에 더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자명하다. 초3부터 한발짝씩이라도 걷고 있어야 일단 꾸준히 걷고 조금이라도 걸으면서 버티고는 있어야 아이가 컨디션이 올라와 속도를 내고 싶을 때 스스럼없이 전력으로 달릴 수 있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타고난 수학적 재능이 많지 않더라도 탄탄한 기초체력 위에 습관적으로 무수한 반복을 쌓아나간다면 수학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는 초3부터 매일 바른 방법으로 수학 공부를 해 나가다 보면 기초 체력이 쌓이고, 그에 맞춰 자연스럽게 뇌도 수학적으로 성장한다고 하니 느린 학습자인 내 아이에게 적용해서 또 한번 힘을 내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이는 설득에 의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반.복.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초등시기에 수학 습관을 잡고 올바른 수학 공부 방법을 익히고 반복하면서 당장 먹을 수 있는 당근을 보상으로 주는데 보상하는 대상을 '수학 공부하는 과정'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가 크게 좋지 않더라도 열심히 한 과정에 보상을 받은 아이는 다음 시험에도 과정에 충실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테스트 결과보다 오늘 할 분량을 다 했음에 무언가를 약속하는 것이 아이의 열정을 끌어내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3장~5장은 실전편으로 엄마가 아이를 코칭할 때 필요한 구체적인 시기별 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초3인 아들에게 지금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 가장 실질적으로 와닿은 부분이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주부터 구구단의 원리인 동수누가 개념잡기의 일환으로 매일매일 1단부터 20단까지 매일매일 동수누가표를 채우고, 매일 하루 20문제씩 연산을 하며 엄마와 확인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담임 선생님주도하에 매일 학교에서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일일수학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무료 초등 문제 사이트중에 일일수학이 있어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학교에서도 수학머리 잡는 습관을 잘 잡아주고 계시구나 했다. 


 수학 정서를 지키고, 성취감을 쌓아가며 '수준에 맞는 교재를 고르는 것'이 교과 수학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정답이 아닌 개념이 중요하고, 빨리 하거나 많이 할 필요 없이 그저 꾸준하게 하루에 20문제, 10분 정도 연산을 하고, 수학 머리를 만드는 첫단추는 '할 수 있음을 믿고 수준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 으로 그렇게 한 걸음씩 딛고 나가다 보면 아이는 성장한다는 것! 이것을 믿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조금씩 꾸준히 좋은 수학머리 습관을 만들어나가는데 집중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선순환의 시작점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시야가 좁고 엄마의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 초등 아이에게 적용해야할 방법은 '잘 할 만한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 수준에 맞는 것에 도전하면 답이 맞을 확률이 높아져 스스로 잘한다고 느낄 수 있으니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아이가 넘을 만한 적당한 허들이 있는 코스를 선택해 작은 성공을 만들어주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그 선순환의 시작 포인트라고 한다. 


 비가 좍좍 내리는 우리 집 아이의 수준을 보고 있다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는)'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엄마의 만족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아이에게 심화문제집을 들이미는 것은 위험한 행동임을 잊지 말라는 말씀, 덧붙여 누구든 인정할수밖에 없는 아주 예쁜 옷이라도 그 옷을 살지 말지는 '내게 어울리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말씀 모두 폭풍 공감하며 읽었다. 




'심화문제를 얼마나 많이 푸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중인가'이다. 좋은 느낌의 공부를 계속 이어가려면 아이에게 맞는 심화가 필요하다. 

