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 충분해 - 오늘도 ‘나’를 안아주고 싶은 INFJ 비밀일기
나모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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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를 안아주고 싶은 INFJ 비밀 일기

사람들의 유형, 태도, 인식 기능, 판단 기능, 외향성, 내향성, 감각형, 직관형, 사고형, 감정형, 판단형, 인식형 등으로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융(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인 MBTI.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세밀하게 나누어져 있어 스스로 판단하여 자신 성격을 판단하는 MBTI를 아직 해보지 않았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나의 상태와 기분을 MBTI 유형 중의 하나에 단정 짓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였지만 때로는 궁금하기도 하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 충분해》는 INFJ인 나모 작가님의 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MBTI를 알지 못하면서 이 책을 읽더라도 내용은 공감되었다. 일기에 담아낸 이야기는 작가님의 이야기이자, 위로받고 싶은 이야기이고,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위로의 말이기도 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이 나고, 그 계획이 잘 되기 위한 걱정을 하다 보면 끝이 없는 나와 조금은 닮은 듯한 나모 작가님의 이야기.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 나에게도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결국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 충분해》는 자신이 겪는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거기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보다는 어려움을 다독여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그 위로의 말은 MBTI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의 마음을 다독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게 상처받게 되면서 그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결국 어느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아야 하고, 나에게 상처 줄 사람은 멀리하게 되면서 사람에 대한 기준선을 만들게 된다. 그런 마음은 결국 마음의 벽을 만들게 된다. 나는 조금만 높여둔 마음의 벽이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높은 벽으로 보일지라도 말이다. 상처받지 않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이해와 배려를 통해서 상처를 덜 받기를 바란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간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어떤 쉼도 허락하지 않는 열정을 뽐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열정이 더 우리를 지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휴식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치 낭비되어버리는 것만 같아서 쉽게 쉬지 못하는 것이리라. 현재의 휴식은 삶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더 나아가게 하기 위해 스스로 투자하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서로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관계로 남는 것은 쉽지 않다. 일로 엮인 관계라거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관계는 더욱 그렇다. 내가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지는 않을뿐더러 항상 호의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한번 깨져버리는 관계는 다시 붙일 수 없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난 관계이기에 더욱 그렇다. 되돌릴 수 없는 관계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듯 고립을 택하기도 한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만들어낸 고립은 나에게는 평온 그 자체이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답답함일 수도 있다.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똑같을 수는 없다.

MBTI로 다 설명할 수 없지만 공통점으로 묶어둔 그 성향들, 그 속에서 나의 유형과는 관계없이 위로받고 공감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 충분해》였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마음에 새겨진 말들, 그리고 나를 위로하는 말들 덕분에 오늘 하루를 살아나갈 힘을 얻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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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꿈
정성호 지음, 김주경 그림 / 맑은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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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눈이 자주 내리지도 않지만, 내리더라도 쌓일 새도 없이 사라지는 남쪽지역에 살고 있다보니 눈이 내리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보거나, 눈오리를 만들어보거나, 혹은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보는 소소한 것들이 하고 싶어져요. 아이들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보니 책으로 만나는 눈사람은 반가운 존재예요. 그런 반가운 눈사람에게 꿈이 있다니, 어떤 꿈일지 만나러 가볼까요.

아이는 강아지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다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아요. 아이도, 강아지도 뒤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이예요. 신나게 만든 눈사람과 놀지 못해서일까요? 아이와 강아지가 뒤돌아보는 이유가 너무 궁금했어요. 아이가 돌아가고 난 후 눈사람은 마치 잠에서 깨기라도 한듯 일어났어요. 그리고 고요한 숲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즐거운듯 미소를 지어요.

