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요리사
김범석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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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괴물요리사 #자음과모음 #네오픽션

바다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극한 생존 스릴러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여섯 개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괴물 요리사》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여객선을 타고 어디론가 가게 된다면 그 여정 자체의 즐거움은 클 것이다. 그런 설렘을 단숨에 무너뜨릴 존재가 망망대해에 떠있는 여객선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여객선이라는 밀실에 갇혀버린 사람들이 마주하게 될 절망스러움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다. 이제 자신에게 더 이상의 생은 존재하지 않으며 죽음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면 그 시간들은 얼마나 끔찍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괴물 요리사를 마주했다. 여섯 가지 이야기의 시작은 단연 여객선에 등장하는 괴물의 등장부터 이루어진다.

'희망사' 소속 요원이었던 나는 패키지 운반 일을 하게 되고, 그것이 단순히 패키지 운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이없어 한다. 청부살인과도 같은 일은 하기 싫었으나 근본적으로 패키지 운반이라는 사실은 맞았기에 하게 된 나는 표적을 따라 지수호에 오르게 된다. 뛰어난 자신의 실력만 믿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독침 한방을 가지고 오른 여객선에서 표적이 괴물로 변한 것을 알게 된다. 괴물은 순식간에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고, 괴물이 의도하는 바를 알게 되지만 자신의 임무 완수를 위해 괴물과의 싸움은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었다. 과연 그 절망의 시간 속에서 이길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던 <괴물과 절망과 난세의 적>을 시작으로, 지수호에 오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순탄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었던 남자는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선언으로 홀로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된다. 아내 없이 홀로 VIP 객실 안에 머물게 된 그는 그곳에 머무르면 삼각김밥만을 먹어댈 뿐이다. 그러다 함께 오지 않은 아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들이닥친다. 남자는 그곳에서 평온함을 누릴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만화경의 세계>, 시부모님과의 여행이 아닌 가족여행을 택하고 광진과 아들 희준과 함께 청도로 여행을 오게 되면서 그 여행이 자신의 잘못된 선택임을 느끼던 찰나의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희준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돌체 비타 레스토랑>.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담겨 있는 동시에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한탄하는 두마음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부터 요리를 좋아하던 현우는 3학년 여름방학 동안 인천과 중국 청도를 오가는 호화 여객선 지수호에서 주방보조를 맡게 되었다. 요리에 대한 꿈에 한 발 더 다가선다는 설렘도 잠시 그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요리는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던 현우. 그런 현우가 마주하게 된 현실은 괴물은 마주한 순간 무너진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현우의 모습을 통해 <괴물의 요리사>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괴물은 있다>는 치매를 앓게 된 어머니와 자신이 일하는 지수호에 승객으로 탑승해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와 함께 지수호에 오른 기찬의 마음을 알게 된 순간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장 무서운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지수호는 침몰하지 않는다> 속의 괴물은 조금 다른 존재로 그려진다. 괴물만의 특성뿐만 아니라 괴물이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이라는 말에서 더욱 그러하다. 영화에 빗대어진 현실, 침몰하지 않는 지수호의 모습, 여러 케이스를 통해 인간의 선택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괴물의 등장, 그리고 각자 다른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된 괴물이라는 존재. 괴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시선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여객선이라는 밀실 속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은 그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진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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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 코딱지 3 : 마음의 빛을 밝힐 것 야광 코딱지 3
도대체 지음, 심보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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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야광코딱지3 #도대체 #위즈덤하우스 #우리동네히어로시리즈

빛을 잃은 히든 히어로, 진정한 용기로 다시 태어나다!

주변에 야광 코딱지를 가진 단지와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어떨까? 코딱지라는 소재만으로도 어린아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줄 거라는 기대감으로 읽어보게 된 《야광 코딱지 3: 마음의 빛을 밝힐 것》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1권과 2권을 읽지 않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야광 코딱지를 지닌 단지는 자신의 코딱지가 야광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가게 조명이 고장 난 토스트 가게 여기저기에 야광 코딱지를 붙이기도 하고, 아파트 놀이터에도 그것으로 꾸며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게 했었던 사건들이 미래와 예린의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야광 코딱지 3: 마음을 밝힐 것》에서는 단지네 반으로 전학 온 예린의 취미가 미스터리 블로그에 글을 적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단지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단지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예의 주시하는 예린이로 인해 불안해져가는 단지. 야광 물질이 코딱지인지 알아내기 위해 예린은 감기에 걸려 코푼 단지의 휴지까지 확인할 정도였다. 하지만 감기에 걸리면서 빛나지 않던 단지의 코딱지를 보면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꿈속에서 야광 코딱지를 도둑맞은 꿈을 꾸었던 단지. 자신의 비밀을 친한 친구인 미래에게조차 밝힐 수 없었던 단지는 더욱 외로워졌다. 비밀을 공유하지 못하고 홀로 외로워야 한다는 사실에 더 눈물 보이게 되는 단지를 보면서 단지의 부모님 또한 마음이 아팠다. 모아두었던 야광 코딱지마저 빛을 잃어버린 모습에 더욱 주눅이 든 단지. 다시는 사람들을 도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기운이 빠져버린다.