어떤 아이에게는 최상급 문제집이 심화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교과서가 심화일 수 있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명확하다. 바로 'Something worth doing' 즉, '할만한 것'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가 수학을 잘하기를 바라는 초등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많은 팁을 제공해주는 친절한 지침서가 발간되었다.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 누군가 업데이트가 적절한 타이밍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적이 있다면, 적절한 빈도를 지켜, 예외없이, 올림픽 정신을 유지하며 의지와 학습을 잡아주는 수학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초등학교 때 만들어진 수학머리가 입시 수학의 기본을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수학 공부에 대한 실마리를 얻고 싶은 초등 학부모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추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초3초5수학격차만드는결정적시기#윤주형#카시오페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 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
고지운 외 39명 지음, 서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라고 하면 좀 어렵게 느껴지면서 손이 잘 가지 않지만 '동시'라고 하면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바쁘고 빡빡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주말에 드디어 휴식의 시간이 찾아왔을 때 머리도 비울 겸 가볍게 '동시'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을 엮으신 우리나라 좋은 동시 선정위원 황수대님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로 현재 대학에서 아동문학과 글쓰기 강의를 하고 계시다고 한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시를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를 비롯하여 여러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현재 우리 동시의 흐름과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위주로 '우리나라 좋은 동시'를 선정하셨다고 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동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특히 신경을 쓰며 선정하셨는데 좋은 동시는 동심 즉,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가득하여 답답하고 힘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며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상상에 동시 더하기> 파트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시는 변은경 작가님의 <ㄹ>이었다. 목차에서 제목만 보고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되지 않았는데 읽고나니 나도 같이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다. 진짜 되고 싶은 건 길이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되어 보겠다는 말이 나를 설레게 했다. 지금 여기 나 말고 세상 모든 것이 되며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본다. 김개미 작가님의 <나의 조립>도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퍽 인상적이었는데 나의 아이를 잘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시금 다짐했다. 



그러니까 엄마아빠는 

내가 나를 조립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일상에 동시 더하기 파트>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시는 표지의 뾰족뾰족 수박산이 맛있어 보이는 전자윤 작가님의 <여름에는> 이었다. 아이가 낭독해주었는데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그림책 「수박수영장」이야기를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갔다. 길을 따라 수박산 등산을 하다 보면 수박 계곡이 나와서 수박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다. 더운 여름 초록초록한 소나무 숲이나 계곡에 발담그고 편히 앉아 이 동시를 낭송하면 어떨까? 무섭게 생겼지만 잘보면 토끼 귀처럼 긴 귀를 가졌다는 이장근 작가님의 <장도리>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마음에 박힌 못이 쏙 빠지도록 긴 귀로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 같지 않냐는 표현은 정말 멋지다. 



 자연관찰을 좋아하는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환경에 동시 더하기>였다. 누가 보든 말든 스스로 피었다가 스스로 지곤 한다는 문삼석 작가님의 <들녘의 꽃>, 초록색깔만 있는게 심심해 보여 햇님이 큼지막한 메꽃 한송이를 풀밭에 달아주었다는 송찬호 작가님의 <메꽃 단추>, 붙기위해서가 아니라 떨어지기 위해 낙법을 연구하는 이정록 작가님의 <알밤>, 웃다보니 박수치는 이파리랑 활짝 웃는 입만 남아서 꽃이 되었다는 김희정 작가님의 <꽃> 모두 그림도 따뜻하고 휴식같은 기분을 들게해주어 편안했다. 



 조금전 이 책 「2023여름 우리나라 좋은 동시」을 한손에 들고 남편과 바닷가에 설렁설렁 걸어가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왔다. 내가 오늘 동시집을 읽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남편은 " 햇님이 퇴근시간이라 많이 피곤한가보네요. 눈이 많이 충혈되었어요. " 하고 농을 던진다. 동시는 그저 어린이가 쓴 시라고 생각했는데 이 동시책을 읽어보니 동시는 생활속에서 보고 느낀 각자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아닌가 싶다.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주목하며 앞으로 펼쳐지게 될 크고 작은 모순과 결핍 속에서, 우리 사회의 결코 복제될 수 없는 창의적 주제를 던지고자 한다는 열림원 어린이 출판사의 철학도 이 책에 담긴 동시들 처럼 뜯어볼수록 반짝이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동시에 깃든 상상력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해서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님들의 상상력과 탐구력에 박수를 보내며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곁에 두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2023여름우리나라좋은동시#황수대#우리나라좋은동시선정위원#서누#열림원어린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 - 공부 무기가 되는 단어 유추의 힘! 중학생의 공부는 다르다
권승호 지음 / 블루무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아서 문해력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한자어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매일 아침 학교에서 자율학습시간에 한자쓰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매일 사자소학을 익히고 있어서 한자어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는 초3아이는 중학생의 한자에도 관심을 가질까 싶어서 이 책「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도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한자를 익히니 공부가 쉽고 재미있어졌다는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신다는 저자님은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한자를 알면 어휘력이 늘고, 어휘력이 늘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는 진리를 외치며 한자를 통한 어휘력 향상 학습법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신다. 한자를 쓸 줄 알아야 할 필요까지는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를 외치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이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이 책에 나오지 않은 단어까지 유추해서 스스로 의미를 알아내려는 욕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국사 교과에 등장하는 중요한 한자어 90개를 뽑아서 개념을 한자 뜻으로 풀이한 다음에 꼭 필요한 설명과 함께 유의어와 반의어, 함께 알면 좋은 어휘 그리고 각 한자로 만들어진 또 다른 주요 어휘들도 덧붙여 이해와 암기가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실 들어는 봤지만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자어가 대부분으로 엄마인 나도 어휘력 만렙이 아니기에 아이와 함께 한자어의 의미를 익힌다는 개념으로 한자어의 의미에 집중하면서 서로 묻고 유추하면서 읽었다. 한자어의 뜻을 짐작하다 보면 한자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며 유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데 과목별 각각 18개의 핵심 한자어를 통해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어휘를 한번 후루룩 살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좋았다. 목차를 보며 아이에게 아는 단어에 동그라미해보라고 했더니 다섯개 정도로 거의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었다. 아이가 제일 먼저 고른 한자어는 '우유체'였는데 먼저 무슨뜻인지 아느냐고 물어보니 나름 상상력을 발휘해서 먹는 우유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잘 맞추지 못했지만 <함께 알면 좋아요>코너를 통해 자신이 유추했던  '젖 유', '기름 유' 등의 짝꿍 용어들을 익힐 수 있었다. 


