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역에서 딱 만났다 - 동시로 떠나는 지하철 여행 동시향기 8
서금복 지음, 김서연 그림 / 좋은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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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로 떠나는 지하철 여행

《상봉역에서 딱 만났다》 7호선 경기도 의정부 장암역에서 인천광역시 석남역까지 53개 역에 동시를 붙였다. 지리학적 언어인 역의 ‘지명’에 연관된 동시도 있고, 시인이 역에서 보고 겪고 느낀 감상을 동시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지하철은 교통수단으로만 여긴다. 여행이라는 즐거움 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을 수 있다. 지은이는 “나는 지하철 타는 걸 좋아합니다.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갈 수 있고, 많은 생각을 데리고 탈 수 있어서 그렇지요.”라고 하였다. 그러기에 이 동시집은 특별하다. 빨리 가는 편리함의 기능에서 더하여 ‘지하철에서 생각’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을 탈 기회가 많이 없는 나에게 지하철은 낯선 대상이다. 제일 최근에 지하철을 탔던 것도 너무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까마득하다. 지하철 노선도를 봐도 어디로 내려야 할지 사실 잘 모를 정도로 까막눈이나 다름없다. 그런 생소한 지하철역의 이름이 동시로 표현되었다는 것이 너무 재밌게 다가와 만나게 된 상봉역에서 딱 만났다는 사실 살고 있는 동네의 지명과도 같다는 단순한 반가움에서였다. 상봉역에서 딱 만났다를 읽다 보면 53개의 역의 이름이 등장하고, 짧게나마 그 이름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다. 동시들이 모두 그 역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낯선 지하철의 이름과 동시가 등장하는 것이 너무 재밌었다.

동시집의 이름이기도 한 <상봉역에서 딱 만났다>를 읽으면서 전시회를 보느라 설레던 마음은 어느새 하나의 마음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전철을 어떻게 타고 갈지 민수는 열심히 검색을 했고, 한조의 아이들은 두 개의 의견으로 나뉘었지만 결국 상봉역에서 딱 만난 것이다. 진작 그렇게 될 거라는 사실을 서로 이야기했더라면 전시회를 보고 나온 마음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의 즐거웠던 마음은 전시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곳에 머무르고 서로 언짢은 마음만을 지하철역으로 가지고 온 아이들이었다.

조선 시대의 학자인 서거정의 호인 사가정을 따서 이름 붙인 사가정역. 아파서 응급실을 다녀왔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는 엄마를 보게 된 나는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 몸이 아파서 결석을 하고 쉬는 것을 보고 엄마도 학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아파도 쉬지 못하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시<학생이면 좋겠다>였다.

배나무를 많이 재배하던 마을 동쪽에 한강이 흘러서 이름 붙였다는 이수. 현관문 손잡이에 대롱대롱 까만 봉지 속의 배가 흔들리고 곧 들려오는 관리실 아저씨의 목소리. 삭막한 도시의 생활 속에서도 따스한 정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는 시인 <전등>이었다. 새들이 유리창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유리창에 자꾸 들이받아서 죽는 것을 보게 되자, 개구리 왕눈이, 아기공룡 둘리 인형들을 조르르 창가에 세운다. 그랬더니 새들이 유리창을 들이받지 않아서 새를 지켜서 기쁜 마음을 표현한 동시에서 순수한 마음이 전해져오던 <인형이 새를>이다.

낯설었던 지하철역의 이름이 동시로 만나게 되니 내가 마치 그 역들을 한 정거장씩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한 정거장 한 정거장 지나가면서 그 속에 담긴 동시를 만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 동시 향기 시리즈 《상봉역에서 딱 만났다》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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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었다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해연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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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믿을 수 없다. 이 도시의 시장, 이웃집 아저씨, 작은 아빠, 세상의 모든 어른들...