캠프장에서 신나게 보내지도 못하고 계속 야광 코딱지가 마음에 걸리던 단지. 캠프장이 정전되면서 유치부 아이들이 무서워하고 있는 모습에 단지는 아이들을 다독이면서 숙소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한다. 그 모습을 본 예린은 실망하게 된다. 단지가 코딱지를 이용해 주변을 밝힐 거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예린이가 실망하고 있을 즘 단지는 자신의 코딱지에서 다시 빛이 돌아왔음을 확인하고 미소 짓는다.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단지의 마음. 코딱지의 힘 없이도 사람들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주는 그 마음의 빛이 결국 단지의 잃어버린 야광 코딱지를 찾아준 것이다. 웃음과 재미 보장인 야광 코딱지 시리즈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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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코믹스
프리키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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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키라는 이름이 장르가 되다

《땡땡자는 죽어주세요》를 읽으면서 눈에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다가 뒤통수 맞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며 치밀하고 독특한 전개 방식에 놀랐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에스에프코믹스》는 장르의 경계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에스에프코믹스》라는 제목처럼 에스에프의 독특한 세계 속에서 그 세계를 이끌어가는 방식은 프리키 작가님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작가님만의 장르를 구축하시기 시작하신 느낌이라 그 시작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다.

'은'은 첫눈에 반한 사랑 '성은'을 만나 함께 할 미래를 꿈꾸었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함께 할 결심을 한 그들이기에 가까운 곳으로 신혼여행을 가기로 한다. 피곤했던 '은'이 잠시 잠들어있던 시간 동안 '성은'은 수영을 하지 못해 계곡에 빠져 목숨을 잃고 만다. 자신이 곁에 있었더라면 '성은'을 구할 수 있었을거라는 죄책감에 휩싸여있던 '은' 또한 죽음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세계로 가는 것또한 쉽지 않았다. 미로속을 헤매며 '성은'과의 만남을 기대하지만 그 미로속을 헤매며 서로를 만나지 못하게 된다. 단순히 로맨스물처럼 흘러가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에스에프로 바뀌더니 상상력을 자극했던 <은의 미로>를 시작으로 단편들의 향연은 이어졌다.

시대의 발달로 고연령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다 고독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지금의 현실이 반영된 듯 보이던 <고독부>는 어느새 미스터리함을 안긴다. 203X의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 러버>에서는 사람이 아닌 성인 AI 리얼돌에 빠진 정호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사이의 대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낯선 그에게 성인 AI 리얼돌 제인과의 만남은 행복 그 자체였고 그녀와 2년의 시간동안 만나오면서 행복함을 느꼈다.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는 듯 보이면서도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는 예약과 결제를 해야하는 아이러니함을 보여 웃픈 연애 현실을 상상하게 했다. 정호는 그녀와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지 궁금해지면서도 제인이 꿈꾸는 미래속에 정호가 없다는 사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없었던 아이가 자신이 다른 부모를 만났다면 하는 상상을 하는 것은 예상가능한 일이다. 그런 예상 가능함 속에 읽어 나가던 <부모 뽑기방>은 프리키 작가님께 또다시 뒤통수를 얻어맞은듯한 얼얼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부모 뽑기권을 가지게 된 아이의 모습, 그리고 부모 뽑기방에 아이를 보내고 난 이후 부모의 모습,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하나의 소재로 얼마나 많은 반전을 안겨주시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제목만 보고 어떤 내용일지 감이 오지 않았던 여러 단편들 속에서 생각치도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한 몸으로 합체되어 버리게 되는 모습을 담은 <합체 가족>은 밤에 책을 읽다 오싹함에 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지구 종말의 순간 하게 되는 소개팅 이야기를 담은 <국가 소멸 한 시간전 소개팅>이나 <굶고 있는 가족에게 내 살점을 바친다!>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소설속에서 다양한 소재로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에게 충격과 재미를 안겨준 프리키 작가님의 《에스에프코믹스》를 많은 독자들이 만나보기를 바란다.