눈사람은 왜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걸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급하게 만들고 간 눈사람에 눈이 없었던거였어요. 아이도 강아지도 미처 만들어주지 못한 눈사람의 눈이 신경쓰여서 뒤로 돌아본거였다고 생각하니, 아이의 다정함과 눈사람의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하지만 눈사람은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인듯 보였어요. 눈이 없음을 원망하기 보다,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 수 있는 두 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생각으로 지내던 눈사람은 무언가의 기척을 느꼈어요. 알고보니 먹을것을 찾기 위해 나온 청설모였지요. 그런 청설모에게 주운 도토리로 눈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눈사람과 먹을 거리를 구하기 힘들어서 싫다고 이야기 하는 청설모예요.

"네가 도토리를 가지고 가버리면 난 영영 어떤 것도 볼 수 없을거야. 나는 이 숲의 아름다운 소리들을 모두 알고 있어. 하지만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네가 눈을 달아준다면 은혜를 잊지않을게. 해님에게, 달님에게 부탁해서라도 꼭 갚도록 할거야."

눈사람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청설모에게 부탁을 했어요. 청설모는 그런 눈사람의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한듯 마음이 흔들렸어요. 과연 청설모는 자신이 찾은 도토리로 눈사람의 눈을 만들어주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을까요? 그리고 눈사람이 청설모에게 약속한 것은 어떤 식으로 지켜지게 될까요?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도 따스했던 눈사람의 꿈이랍니다. 눈사람이 그토록 원하던 꿈, 그리고 그 꿈을 이룬 후의 눈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책으로 만나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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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기억들
마리야 스테파노바 지음, 박은정 옮김 / 복복서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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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본질과 기록의 의미에 대한 경이롭고도 사적인 탐구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혜성이 보내온 첨단의 글쓰기 부커상, 전미도서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더블린문학상 외국어문학 후보작 등 많은 문학상에 이름을 올린 작품을 만날 때는 사실 부담으로 다가온다. 왠지 그런 작품들은 다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오롯이 나의 문제이리라.

소설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논픽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설과 논픽션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화자가 킬카 고모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고모의 일기장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다. 정확한 시간적인 순서에 의한 것이 아니지만 고모의 단편적인 기억을 통해 기록에 의한 기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화자를 따라 누군가의 기억을 보게 된다. 사소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일기장은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 가족사를 쓰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다. 단순히 고모와 자신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살아온, 5대에 걸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킬카 고모가 돌아가신 이후 고모가 남긴 크고 작음 물건들 속에서 흩어져있는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정리하고, 그 속에서 글을 적고 있는 화자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순간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거나 글로 남긴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그대로 남아 그때의 감정과 상황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게 된다. 내가 사라져 버린 세상에 남겨진, 영원히 죽지 않는 기록들. 그 기록에 생명력은 남아 있는 것일까?

기억은 전해지고 역사는 기록된다. 기억은 정의를 역사는 정확성을 중시한다. 기억은 도덕을 말하고 역사는 집계하고 오류를 정정한다. 기억은 개인적이고 역사는 객관성을 꿈꾼다. 기억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에 기초한다.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절박한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 동시에 기억의 영역은 투사와 환상과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로 얼굴을 향한 현재의 환영들로. p.120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지고, 바뀌어버리고, 증발해버리는 기억들을 찾아가면서 그들의 과거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과거와 마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개인의 기억속에 잠재해있고, 영향을 주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기억의 기억들 맨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가계도를 통해서 화자가 탐험해 나가고 알고자했던 그들의 기억이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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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신발 골목문고 3
문영숙 지음, 이수진 그림 / 온서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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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장서에 담긴 비밀을 담은 동화

