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함께한 여름날들 -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봄소풍 보물찾기 4
리처드 펙 지음, 지선유 옮김 / 봄소풍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의 그림을 보면 엽총을 들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다. 아무래도 호랑이 할머니가 등장하려나보다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뉴베리 상을 두 번 받으신 저자님은 이 시대 최고의 청소년 문학 작가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들을 담아낸 작품들은 살아있는 미국의 근대 역사서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시카고에 사는 아홉살 소년 조이 다우델과 일곱살 소녀 메리 다우델이 1929년부터 1935년까지 매해 여름마다 좀 남다르신 할머니 다우델 부인집에서 일주일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 사이 어딘가에 있는 할머니 집은 기차를 타고 가는데 동네에 은행, 보험 회사, 무어 씨네 가게 그리고 커피포트 카페가 전부인 작은 마을이다. 할머니 집에는 전화도 없고, 화장실도 집 밖에 있다. 조이의 눈에 비친 할머니는 표지의 그림처럼 몸집이 크고 무척 거칠어 보이는 예측불가의 캐릭터인데 갑자기 살아난 시체에 총을 쏘는 용맹하고도 무시무시한 할머니로 혼자만의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을 전체가 형편없다고 말하며 주로 집에 계신다. 


 우리의 주인공 할머니 다우데 부인은 타인의 일에 관심없는 괴짜 할머니인듯하지만 일곱개의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무심한듯 따뜻하고 나름의 원칙이 있는 정의의 용사임을 알 수 있다. 괴팍하고 황당한 행동으로 남매를 당황하게 하시지만 어느새 두 남매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즐기는 듯하다. 

 

 언제나 예측불허인 우리의 주인공은 할머니만의 방식으로 마을의 법과 질서를 바로잡으신다. 예를들어, 폭발력이 강한 체리 폭죽으로 에피 윌콕스 부인의 화장실을 망가트리고, 할머니의 엽총까지 노린 카우질 목장의 4형제가 배달된 우유속에 쥐를 넣었다며 통쾌한 복수를 하신다. 


 한편, 할머니는 결혼전에 일했던 집의 푸스 채프먼 숙모의 끼니를 챙기며 돌보는 따뜻함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세번째 여름 1931년>에서 디커슨 보안관의 배를 훔쳐 금지된 사유지에서 불법 통발 낚시로 메기를 잡아 마을로 쫓겨 온 떠돌이 노동자들에게 좋은 음식과 목을 축일 맥주까지 내어주시는 장면이 나온다. 대공황이 나라 전체를 휩쓸어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아 여기저기로 떠도는 사람들이 가득 찬 화물 열차와 그 떠돌이 노동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터프한듯하지만 알고보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츤데레 괴짜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웃겼던 장면은 축제 품평회에서 자신이 과일 파이로 우승한 파란 리본 우승자라며 할머니 모자에 달려 있던 파란 리본을 보이며 비행기를 타러 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장면이었다. 할머니를 비행기에 태우려고 땀을 뻘뻘흘리는 장면의 묘사들 그리고 비행기가 못 뜰 걸 알고도 비행기를 타려고 한 할머니의 깊은 뜻을 알아챈 조의 모습에서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맛은 시큼하고 뾰족한 가시가 찔러대기까지 해서 까다로운 구스베리를 닮은 매력적인 우리의 주인공, 매덩 할머니 다우델 부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할머니와함께한여름날들#리처드펙#지선유#봄소풍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해방 - 돈, 시간,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간 증식의 비밀
댄 마텔 지음, 박영준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는 네명의 시간 암살자가 있다. 지난 3월부터 신입직원들에게 업무를 이관하면서 시시콜콜 관리하는 감독자(Supervisor)의 역할을 수행해오며 더이상 모든 일을 다 혼자 짋어지고 갈 수 없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신입직원들을 어떻게 더 잘 훈련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GSD(Get,Shit,Done)업무처리 방법에서 벗어날 방법을 격하게 궁리하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자신의 삶을 반전시켜 준 시간 습관을 알리기 위해 IT사업가를 위한 유튜브 코칭 채널 'SaaS Academy'를 운영하고 계신 저자님은 본인의 역할을 다른 누군가에게 대체시킴으로써 시간을 바이백할 수 있음를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의 삶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지혜를 제공해 주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님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삶의 접근 방식을 바꿨는지에 관한 대안을 다루며 독자가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즉,'삶에 바이백 원칙을 적용하라!'는 것이 핵심인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조금 더 값진 곳에 시간을 투자하고, 돈으로 시간을 사는 선순환 구조를 활용하여 시간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삶을 빛내주는 일을 찾아 삶을 주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당신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돌아보며', 어떤 과업이 에너지를 가장 많이 빼앗는지 확인하고, 그 일을 더 잘 수행하고 즐길 사람들에게 그 일을 '옮기는'단계로 이어진다. 그리고나서 당신의 삶을 안정화하고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일로 '채우는'것이 마지막 단계인데 이 과정을 반복하며 에너지와 감정을 관리함으로써 생산성이 높은 업무의 양을 최대로 늘리는 것이 바로 '바이백 루프'(Buyback Loop)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의 삶을 어떤 활동으로 채울지 선택하는 것이므로 'DRIP(Deligation위임, Replacement대체, Investment투자, Production생산) 매트릭스'그래프를 보여주시며 '시간 및 에너지 검사'를 상시 실시하여 자기가 위임, 대체, 투자, 생산 사분면 중 어디에 속한 일로 시간을 보내는지 확인하라고 말씀하신다. 즉, 사소하고 무가치한 업무를 위임 사분면에서 즉시 제거하고, 대체 사분면에 갇혀 살아가지 않으며 생산 사분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바이백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시는데 '돌아보기 - 옮기기 -채우기'의 바이맥 루프를 활용해 훌륭하게 시간을 바이백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업무를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겼다'면 바이백 루푸의 마지막 단계인 시간을 '채우는'일을 잊으서는 안된다고 한다. 


