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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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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위로하는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그곳, 《김밥천국》
🏷️ "원래 남이 차려주는 밥은 다 맛있는 법이야." p.97 <오므라이스>
주말이면 하루 삼시 세끼를 차려야 하는 주부의 일상, 내가 하는 음식이 아닌 남이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나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을 때면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녹아서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런 마음이 녹아 있는 《김밥천국 가는 날》을 읽으면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분식, 한식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는 김밥천국에 가면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김밥, 떡볶이 등을 시켜 같이 나눠먹으면서 추억을 쌓았고,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입덧을 하는 와중에도 그렇게 쫄면이 먹고 싶어서 사들고 와 집에서 먹곤 했다. 그런 위로와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떠올릴 수 있어 더욱 친숙하게 와닿는 소설이 바로 《김밥천국 가는 날》이 아닐까.
신규 회원가입으로 실적을 올려야 하는 방문 학습지 교사 은심에게는 평범한 떡볶이에 치즈 한 장 올려 특별함을 안겨주었던 치즈 떡볶이처럼, 일찍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대신해 시동생의 끼니를 챙기며 아이를 키우면서 우울증에 빠졌을 때 영주를 위로해 주던 오므라이스처럼.
암 투병생활을 하면서 입맛이 없는 진수를 위해서 할머니가 만든 만두와 비슷하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병실로 김치만두를 사들고 갔던 상철, 그 김치만두를 보면서 낯설지만 친숙함에 따스해졌을 진수의 마음.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낯선 한국에서 사랑하는 태길과 함께 살아가는 리엔에게 위로를 안겨주는 비빔국수처럼.
음식의 힘은 크다. 배를 부르게 하고 마음을 살찌게 하고, 하나의 음식에 수많은 추억을 품고 있는 음식들.《김밥천국 가는 날》에는 지금 우리 시대의 상황도 그대로 담겨있다. 가부장적인 남편은 아내가 음식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한부모 가정의 엄마는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며 발을 동동거리고, 요즘 세대 옛날 세대 구분 지어 말하는 꼰대들의 모습마저도 담겨 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의 허기를 채워주고 있는 소설을 통해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따스함과 함께 든든함을 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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