 마침 요즘 학교 교과과정에서 국어사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초3 아들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한자어들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는 연습도 하게 하고, 처음보는 한자어의 의미를 유추하며 퀴즈맞추듯이 읽었다. 매일 아침 학교에서 자율학습시간에 한자쓰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사자소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한자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아이는 중학생의 한자어가 외계어같았을텐데 몰라도 참 씩씩했다. 지난 겨울 아이가「놀면서 배우는 초등 필수속담」, 「욕 대신 말」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부쩍 속담, 사자성어, 관용어구에 관심이 많아지며 한자와 친해져서 그런듯하다. 물들어왔을 때 노저으랬다고 이때다 싶어 폭풍 검색을 해가며 「속담 천재가 되다!」「사자소학 천재가 되다!」「빠작 중학 국어 한자 어휘」등 이런저런 책들을 집에 들여 아이와 활용중이다. 아이가 작은 관심이라도 보인다 싶으면 아이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책을 놓아두며 최대한 관련 책들을 노출시켜주는 편이라 이번에도 아이의 흥미가 사그라들기 전에 다양한 읽을 거리를 의도적으로 제공해주고, 전략적으로 아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려는 엄마 작전의 일환으로 이 책「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도 초3 아이와 놀이하듯 읽었다. 직관적인 그림이 없어서 그런지 더 글자에만 집중하여 추리하게 되었는데 초3 아이의 입장에서 지금은 외계어처럼 들릴 수 있는 한자어들이지만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날 낯선 한자어들을 바르게 짐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데 유용하다 싶다. 그리고 글을 읽고도 이해가 되지 않아 고생하지 않도록 매일 하나씩 한자어의 의미를 유추해보고, 말할 때 한자어를 활용해 보면서 어휘를 학습하는 힘을 기르게 돕고 싶다면 이 책을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중학생의한자는다르다#권승호#블루무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씩 아이가 하는 말이나 글들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1학년때는 한줄 쓰기, 2학년 때는 세줄 쓰기, 3학년이 된 지금은 매일 세줄 이상 쓰기를 하고 있는 엉뚱발랄 초3 아들은 심심(心審)노트 - 아이가 매일 학교 숙제로 쓰고있는 글쓰기 노트 - 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매일매일 읽어준다. 작가정신은 보이지 않지만 매일 무엇이든 쓰고 있다는 꾸준함에 박수를 보내며 아이의 마음을 좀 더 정성들여  살펴주어야겠다하는 중이다. 그렇게 생활 속에서 매일 아들의 문장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책 「어린이의 문장」에도 관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    


 어린이처럼 자주 웃고, 투명하게 말하며 편견 없이 읽고 담백하게 쓰기를 희망한다는 저자님은 23년차 초등학교 교사로 앞만 보며 뛰어가다 지쳐버린 어른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의 말과 글, 문장을 만나 위로를 받고 잠시 쉬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1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에서 동생과 바이킹을 타며 내려갈때마다 배가 간질간질했다는 어린이의 문장이 나온다. 사실 두려움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바이킹 맨 끝자리를 탈 때 배가 간질간질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두려움에 대처하는 어린이의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하신다. '수건돌리기'를 하며 술래가 되면 장기자랑을 하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는 아이를 위해 '흑기사'를 도입했다는 저자님의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게 느껴졌는데 다정한 인류라는 말에 마음을 빼앗겼다. 