 프로세스 복제 도구인 표준 운영 절차(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는 현재 직장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어 익숙했다. 트레이너로서 PPT자료를 만들어 트레이니들을 트레이닝하며 트레이니들에게 이해한 내용을 DTP(DeskTop Procedure)라는 이름으로 문서작성하게 해본적은 있는데 회사에서 수행하는 모든 업무를 동영상에 담아 플레이북을 만들어 업무를 익히게 한다는 아이디어 '플레이북 프레임워크'는 신박했다. '고도의 예측 가능성은 간헐적인 탁월함보다 가치가 높다.'는 말씀이 공감이 되면서 '동영상 플레이북'도 신입직원들에게 만들어볼 것을 제안해봐야겠다 생각했다. 

 

 어떤 일이 중요하고, 어떤 일이 시급하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업무관리 도구인 '이메일 수신함 관리'부터 '테스트 퍼스트'(Test-First) 채용법, 세심하게 설계된 몇몇 규칙을 세워두면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50달러짜리 마법의 약', '동기화 회의'(Sync Meeting), '완료의 정의 DoD(Definition of Done)', 1:3:1규칙 해결책 등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유용한 정보들이 참 많았다. 버퍼 타임(Buffer Time)을 없애주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 하며, 출혈시간(Bleed Time)이 사라지는 '완벽한 한 주'(Perfect Week) 방법론 설계, CLEAR - Create, Lead, Emphasize, Ask, Reject or Accept - 단계를 이용해 대화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피드백을 우선시하는 조직만들고, 양방향 소통과 피드백이 자유롭게 오가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 일상의 문제에서 조금 떨어져 이를 전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고통스럽고 사소한 세부 사항들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삶의 목적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선명한 10X비전을 가지라는 말씀, 문제를 직접 해결하면 다른 직원에게서 문제 해결의 학습 기회를 빼앗는 것이므로 그런 일이 거듭되면 직원들은 점점 더 당신에게만 의존하게 되어 '위로 떠넘기기'라는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므로 본인의 에고를 과감히 포기하고(내가 개입해야 업무가 잘 돌아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4E - Empowerment(권한위임), Exploration(탐구), Equity Distribution(책임배분), Effective Productivity(효율적 생산성)라 불리는 해결책을 꾸준히 활용하라는 말씀 등을 모두 당장 나의 회사 생활에 적용해야겠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각성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기를 꺼리는 사람에게 '10-80-10원칙'을 제안하신다는 대목이었다. 



누군가가 당신의 80퍼센트 정도로 일을 해낸다면 이미 100퍼센트 훌륭한 것이다. 


혁신적 리더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일하라.'고 지시하는 대신 '어떤 목표를 달성하라.'고 말한다. 구체적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책임을 당사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혁신적 리더는 직원들에게 업무 지침을 내릴 때 사사건건 일하는 방식을 지시하는 대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주고 달성하라고 말한다. 그 방법을 찾는 것은 직원들의 몫이다. 