작가님께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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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 - 한·중·일 50만 독자를 위로한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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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땅에떨어진화살을굳이가슴에꽂지마라 #나토리호겐 #포레스트북스 #인문

불안, 의심, 자책에서 벗어나는 106가지 가르침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신경을 쓰면서 살고 있다. 남들이 정해둔 잣대에 맞추어 평가를 받기도 하고, 나의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 사람에게 맞추다 보니 나는 희미해져버리기도 한다. 이런 우리의 삶 속에 행복은 점점 멀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멀어져 버린 행복을 찾기 위해 또다시 경쟁 사회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를 읽으면서 나의 불안과 의심, 그리고 자책하면서 키워온 부정적인 생각들과 마주했다. 부정적인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서 나를 잡아먹고 우울이라는 늪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끊어내기는 쉽지 않다. 무언가 잘못될지 불안해하고, 그것이 마치 내 탓인 것처럼 느끼게 되면서 더욱 나의 삶은 불행의 그림자에 붙잡혀 벗어나질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정한 틀에 갇혀 가능성이라는 날개를 꺾어버리면서 살아간다. '나는 그것을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정말 그것을 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고유한 존재이다. 그 사실을 우리는 망각한 채로 살아간다.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으면서도 나의 가능성을 비교와 불안의 장벽에 가두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인정한 후에 부족한 존재로 머물러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력해 나가다 보면 부족한 것은 조금씩 채워져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하루하루가 특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 그런 특별함이 매번 반복되지 않는다. 특별하기만 바라다보면 평범한 일상은 시시하고 재미없다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인생에 시시한 날은 없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런 평범한 날들이 우리의 삶에서 최고의 날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이제는 특별한 하루를 바라기보다 평범한 나날의 반복되는 일상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노력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이다.

화가 많은 사람이 화를 내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을 알고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것이 필요하고, 관계에서 손익을 따지기 보다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는 것은 행복의 열쇠이며, 양자택일의 문제에서 선택한 이후의 결과에 대한 미련으로 현재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불안, 의심, 자책에서 벗어나는 106가지의 가르침이자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땅에 떨어진 화살을 굳이 가슴에 꽂지 마라》였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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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가
김진영 지음 / 반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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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여기서나가 #김진영 #반타 #스릴러소설

그 터에선 사람이 죽어나간다고!!!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작은 것을 얻게 되면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아등바등 안간힘을 쓴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다른 것이든 간에 내려놓는 것보다 손에 쥐려고 한다. 그리고 그 손에 쥔 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막내라는 이유로 재산 한 푼 받지 못했던 아빠는 자신의 것을 가지고 싶어 땅을 사셨다. 그것은 단순히 땅이 아닌 자신의 소망이자 욕심이었다. 그것이 온전한 자신의 것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돈이 필요했고 노동을 하셔야 했지만 여전히 그것을 놓지 못하고 계신다. 자식들이 농사를 지으면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여기서 나가》 속의 상조 또한 그러하다. 땅이 있어야만 하고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농사를 짓고 있는 상조. 나이가 들어 자신의 땅 일부를 다른 이들이 짓도록 하고 있지만 소일거리 삼아 땅을 밟으며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땅을 큰아들에게 물려주고자 했던 소망은 큰아들 형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게 아들의 죽음으로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 시간 속으로 다시 돌아간 듯 이야기하는 상조의 모습이 아내 순화는 못마땅하기만 하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매번 그 시간을 되뇌는 것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다.

쏟아지는 비에 논이 잠길까 봐 갔던 상조는 낯선 이와 마주한다. 알 수 없는 검은 형체를 보면서 얼어붙었던 상조는 형체가 사라진 곳에서 타다 남은 오만 원권에 아들 형진의 이름이 새겨져있는 것이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게 둘째 형용과 딸 상희가 집으로 찾아왔지만 그 불안은 가실 줄 모른다. 그러다 자신의 재산을 미리 증여하기로 결심한 상조, 이른 나이에 퇴사를 하고 할 일을 고민하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형용. 게다가 형진이 죽기 전 어머니 순화의 이름으로 사둔 땅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 땅이 형진의 아내와 딸에게 가지 않기를 바라는 상조와 순화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초혼인 형진과 달리 재혼에 딸까지 있었던 해령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들이기에, 게다가 결혼한 지 2년 만에 죽은 아들이 마치 해령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형용은 형진이 사두었던 땅에서 필석을 만나게 되고 형진이 하려고 했던 일, 그리고 필석을 통해 듣게 된 그 땅의 유래를 들으면서 그 땅에 욕심을 품게 된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그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 형용의 가족은 그곳에 카페를 운영할 생각으로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왠지 모를 꺼림칙함을 가족들이 느끼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낯선 남자를 보게 되는 형용의 아내 유화는 그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작업자들에게 먹으라고 가져다준 샌드위치에 곰팡이까지 피어있는 것을 보고는 더욱 이상함을 느끼지만 형용은 유화가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죽은 남편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1억의 출처를 찾으면서, 상조의 땅이 형용에게 증여된 것을 알게 된 해령은 자신들이 받아야 할 부분을 소송으로 가져오겠다는 협박을 한다. 게다가 유화가 이사한 집을 찾아가서는 이곳저곳 살피며 남편의 돈이 어디 간 것인지 모르겠다며 유화를 떠보기까지 한다. 해령의 그런 모습에 더욱 불안을 느끼면서도 아내 유화가 해령과 한통속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는 형용. 형용이 운영하려는 꿈의 집 '유메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늦은 시간까지 읽게 만든 몰입감을 안겨준 《여기서 나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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