 



때로는 나를 돕는 손을 덥석 잡아보자. 세상엔 누군가를 돕는 일에 존재의 희열을 느끼는 '다정한' 인류가 생각보다 많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를 돌보는 모든 마음들 덕분에 부족하고 불완전한 나도 새날을 맞이하고 온전히 살아낸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도저히 혼자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때, 내 주위에서 도울 거리가 없나, 하고 떠도는 흑기사의 다정한 손을 잡아보자. 그 덕에 좀 더 나아진 내가 언젠가는 누군가의 흑기사가 될 수 있도록. 



<2부 지루한 매일을 찬란하게 사는 법> 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종이봉지 공주」이야기,「온세상 사람들」을 읽고 정상과 비정상이 있다고 생각해 온 자신을 반성하는 어린이의 글에서 낯선 것을 마주하며 다른 세상에 대한 수용력을 높이고, 그릇된 인식을 인정하고 전환을 꾀하는 태도에 교훈을 얻는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침팬지나 고양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서 너와 나를 가르고 차별을 일삼는 우리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며 비카스 샤의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에서 제인구달님의 말씀을 인용하시는데 연계독서로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물고기의 안부를 걱정하고 가엷이 여기는 마음을 표현한 어린이의 글에서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않으며 모든 다른 생명체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친화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저자님은 참 다정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인간이 동물들과 구분되는 근본적인 차이는 외형적인 모습이나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이익을 따지지 않고도 다른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소통방식에 있다고 하겠다. 


생명다양성의 불균형은 종래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삶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명체와 친구가 되었느냐로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방학동안 쓴 글쓰기 공책이야기 중, 일광욕은 햇빛으로 하는 거라면 만약 월광욕이 있다면 달빛으로 하는 거냐며 밤에 커튼을 열고 월광욕을 해봐야 겠다는 어린이의 이야기, 방학 계획표 쓰는게 강아지 똥치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어린이의 엉뚱발랄순수천지 문장들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정혜영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게 되서 아쉽다는 아이의 문장에서 '내게는 붙들 만한 부도 없으려니와 세상을 이롭게 할 만한 깜냥도 없다'며 '나는 과연 이 세상에 왔다 가는 흔적을 어떤 식으로 남기게 될까 '라는 화두를 던지시는 저자님은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의 일부를 인용하시며 내가 남기는 흔적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씀하신다. 




누군가가 널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고 너의 소중함을 평가하진 마.




<3부 바람 빠진 내 마음 다정 불어넣을 시간> 에서 ' 진심을 전하는 방법 ' 을 읽으면서는 옆에 앉아 있는 초3 아들의 작고 말캉말캉하고 귀여운 코딱지파는 보드라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다정함을 표현해보려한건데 평소 「엄마의 손뽀뽀」를 아이와 함께 즐겨 읽어서 그런지 아이가 무척 행복해하며 둘이 신나게 장난을 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챕터는 ' 반짝이는 존재, 다정한 존재, 공감하는 존재 '였다. 스피드 스태킹 연습을 하며 컵을 빨리 쌓고 내리면서 속도가 느리고 서툰 친구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멍군아 힘내! 잘할 수 있어!' 라고 응원해줬다는 어린이의 문장에서 그리고 친구가 보드타다가 다쳐서 많이 아플 것 같아서 나도 울었다는 어린이의 문장에서 나는 친구에게 반짝이는 존재였나, 다정한 존재였나, 공감하는 존재였나 반성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깊은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어주어야지 했다. 




어디에나 다정한 존재들이 있었다. 뛰어나고 앞서가는 화려한 존재들에 가려, 열심히 노력하지만 걸맞은 보상도, 조명도 받지 못하는 이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빠르게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느리고 서툰 이들에게 손 내밀어 함께 가려는 사람들 말이다. 세상은 반짝이는 존재들 덕분에 큰 변화를 맞지만, 다정한 존재들 덕분에 고르게 나아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힘이 되는 존재들도 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슬픔을 어찌할지 모를 때 그저 곁에서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 우린 어쩌면 가깝지도 않고 알아온 시간이 짧을지라도 이 사람들을 '친구'라 믿고 싶어질지 모른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하지 않고, 오롯이 내 마음에 공감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이미 세상을 반쯤 가진 것이다. 