'관리자'는 업무를 체크하고, 지시를 내리고, 보고서를 작성할 뿐이다. 하지만 리더는 직원들에게서 최선의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안다. '리더'는 사람의 잠재력을 꿰뚫어보고 이를 실현한다. 



 목표를 세우고, 측정 기준을 제시하고, 승리하는 법을 코치하는 리더, 직원들을 시시콜콜하게 관리하지 않고 업무 대부분을 직원 개인의 손에 맡기는 리더, 목표만 제시하고, 그곳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업무를 직원들이 알아서 수행하게 두는 리더, 직원들이 중요한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조정하는 적절한 코칭을 하는 COACH - COre Issue(핵심사안), Actual Story(실제사례), CHange(변화) - 프레임워크로 혁신적 리더가 되어보리라! 앞으로는 직원들에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라고 일일이 '지시'하고, 직원들의 업무 결과를 '체크'하고, '다음 할 일'을 알려주는 트랜잭션 관리(Transactional Management)라고 불리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반드시 벗어나리라! 모든 직원이 각자의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권한 위임의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는 리더가 바로 내가 꿈꾸는 리더이므로!



 마지막 부록부분에서 저자님은 삶을 떠받치는 일곱 기둥 - 건강, 취미, 정신수양, 친구, 사랑, 경제적 상황, 사명 - 점검표를 매주 들여다보며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삶에서 완전히 은퇴하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고 말씀하신다. 바이백 원칙을 올바르게 활용하여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더욱 큰 게임에 뛰어들고, 더 위대한 정체성을 확인하고, 더 원대한 삶을 꿈꿔보면 어떨까? 아침 산책, 명상, 독서, 운동 등 건강을 지키고,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고, 개인적 성장을 추구하는데 투자하고 싶다면 스스로 어떤 여정을 걷고 있는지 돌.아.보.고, 자신의 시간을 되찾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다시 예치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과 함께 당신을 옭아매던 시간의 제약에서 해방되는 성장의 전율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시간해방#댄마텔#박영준#흐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과학 신문 - 최신 개정 교육과정 반영
김선호 지음 / 경향BP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3때 아이는 과학실에서 실험을 많이해서 과학이 좋다고 말했었다. 과학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면서 유튜브채널 '고구마머리'를 즐겨보았다. 그러던 아이가 초4가 되더니 이제는 더이상 과학 실험도 잘 안하고 재미있는 것을 자주 하지 않는다며 과학이 조금 덜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아마도 고학년이 되면서 실험을 통해 다양한 현상들을 경험하는 것보다 어려운 배경지식과 개념에 대한 설명이 나와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고학년이 된 아이에게 다시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과학부장 교사이신 저자님은 초등 교육전문가로 유튜브 채널 '김선호의 초등사이다'를 통해 유익한 자녀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계시다고 한다. 꿈을 이루고 도전하는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통해 과학 지식도 쌓고, 생각도 깊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표지와 목차만 읽어보았는데도 알게되는 사실들이 많아 흥미로웠는데 아이가 관심가질만한 이야기부터 잠자리 독서로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과학지식>, <어휘탐색>코너를 통해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용어들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기사를 읽기 전에 아이와 함께 이 부분부터 먼저 읽었다. 평소「어린이 과학동아」를 구독하며 즐겨읽는 아이라 그런지 또 우리 일상이 담겨있는 과학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런지 아이는 호기심을 보였다. <닭으로 공룡을 만든다>, <집에서 핵폭탄은 만든 사람이 있다>,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가 있다>, <공부도 중독될 수 있다>, <사람이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 등 기사의 제목만 읽고도 '정말 그게 가능하다고요?' 하며 눈이 반짝거렸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 써보기>코너였다. 사실 어른인 나도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들이라 아이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이 질문들에 답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싶었다. 단순히 과학 기사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사의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과학이 지금 우리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하기 좋아서 그 질문들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지금 바로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과학 관련 기사들이 골고루 담겨있어 과학 어휘와 접촉하는 기회를 가지며 아이가 스스로 쉽게 읽으며 현실감각을 키우기에 좋은 책이다. 비판적 사고를 키우며 읽고, 과학 이야기를 현실과 연결시키며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써보면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신문 형식으로 담아낸 과학 이야기책 「초등과학신문」과 함께 우리 일상에 과학이 어떻게 숨이있는지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초등과학신문#김선호#경향B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레기의 세계사 -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로만 쾨스터 지음, 김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인도 뉴델리의 플라스틱 쓰레기 산의 모습과 그곳에서 메탄가스가 자연발화하며 화재가 발생하는 모습 그리고 아프리카 가나의 중고 옷시장과 그 옆으로 흐르는 옷쓰레기 강과 그 위에서 먹이를 찾는 소의 끔찍한 모습을 보며 경악했다. 그리고 현재 바다의 거대한 쓰레기 섬을 보며 우리가 쓰레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한번 경각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쓰레기의 역사에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손에 들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쓰레기 경제의 전문가이신 저자님은 쓰레기 발생의 역사와 자본주의 경제와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밝히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근대 이전, 산업시대, 대량소비의 시대 3부로 나누어 쓰레기와 함께 한 인류의 역사에 대한 사실들을 말해주고 있다. 각 부에서는 쓰레기에 대한 당대의 정의와 각 도시가 쓰레기와 공존한 방식, 쓰레기 문제를 인식하고 처리한 방식, 그리고 이를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조치를 다룬다.  


