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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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카페 은달이 데려다준 다섯 번의 시간 여행, 다섯 번의 만남

조영주 작가님의 작품을 알게 된 것은 《유리 가면 : 무서운 아이》였다. 《유리 가면 : 무서운 아이》를 읽으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왕따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었다.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왕따를 선동하는 아이, 그런 아이와 마주했을 때 우리 아이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걱정스러움이 생기기도 했다.

두 번째로 읽었던 작품은 《크로노토피아》로 작가님이 시간을 테마로 한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우연히 시작된 시간의 이동은 무던히도 돌아가고자 했던 소원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그런 강렬한 그리움은 또 다른 열망 속에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지쳐감을 보여준다. 자신의 죽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던 삶, 그 삶 속에 아무렇게나 살아가기도 하는 소원의 삶. 소원은 자신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 진정 아파트의 지진을 막고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 몰입하면서 읽어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는 앞서 이야기한 시간을 테마로 한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로 신비로운 은빛 보름달이 빛나는 밤에 시작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삶에 어떤 희망도 갖지 못하고 있던 그녀는 은빛 보름달에 이끌리기라도 하듯 죽음을 택했다. 자신의 죽음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에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에서 목을 매려고 하던 그녀. 하지만 그녀가 죽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죽지 못하고 길을 헤매다 들르게 된 카페 은달에서 할머니와 그곳에 머무르게 된다. 어떤 움직임조차 없는 공간. 할머니와 그녀만이 움직이고 있는 그 공간에서의 변화는 쉽사리 오지 않는다. 그녀가 죽으려던 순간인 밤 11시 52분에 멈춰버린 시간 속에 머무르게 된 그녀. 그녀는 할머니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것처럼 보인다. 시간이 흘러 마지막을 마주하고 싶어 하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할머니가 건넨 한마디는 그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하다.

"우리가 있는 지금은 찰나예요. 시간과 시간 사이죠. 그러니 더더욱 이 순간을 즐겁게 살아야겠죠." p.30

할머니께 소금 빵을 만드는 것을 배우지만, 쉽지 않다. 그런 그녀가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 할머니를 떠올리면서, 그리고 할머니 레시피를 보면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빵과 함께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알 수 없는 시간 속으로 가게 된다. 자신이 멈추었던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 속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 그녀. 그녀와 이어지게 되는 다섯 명의 인연들, 그녀는 다시 원래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가게 될지 궁금함에 다 읽을 때까지 책을 접을 수 없었다. 좌절했던 그녀의 삶을 통해, 살아가기 막막하고 주저앉고 싶어지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였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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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박치기 공룡
김혜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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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같을 수는 없어요,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요

너무나도 귀여운 공룡들을 만났다.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 속의 아기 공룡들을 보니 집에서 기르고 있는 아기 고양이들이 생각나서 미소 짓게 된다. 그림책을 읽는 이유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 강한 울림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림과 함께 전해지는 교훈, 그 교훈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고 성장하게 해주기에 그림책을 읽게 된다.

다양한 공룡들이 등굣길에 올랐다. 각자 다른 학교에 다니는 공룡들, 운동회가 언제냐고 물으며 등교하는 와중에 기운이 없어 보이는 공룡이 보인다. 단단이가 다니는 박치기 공룡들의 운동회는 바로 내일이다. 하지만 단단히는 운동회가 취소되기만을 바란다.

박치기 공룡의 머리라고 하기에는 무엇이든 튕겨내는 말랑말랑한 머리를 가진 단단이. 친구들과 다른 머리가 너무나도 부끄럽기만 한 단단이. 운동회에 가기 싫다고 울먹이는 단단이에게 엄마 공룡이 이야기해요.

"우리 단단이 머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분명히 말랑말랑한 머리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을 거야."

단단이는 엄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운동회가 취소되기를 바라던 단단이는 어쩔 수 없이 운동회에 참석했어요. 네 명을 물리치고 올라온 쿵쿵이와의 박치기 대결. 어떻게 되었을까요?

단단이는 자신의 말랑말랑한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연습할 때도 포도 한 알 조차 깨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하지만 운동회에 참석하고 나서는 그런 단단이의 마음이 바뀌었어요. 다 같은 박치기 공룡이라고 해도 똑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거든요.

누구나 같은 모습을 하고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요. 그런 개성이 자신을 빛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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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심너울 지음 / 한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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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넘나드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 '심너울표 'SF

오랜만에 읽게 된 SF 소설인 《세상을 끝내는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는 그동안 읽었던 SF 소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SF 소설이라고 하기엔 뭔지 모를 귀여움과 아기자기함이 묻어난다고나 할까? 어쩌면 세상을 끝내는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속에 9편의 소설이 자리하고 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작가님의 상상 속 SF 소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편 한 편 읽게 만들었다.

쉽고 간편하게 음식을 배달 시켜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위급한 순간 우리 앞에 영웅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우리 앞에 나타난 괴물을 나타나서 없애주는 영웅이 있다면 어떨까? 핸디 히어로는 초능력이 발현된 사람들이 특별한 직장을 찾는 것이 아닌 영웅 등록을 하고, '핸디 히어로'를 통해서 괴물을 해치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마치 대리기사가 콜을 기다리듯 '핸디 히어로'를 보면서 자신에게 가까운 곳에 출현한 괴물을 해치우기 위해 가는 이웃에 살고 있을지 모를 영웅의 등장은 위대함보다는 친숙함이 더 컸다. 게다가 우리가 무언가를 하기 전 장비빨이 필요하듯, 그들에게도 주어진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해 낼수록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기에 임무 전 능력을 올리기 위한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은 필수 아닌 필수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영웅 등록까지 했지만, 다시 안정적인 삶을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는 모습을 보니 웃픈 우리의 현실과 다를 게 없었다.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고자 하는 MBTI를 SF 소설의 소재로 사용하고, 자신의 당이 내어놓은 의견을 사이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지지하기도 하지만 그들 중 단 한 사람을 택하는 KCAI. KCAI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인간에 대한 호의일까 아니면 부정일까.
기억에 접근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 기억을 싹둑 잘라낼 수도 있다면 어떻게 될까? 기억 커넥텀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올리브를 만난 아이리스. 올리브와 아이리스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로 바뀌게 될까 궁금해진다.

