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V양 사건 ㅣ 초단편 그림소설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고정순 그림, 홍한별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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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존재를 증명해야 살 수 있었던 고독한 V 양의 이야기

아름드리미디어의 새로운 시리즈 ‘초단편 그림소설’의 첫 권은 모더니즘 대표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불가사의한 V 양 사건》이다. 《불가사의한 V 양 사건》은 타인의 무관심으로 언제부터인가 이름조차 희미해지고 지워진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군중 속의 외톨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씁쓸한 삶을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 곁에서 단순히 배경인 것처럼 있는 듯 없는듯했던 V 양이 어느 날 자취를 감춘다. 처음에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 우편함에 한통 두통 쌓여가는 우편물들 속에도, 교구 목사가 전달한 교구 메시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도, 부엌문 앞에 고기를 던져 넣던 푸줏간 주인조차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떻게 한 사람의 빈자리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들이 조금만 V 양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면, V 양의 미래는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단순히 배경에 불과했던 그녀의 빈자리를. 오래전 버지니아 울프가 썼던 고전 중의 하나인 《3기니》를 읽으면서 여성에 관한 고정관념들 속에서 살아야 했던 삶을 그렸던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다. 《불가사의한 V 양 사건》은 지금은 우리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오래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금의 모습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주변의 이웃은 물론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의 관심에서도 벗어나 버린 사람들의 고독사.

고독한 여성의 마지막으로 향해 갈수록 알 수 없는 혼돈을 느끼게 하는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은 불가사의한 V 양 사건을 더욱 불가사의한 분위기로 만들고 있다. 혼자라는 외로움, 군중 속의 외로움은 모든 이들이 내보여주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자리한 외로움이 아닐까. 그 외로움의 실체를 마주한 느낌이 든다.

부록으로 실려있는 고정순 작가님의 <이름이 되어>는 자신에게 있는 돈을 맞추어 집을 계약하다 보니 서울지역이 아닌 접경 지역으로 집을 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계약한 집은 여성용 기숙사로 사용되던 건물이지만 여자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녀가 잔금을 치르고 공사를 하고 '내 집'이라는 이름으로 살기 시작하면서 오롯이 자신의 집이 되었다. 하지만 그전에 살던 여자들의 우편물이 여전히 '내 집'으로 도착하기도 했고 내 집은 어느새 그녀들의 이름이 붙은 집인듯한 기분이었다. 그들의 우편물이 오지 않게 되자 비로소 나의 집에 된 이곳. 이곳은 이제 나 혼자의 이름으로 된 나의 공간이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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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 나면 별이 쏟아진다
정현민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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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별은 나의 사랑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소망 나의 외침

정현민 작가님이 쓰신 《하늘에 구멍이 나면 별이 쏟아진다》를 읽으면서 시가 어렵지 않게 다가왔다. 시에서 쓰는 은유적인 표현이나 추상적인 이미지가 적게 등장해서 더욱 그랬다.

살아감은 시가 되고, 시는 곧 삶의 흔적이다

《하늘에 구멍이 나면 별이 쏟아진다》를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한 사람의 아들이자, 두아들의 아버지이고, 다정한 남편이자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는 지금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시에는 정현민 작가님의 삶이 녹아 있음이 느껴졌다.

무지개를 보고 놀라고 반가워하는 두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두아들과 함께 보고 있는 무지개에 대한 반가움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기억하고 싶어 사진을 찍는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며 사진으로 남긴다. 그 사진은 시간이 흘러 우리의 옛날 모습이 되고 시간 여행을 하게 한다. 그 속에는 우리의 추억이 있고, 우리의 젊은 모습이 담겨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고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 그 자체의 모습도 시에 담겨 있다. 시간이 아무리 변해도 인성은 중요하다. 그런 가르침이 그대로 담겨 좋은 나를 만들어야 함을 시에 담으셨다.

열정이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
시선에 온기가 없어
마음에 품질 못하니
뜨거워지지 않는 거지.

처음의 열정은 어느새 식어버렸다. 그 열정은 어디로 간 것일까? 자신이 변해서 식어버렸다고 하기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열정을. 결국 자신의 관심에서 벗어나 열정과도 멀어져 버렸음을. 그 열정은 어디로 옮겨갔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사라진 열정처럼 처음이라는 설렘도 어느새 시큰둥함으로 변해버린 삶.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모든 일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원효대사 해골물의 일화처럼,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살아온 삶.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능력을 발휘하지 않고 결과에만 집중하는 삶을 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시인 '악으로 깡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그리고 보다 오래도록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즐기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별이 가득한 어느 밤, 《하늘에 구멍이 나면 별이 쏟아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문득 별똥별이 떠오르면서 별똥별처럼 찾아온 나의 인연들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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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 ㅣ 책이 좋아 1단계
박혜선 지음, 송선옥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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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시작되는 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

지루한 건 참을 수 없던 냥이 씨. 《냥이 씨의 달콤한 식당》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났던 냥이 씨는 빈집으로 들어가 청소를 하기 시작합니다. '빈집은 또 누군가가 지키기 마련이지.'하면서요. 냥이 씨도 자신이 비워둔 달콤한 식당을 누군가가 지켜주리라는 믿음으로 여행을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랍니다.

그리고 청소를 하는 냥이 씨 앞에 나타난 누군가, 염색을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는 너구리에게 자신이 미용실을 일주일 뒤에 열거라는 말은 하고, 그 말을 듣게 된 귀여운 너구리는 신나서 돌아갑니다. 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에는 누가 찾아올까요? 냥이 씨의 미용실에 들르는 동물들에게도 각자의 사정이 있었어요.