 쓰레기의 역사는 기원전 1만 년전에서 기원전 6000년전 사이, 인류가 한 장소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초기 역사의 쓰레기 문제는 인류가 더 큰 공동체를 이루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장으로 접어들었다고한다. 


 영화 <향수>를 보면서 300여년전 프랑스 파리의 모습을 보며 쓰레기장과 같은 과거 파리의 충격적인 모습에 경악했던 기억이 있다. 18세기까지만해도 상하수도 시설이 거의 없어서 오물을 거리에 함부로 버리고 대소변과 음식물 쓰레기들이 뒤엉켜 고약한 악취가 났고, 베르사유궁에도 화장실이 부족해서 똥을 피하기 위해 하이힐이 개발되었다고 들었다.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도시 인프라가 부족해서 즉, 인분, 말똥, 각종 쓰레기의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콜레라가 창궐하게 되면서 도시 위생 문제가 부각되었다고 한다. 


 더러웠던 도시를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와 배설물을 수거하고 운반하는 체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는데 노동 생산성이 낮았던 전근대 시대의 쓰레기 문제와 달리 18세기 후반에 세계적인 도시화 열풍이 불면서 빠듯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고품 거래가 활발했다. 세계 2차대전 이전에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재활용과 재사용이 일반적이었고 거의 항상 스스로 작동했다면 2차대전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다. 가정 쓰레기 수거와 재사용이 점차 줄어들다가 1960년대에 거의 사라졌고, 폐기와 소비는 점차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쓰레기 증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물건을 고치거나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방법 또한 사라져갔다. 


 도시를 쓰레기에서 해방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스케빈저, 권력 중심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빈곤한 사회의 재활용, 사회주의의 재활용, 전쟁으로 인한 물자 부족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었던 전쟁 재활용 등을 비롯하여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성, 쓰레기 무역 이야기, 계획적 진부화(전자 기기를 얼마 못 가 고장이 나도록 설계해 소비자가 새로 사게 만드는 전략이 있다는 주장) 이야기 등 모두 흥미로웠다. 특히 식민주의가 위생의 근대화를 불러왔고,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한 주요 기술로서 도시 개혁 방안이나 위생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졌다는 점에서 모든 환경문제는 다른 것과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혀있음을 알게되었다. 


