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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한 여름날들 -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ㅣ 봄소풍 보물찾기 4
리처드 펙 지음, 지선유 옮김 / 봄소풍 / 2024년 9월
평점 :
표지의 그림을 보면 엽총을 들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다. 아무래도 호랑이 할머니가 등장하려나보다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뉴베리 상을 두 번 받으신 저자님은 이 시대 최고의 청소년 문학 작가로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들을 담아낸 작품들은 살아있는 미국의 근대 역사서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시카고에 사는 아홉살 소년 조이 다우델과 일곱살 소녀 메리 다우델이 1929년부터 1935년까지 매해 여름마다 좀 남다르신 할머니 다우델 부인집에서 일주일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 사이 어딘가에 있는 할머니 집은 기차를 타고 가는데 동네에 은행, 보험 회사, 무어 씨네 가게 그리고 커피포트 카페가 전부인 작은 마을이다. 할머니 집에는 전화도 없고, 화장실도 집 밖에 있다. 조이의 눈에 비친 할머니는 표지의 그림처럼 몸집이 크고 무척 거칠어 보이는 예측불가의 캐릭터인데 갑자기 살아난 시체에 총을 쏘는 용맹하고도 무시무시한 할머니로 혼자만의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을 전체가 형편없다고 말하며 주로 집에 계신다.
우리의 주인공 할머니 다우데 부인은 타인의 일에 관심없는 괴짜 할머니인듯하지만 일곱개의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무심한듯 따뜻하고 나름의 원칙이 있는 정의의 용사임을 알 수 있다. 괴팍하고 황당한 행동으로 남매를 당황하게 하시지만 어느새 두 남매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즐기는 듯하다.
언제나 예측불허인 우리의 주인공은 할머니만의 방식으로 마을의 법과 질서를 바로잡으신다. 예를들어, 폭발력이 강한 체리 폭죽으로 에피 윌콕스 부인의 화장실을 망가트리고, 할머니의 엽총까지 노린 카우질 목장의 4형제가 배달된 우유속에 쥐를 넣었다며 통쾌한 복수를 하신다.
한편, 할머니는 결혼전에 일했던 집의 푸스 채프먼 숙모의 끼니를 챙기며 돌보는 따뜻함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세번째 여름 1931년>에서 디커슨 보안관의 배를 훔쳐 금지된 사유지에서 불법 통발 낚시로 메기를 잡아 마을로 쫓겨 온 떠돌이 노동자들에게 좋은 음식과 목을 축일 맥주까지 내어주시는 장면이 나온다. 대공황이 나라 전체를 휩쓸어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아 여기저기로 떠도는 사람들이 가득 찬 화물 열차와 그 떠돌이 노동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터프한듯하지만 알고보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츤데레 괴짜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웃겼던 장면은 축제 품평회에서 자신이 과일 파이로 우승한 파란 리본 우승자라며 할머니 모자에 달려 있던 파란 리본을 보이며 비행기를 타러 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장면이었다. 할머니를 비행기에 태우려고 땀을 뻘뻘흘리는 장면의 묘사들 그리고 비행기가 못 뜰 걸 알고도 비행기를 타려고 한 할머니의 깊은 뜻을 알아챈 조의 모습에서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맛은 시큼하고 뾰족한 가시가 찔러대기까지 해서 까다로운 구스베리를 닮은 매력적인 우리의 주인공, 매덩 할머니 다우델 부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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