첫눈에 반한 그 여자를 보고 잘 먹는 모습에 귀여워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지만 자신의 눈이 짝짝이어서인지 고개를 돌리고 가버렸다는 너구리는 반대쪽 눈도 똑같이 염색을 해달라고 냥이 씨에게 이야기해요.

자신은 털을 자르고 싶지 않지만 한사코 털을 잘라야 한다면서 억지로 미용실로 끌고 온 청설모 엄마. 깔끔하게 잘라달라는 엄마와 자른 듯 만 듯 자르고 꼬리털은 자르지 말라는 아들, 두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서 냥이 씨는 잘 자를 수 있을까요? 뚱뚱한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털을 잘라달라고 하는 판다. 판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각자의 사정으로 들르게 된 냥이 씨의 유쾌한 미용실에서 동물들은 유쾌함은 물론 멋진 스타일까지 얻어서 미용실 밖을 나가게 돼요.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스타일로 나가는 발걸음이 신나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냥이 씨도 행복해요. 미용실에서의 유쾌함을 만끽한 냥이 씨는 또다시 발걸음을 옮겨 바다 마을로 떠났어요.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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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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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을 읽다 보면 만나게 되는 촉법소년이라는 소재,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그 촉법소년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프로파일러로서의 자신보다 엄마의 본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공감하게 했다. 그런 공감과 촉법소년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킬 에이저》를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대외적으로는 주목받는 한국의 여성 리더 10인에 선정된 대한민국 대표 1세대 프로파일러인 강해수. 지금의 자리가 아닌 조금 더 높은 꿈을 꾸고 있는 그녀의 야망은 남편과의 이혼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아들 도윤은 자신이 다니던 명문 고등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고, 학구열이 높은 대치동에 있는 엄마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명문 고등학교 다니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착해 보인다며 도윤에게 조금의 관심을 보이던 태은. 해수가 본 태은은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낯설었다. 그런 와중에 엮이고 싶지 않은 과거의 인물과 만나게 된다. 그는 바로 이용범! 해수가 오르고자 하는 위치에 오르지 못하게 막으면서 자신의 손아귀에 쥐려고 하는 용범의 모습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들 도윤이 다니는 학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도윤은 죽은 준우의 휴대폰을 들고 있던 차였다. 도윤은 괜한 의심을 받기 싫어 쓰레기통에 넣었지만 그 속에 있는 하나의 영상을 본 후 영상 속의 인물에게 휴대폰을 가져다준다. 그 휴대폰을 받아든 아이, 그리고 그 속에 영상이 있음을 알게 된 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명문 고등학교에서의 살인사건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살인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고, 두 사건 속에서 자신을 '킬 에이저'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범인의 메시지가 오기 시작한다. 자신을 붙잡을 수 없을 거라는 우월감이었을까?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강해수와 살인 사건 현장에서 찾게 된 증거 속에 도윤의 지문이 발견되고 해수는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이가 범인이 아닐 거라고 믿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은 경찰이자 프로파일러로서의 그녀의 의지를 흔들어놓고 만다.

《킬 에이저》는 단순히 아들의 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클리닉에서 주는 약을 복용하거나, 자신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으로 성적을 위조하려고 하거나, 그리고 시험지를 얻기 위해 선생님과 거래를 하는 학생의 모습까지! 《킬 에이저》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그 자체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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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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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견뎌 낸 당신에게 전하는 눈부신 응원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행복을 위해 애쓰곤 한다. 과거의 순간 나의 선택이 빚어낸 결과로 힘들어하면서 그 선택의 후회로 현재를 흘려보내기도 하고, 현재 어떤 노력도 해보지 않으면서 미래에는 행복하기를 무턱대고 바라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가장 중요한, 현재라는 지금의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기만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흘러가버린 시간이 아니라, 다가올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다.

🏷️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어디에도 행복은 없고, 지금 무엇이든 행복이라 느낄 수 있다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살아가려 한다. '프롤로그'중에서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 중에서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는 제목만큼 벅찬 감동을 가져다주는 책이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마구마구 행복해질 것 같고, 지금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행복이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안겨주었다.

🏷️ 세상에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하며 산다. 행복이라 여기는 사람과 불행이라 여기는 사람만이 존재한다고. 그러니 행복이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것. 형체를 확인할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각가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p.22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지치는 순간조차 행복이 곁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헤매다 버티기를 반복하다 결국 포기하기도 한다. 행복은 어쩌면 단순한지도 모르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부터 행복은 시작되는 것이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행복보다 저 멀리 있는 행복을 차지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버티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누리고 있는 셈인 것이다.

🏷️ 당신은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우울하고 무기력해질지언정
헷갈리고 흔들리는 시간을 보낼지언정
포기하지 말고 이리저리 걸어가요.
어디에 어떤 꽃이 피어있을지 모를 일이에요. p.114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으로 될지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미운 오리 새끼가 결국 백조였듯이,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하고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슬픔에 지쳐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그렇게 흔들리는 시간조차도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지금 어느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시간들이다. 아파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현재를 살아갈 용기를 얻어 나갈 수 있어야겠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는 읽으면서 아껴서 읽고 싶은 책이었다. 문장들이 내 마음에 닿아 그 문장들이 싹이 돋고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해 주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문장들과 내용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제목이 가져다주는 감동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하는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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