 도시의 성장은 소비 방식을 변화시켰고, 쓰레기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위험물질과 위험성, 특히 오염, 미생물, 해충, 쥐가 존재하는 장소로 제한되어 전염병 예방에 중점을 둔 위생관점이었다면 1960년대부터는 환경 문제로서 쓰레기를 대기, 수질, 토양 오염의 원인으로 보는 관점이 자리를 대체했다. 상업화된 질소 비료와 같이 도시에서 재사용해온 물질을 대체할 화학 물질이 점차 개발되면서 플라스틱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가치 사슬과 소비 형태의 변화, 삶의 물질적 기반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수많은 재화를 대량 생산하고,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이득을 얻는 과정 뒤에는 쓰레기가 존재한다. 효율성 증가에 집중하느라 어쩔수 없이 포장에 의존하고, 수리할 필요가 없는 물건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오늘날의 경제 체계는 점점 더 복잡해져가는 물질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농업이 쇠락하고 슈퍼마켓을 통한 재화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쓰레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지금 도시 인프라 건설과 쓰레기 연구는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쓰레기가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 문제를 가져왔고, 인간이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왔으며, 이러한 대처방안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느낌의 훌륭한 논픽션책이다. 인간이 더럽고, 성가시고, 위험하고, 쓸모없다고 정의하고 버려지는 물건에 초점을 맞춰 쓰레기와 부의 관계, 쓰레기가 생성되는 구조의 변화, 쓰레기의 발생과 처리과정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만든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우리가 그동안 쓰레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처리해왔는지 알게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사회가 물건을 재생산하고 소비재를 공급하는 방식과 연관하여 쓰레기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람, 동물, 환경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시장의 합리성과 환경 보호 운동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분명 비현실적이지만 회색지대에 놓인 이 쓰레기 문제를 과거의 방식으로는 감소시킬수 없다는 점을 깨닫는것 만으로도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저자님은 말씀하신다.  인간의 초기 역사부터 오늘날까지를 훑어보며 쓰레기가 도시 미관에 관한 문제에서 세계적인 환경 문제로 부상하게 되기까지의 연대기를 그리는 쓰레기 역사책이 발간되었다. 이 책과 함께 우리의 일상을 간편하게 만들고, 시간과 노동을 덜어주는 오늘날의 쓰레기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쓰레기의세계사#로만쾨스터#김지현#흐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어떤 일기를 쓰게 될까? -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직접 일기를 써 보는 연습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4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경험을 일기로 남기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25편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안함, 죄책감, 당황스러움, 의기양양함, 무안함, 황당함, 창피함, 즐거움, 부끄러움, 멋쩍음, 안도함, 놀람, 고마움, 짜증남, 억울함, 화가 남, 깨달음, 후회됨 등 소중한 나의 마음과 기분을 정삼식, 도원영, 조다래, 박찬민 이렇게 사랑스러운 네 명의 주인공들의 일기로 담아냈다. 


 각 장은 1인칭시점 어린이의 일기로 이름, 나의 기분, 날씨, 제목과 함께 이야기가 시작되고, 일기 중간중간 귀여운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편의 일기가 끝날때마다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의 상대방 관점에서 상상하여 일기를 써보는 <써보기>코너가 있다. 같은 상황에 대하여 다른 주인공의 관점에서 상상해서 일기를 써봄으로써 일기 속 주인공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뿐만 아니라 아이가 타인과 세상 그리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알 수 있었다. 같은 상황속 다른 이의 경험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며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기속 주인공들의 기분과 서로의 기분을 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 책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기분과 감정에 맞게 일기 쓰기 연습을 하는데 참고하기에도 좋고, 매일매일 영감을 안겨주는 우리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했는지 알아가고, 상상해보며 직접 써보는 연습을 하기에도 좋다. 생활 속에서 벌어진 어떤 상황에 대처할때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서 배운 내용을 활용하기에도 좋겠다. 


 총 25편의 일기를 읽으며 아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의 실제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네명의 주인공에 실제 자신의 친구들의 이름을 대입하여 읽기도 했는데 하루를 보내면서 겪게 되는 일, 집이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 등 평범한 일상 중에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여러가지 기분들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초4 아이는 호기심과 다정함 넘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얼굴 표정을 관심있게 바라보면서 우리의 주인공들이 무슨 기분을 느끼는지 간접경험하며 가지각색의 다양한 기분들을 상상하는듯 했고, 우리의 주인공들에게 벌어진 어떤 일 때문에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왜 이렇게 느끼는지 더욱 잘 이해하게 되는듯 했으며, 무엇보다 일기의 1인칭 주인공이 생각했던 모습과 상대 주인공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되어 상상력과 공감능력이 좋아지는듯했다.  


「윔피키드」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매력적인 일기장 이야기책이 발간되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재미있고 유익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올드스테어즈의 콘텐츠 제작팀 Team. StoryG가 만든 일기형식의 다채로운 이야기책과 함께 일기의 주인공과 일기속 상대방의 기분을 상상하고 공감하며 읽고 써보기를 해보면 어떨까?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기분과 생각, 행동을 좀 더 알아차릴수 있는 연습을 하는데 잘 활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내가만약주인공이라면어떤일기를쓰게될까#TeamStoryG#올드스테어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