언제나 의심을 하며 누군가 자신을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유지하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리라고 생각하는 권인영.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한 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났다. 키스에 대한 두려움인지 공포인지 모를 감정을 느끼게 되는 유지하의 모습. 그 숨겨진 이면에서 드러나는 sf적인 면은 여느 소설과 다르게 귀엽게만 느껴져왔다.

처음 읽어보게 된 심너울 작가님의 SF 소설을 읽으면서 심너울 작가님이 쓰시는 SF 세계라면 주저할 필요 없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SF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둘 수 있었던 《세상을 끝내는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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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운율집
올리버 허포드 지음, 나나용 옮김 / 나나용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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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뉴욕. 어느 아기 고양이의 묘한 시집

어느새 여덟 마리 고양이를 키우게 된 집사의 삶, 그 삶 속에 스며들어버린 고양이라는 존재는 책을 고르는 선택의 기준에도 작용한다. 책 속의 이야기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책 제목에 고양이가 붙게 되면 주저 없이 읽고 싶어지는 마음. 그 마음으로 이번에 만나게 된 묘한 운율집은 마치 한 마리 아기 고양이를 보는 기분이었다. 아기 고양이 시절을 지나 어느새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우리 집 냥벤져스들의 모습도 새록새록 스쳐 지나가는 덕분에 더욱 빠져들게 되었다.

유독 겨울을 많이 타는 고양이들은 점점 쌀쌀해져오니 작은 공간에 함께 붙어있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집사에게 흐뭇함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묘한 운율집 속 고양이는 털 코트를 입고 있어 겨울에는 포근하고 따뜻하지만 여름에는 하루 종일 덥다고 이야기한다. 털 코트를 여름에 벗게 해준다면 어떨까?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의 하나는 낚싯대 같은 기다란 막대기에 달린 깃털을 잡는 놀이다. 고양이들에게 흔들어주면 어느새 달려온다. 우리가 볼 때 단순한 놀이였는데 그것이 고양이들의 생존과 이어지는 교육이었을 줄이야. 집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에게는 걱정거리가 아니지만 밖에서 크는 고양이들에게는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비로소 느낀다.

집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자신이 살지 않는 외지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 창가에서 낯선 고양이가 다가왔을 때, 그 고양이에 대해서 경계를 하면서도 하악질이 아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대화하는 걸 보곤 한다. 밖에 나가서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클까? 안전한 이곳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클까?

고양이가 바라보는 달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는 달에 토끼가 산다고 생각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제는 동화적인 감성에 젖어들기 보다 과학적인 면으로 바라보게 되는 달. 아기 고양이들이 달을 바라본다면, 치즈를 야금야금 베어 물어버린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귀여운 달의 모습만큼이나 귀여운 아기 고양이의 상상력에 웃음 짓게 된다.

1911년, 뉴욕. 어느 아기 고양이의 묘한 시집인 묘한 운율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여움을 가득 안고 있다. 묘한 윤율집과 함께 고양이의 매력 속으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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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않을 결심 - 이기적 본능을 넘어서는 공감의 힘
카렌 암스트롱 지음, 권혁 옮김 / 불광출판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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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본능을 넘어서는 공감의 힘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의 잘못과 상관없이 상처를 받곤 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곤 한다. 우리는 왜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주게 될까? 《상처 주지 않을 결심》에서는 그런 이유를 자비에서 찾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자비는 가능한 것이며, 분열되어 다투고 있는 이 세상에서조차, 공감, 용서, '모든 사람을 위한 관심'을 초인적인 수준으로 성취한 사람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고통, 혐오, 탐욕, 질투 속에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지지 않았다. p.237 '마지막 한마디'중에서

《상처 주지 않을 결심》에서는 열두 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고 그 사람을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신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애롭고 이타적인 공감의 과정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보려고만 애쓰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때도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삶에서 선택의 순간을 반복하면서 그 선택이 올바르기를 바라면서도 바르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 두려워한다. 두려움의 순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어 하는 마음, 결국 나의 마음을 누군가가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하게 된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타인을 바라본다면 타인으로 인한 상처를 줄일 수도 있다.

상처가 타인에게만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순간이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기준을 높여 판단하다 보니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챙겨야 한다. 마음 챙김을 통해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을 찾고 그 결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세계관에 맞추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과소평가해왔던 이유는 결국 나의 무지에 의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각자의 판단에 의해서만 평가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 상대방에게 상처를 죽었던 것이다. 결국 대화를 통한 소통이 적어서 벌어졌던 일들이었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따르고, 그런 고통을 우리는 외면하기 보다 마주하면서 이겨내야 한다.

《상처 주지 않을 결심》에서 이야기하는 열두 단계의 과정은 일회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해야만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열두 단계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어렵기도 하면서 때로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종교, 문학, 역사, 신화와 뇌과학까지 넘나들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상처 주지 않을 결심》을 통해 누군가를 상처 주지 않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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