 


 편견없는 말랑말랑한 투명 정직한 어린이의 마음과 만나볼 수 있는 작고 따뜻한 에세이 집이 발간되었다. 어린이들의 문장과 세계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현재의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또 궁극의 순수를 만날 때 몰려오는 감동을 느끼며 좀 더 단순한 내일을 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어린이의문장#정혜영#흐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지혜 -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
김경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쩌다 어른>, <세바시> 등의 프로를 구독하는 나는 저자님의 강연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나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지 심리학을 토대로 말씀하시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하며 즐겁게 강연을 들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이 계속 다른 강연영상을 추천해주어서 의도치 않게도 나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유튜버 중 한 분이시다. 그동안의 저자님의 인지심리학 관련 강연 내용들을 책으로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지심리학자이신 저자님은 저마다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슬기로운 선택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심리학자의 길을 걸으며 왕성하게 강연 활동을 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깨 고민하며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애쓰고 계시다고 한다. 


 1장 사람을 대하는 지혜부분에서는 관계를 해치는 온갖 바보 같은 말들은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나의 욕구를 솔직하고 품위있게 말하는법에 대하여, 2장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부분에서는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이기 때문에 인간을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씀, 행복을 위해 우리는 좋아하는 일의 초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를 나눠 먹으며 매일 행복의 빈도가 넘치도록 쌓이는 인생을 만들라는 말씀들이 기억에 남는다. 3장 일을 해나가는 지혜부분에서는 일은 아무리 해도 재미있어지지 않지만 어차피 우리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인생의 장기전을 준비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하는 팁으로 직업의 정의를 명사화 하지 않고 동사화 한다면 더 많은 가능성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동사가 확실하면 인더스트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나와 어울리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는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동사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4장 사랑을 지키는 지혜부분에서는 접근동기와 회피동기의 개념이 나오는데 Like와 Want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시며 나에게 감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신다. 


 5장 돈에서 자유로울 지혜 부분에서는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심리 '불안'에 대해서 언급하시며 유대인들의 특별한 경제 교육의 핵심인 '촘촘한 위시리스트 만들기'를 말씀하신다. 이런 기록 방식을 통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의 빈도를 높여 돈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위시리스트를 촘촘하게 쪼개서 부킹프라이스를 낮추고 행복의 빈도를 높이자고 말씀하신다. 또한 투자의 고수가 되려면 복기는 필수라며 성공도 실패도 학습의 근거로 삼는 이가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라며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의 이유를 겸손하게 알아가는 데 시간을 쓰라고 당부하신다. 


 6장 성공을 꿈꾸는 지혜 부분에서는 사랑과 워킹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육아와 자기 성취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육아와 자아 성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성공이라면, 그 도착점 보다 중요한 것은 여정이예요. 여정이 즐겁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가까스로 한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그다음 목적지를 설정할 수 없을테니까요. 


오늘은 엄마로서의 자아에 추를 두었다면, 내일은 조금 더 일에 집중해야 할지도 몰라요. 하루가 아닌 매 시간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역학과 위치를 찾기 위해 끝없이 미세 조정해야한다고 말이지요. 


결국 모든 것은 균형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한 가지 당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것을 혼자 다 해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7장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부분에서는 얕고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느슨하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며 누군가를 만나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는 기술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며 외롭지 말고, 많이 감사하고 많은 감사를 받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자주 고맙다고 말하고, 남을 많이 도와주세요. 내가 고맙다고 말하는 건 상대가 나를 도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내가 남을 도와준다면 타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되겠지요. 그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할 때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특히 방.법.을 물어보면 세대를 초월한 대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대목에서 맞아맞아 하며 크게 공감했다. 사실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일부러 시어머니께 요리 방법을 묻는다. " 아니 어떻게 하셨길래 병어가 이렇게 맛있게 구워지는 거예요? " 하고 여쭈면 시어머니는 신이나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해 주시면서 기분 좋아하신다.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을 통해 인간이 경험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지혜를 쌓아나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마음의지혜#김경일#포레스트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