우리의 역사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그동안 모르고 지나쳐온 역사의 한 면을 만나기도 한다. 소설과 동화와 같은 이야기에서 만난 순간은 더욱 반갑기도 하면서도 몰랐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않기도 하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아픈 기억인 일본의 지배를 받던 그 시기에 조상들은 끊임없이 독립을 위해서 노력해왔고 일본 세력의 괴롭힘에 당해왔다. 종이 신발 또한 그런 아픔의 역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나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종황제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 선비들과 함께 경성에 당도하게 된 김창옥은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의 대대적인 만세운동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게 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 중에는 유림의 선비가 없다는 사실이 김창옥에게는 부끄러웠다. 김창옥뿐만 아니라 독립선언서를 본 다른 선비들 또한 그랬다. 부끄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파리 강화회의에는 선비들의 이름으로 독립청원서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일본의 감시는 삼엄했고, 독립청원서를 작성하기 위한 그들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일본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가짜 제사상까지 차려두고 향을 피우고서야 가능했다. 하지만 일본의 순사는 작성하고 있는 중에도 들이닥쳤다. 어렵게 작성한 독립 청원서를 파리로 보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장터를 돌던 김창옥은 방법을 생각해 내고, 독립 청원서는 '종이 신발'로 모습을 바꾸게 된다.

갑작스러운 순사들로 이웃집으로 도망을 가던 김창옥의 손에는 종이 신발이 들려있었다. 김창옥은 종이 신발을 들고 맨발로 강을 건널 때 발이 다치면서도 계속 길을 걸었다. 기차에서 일본군의 검문 속에서도 독립청원서를 지켜낸 김창옥. 선비들의 의지와 마음이 담긴 독립청원서는 영어, 중국어, 불어로 번역되어 파리로 전해졌다.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서명을 하고, 그것을 숨기고 가기 위해 종이 신발로 만들었던 지혜. 그 시절의 시련을 우리가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독립에 대한 염원은 그대로 전해져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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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에 번지는 별빛
김진웅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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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상에서 찾는 특별함, 풀꽃에 번지는 별빛

초록빛 풀 사이에 반짝이는 별빛을 연상케하는 책의 표지처럼,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풀꽃에서 특별해짐을 찾게 만드는 시집을 만났다.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다가가기 편한 시들을 만났다.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대상들의 평범함에 특별함을 부여하신 김진웅 작가님. 작가님의 시를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나의 오늘을 되돌아보게 되는 기분이었다.

소풍 갈 때면 도시락에 들어있던 김밥, 라면의 친구 김밥을 만났다.

시인은 귀천에서 인생은
잠깐 소풍 나온 것이라 하던데

소풍이라, 인생 소풍 가는 길에
김밥이 빠질 수는 없지 p.57

엄마의 정성이 담긴 김밥을 먹으며 다녀왔던 소풍길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나의 지금 인생 또한 소풍이라고 생각하니 인생의 쓴맛은 달콤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첫키스의 설레는 순간, 지금은 그때의 설렘이 떠오르지 않지만 그런 떨림의 순간 '별빛도 숨죽이며 눈을 감는다'라고 표현하신 작가님의 시를 보며 잠시 추억을 떠올려본다.

고양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강아지풀. 정겨운 이름을 보면서 누군지 모를 작명가가 상상력 풍부한 시인이었으리라 짐작해 보고 있다. 강아지풀이 아닌 고양이 풀이었다면 또 어땠을까? 봄이 성큼 찾아와 이 꽃 저곳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지금, 그런 모습만 봐도 이미 봄인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런 마음을 ' 햇살이 번진 건지/ 살얼음이 녹은 건지/ 번진 듯 녹은 듯 / 봄은 온 듯 아닌 듯/ '이라고 표현된 구절이 마치 지금, <봄은 이미 내 마음속에> 시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고려 시대 영광으로 유배를 갔던 이자겸이 왕에게 염장하여 선물한 것이 굴비의 유래라고 한다. 우리에게 굴비는 이자겸의 이야기보다는 자린고비의 일화가 더 강하게 남아있다. 염장한 조기이기에 밥 한술, 조기 한 번을 바라보면 먹던 자린고비. 그런 자린 고비의 모습을 <굴비>에 담았다. 그러면서도 '여기 애잔한 굴비를 위하여 / 조기를 게양합니다요 '라는 부분은 위트 그 자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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