《홍학의 자리》에서 보여준 충격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내게는 정해연 작가님 이름만으로 어떤 내용을 보여주실지 궁금해진다. 이번에 읽게 된 《엄마가 죽었다》는 청소년을 위한 신작 스릴러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임에도 어른인 독자들이 읽어도 손색없는 그런 작품을 또 한번 만나게 되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신작을 읽으면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설렘을 느꼈다.

《엄마가 죽었다》라는 충격적인 제목처럼, 첫 문장 또한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한다. 자신을 바라보면서 18층 옥상에서 뛰어내린 엄마와 그런 엄마의 마지막을 목격한 주인공 민우. 2년전 아빠가 자살하고 난 후 엄마를 의지하면서 살아온 민우에게 엄마의 죽음은 온세상을 잃은것이었다. 이제 이 넓은 세상에 홀로 떨어져 의지 할 곳 없는 민우, 경찰조사에서도 엄마는 자살이라고 사건이 종결되었다. 민우 또한 자살하기전 엄마의 모습에는 평소와 다른 모습은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었기에 자신을 바라보면 죽던 엄마의 표정은 뇌리에 박힌채 사라지지 않았다.

형사들의 말에 민우는 엄마가 단순히 자살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엄마의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나서는 더더욱 그랬다. 엄마의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을 읽으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 후 고양이에게서 전염되는 CIF 바이러스를 처리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음을 알게 된다. CIF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하고, 그러고 난 후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고양이를 데리고 가서 살처분된다니! 동물을 좋아하는 민우의 엄마에게는 너무 가혹했다고 적힌 부분에서 고양이 집사인 나역시 마음이 아팠다. 게다가 고양이를 살처분한 날 고양이의 주인 역시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민우 엄마의 마음은 온전치 못했을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죽었다》를 읽어나가면서 단순히 고양이를 살처분하는 일에 있어서 겪었던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런 사실을 아들인 민우가 알게 되고 민우는 시청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인다. 혼자서 부당함을 이야기한다고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안일한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민우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나간다. 더이상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품지 말라는 작은 아빠의 엄포에 조용히 엄마의 다이어리 속 내용을 바탕으로 진실에 다가간다.

민우가 알게 된 엄마가 죽은 진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시위에도 강경하게 대응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는 가해자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민우는 자신이 찾은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엄마의 죽음에 대해 사과받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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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의 도전 - 뉴 스페이스 시대 어린이를 위한 우주 과학 교양
정화영 지음, 하루치 그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획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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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첫 어린이 책 프로젝트!
우리나라 우주 과학기술의 결정체, 누리호의 모든 것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벗어나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살아간다. 그런 궁금증이 과학자들로 하여금 우주로 향하게 하는 우주발사체의 개발을 할 수밖에 없게 한다. 루이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여 깃발을 꽂는 모습은 그 당시 내가 본 장면이 아님에도 역사적 순간으로 길이길이 남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외의 우주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은 계속 커져간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들처럼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여 쏘아 올리게 되었고, 그 이야기에 대한 책이 바로 《누리호의 도전》이다.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을 받고 살아가는 우리, 하지만 우주의 행성들에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우리나라도 우리기술로 만든 누리호를 발사하기에 이른다. '세상'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인 누리라는 말을 붙여, 온 세상을 누비는 우주 발사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은 '누리호'의 발사 33시간 전 이야기부터 누리호 발사 성공 뒷이야기를 누리호의 도전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다. 게다가 생생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유익했다.

아이가 먼저 읽어보고 짧게나마 기록하여 준 노트 속의 내용을 적어본다.

대한민국의 우주를 향한 도전 누리호 발사
누리호는 수년간 공을 들여 준비했다. 누리호 1차 발사는 실패했지만 2차 발사는 잘 계산해서 결국 달 주기를 돌았다. 누리호 1단에서는 지구에서 발사할 때 필요한 많은 힘이 들어가서 75톤 엔진 4개의 연료와 산화제가 있으며, 2단에는 75톤 급 엔진이 있고, 연료와 산화제가 있다. 엔진의 수가 적을 수록 연료의 양도 적게 든다. 3단에는 7톤 급 엔진 1개, 산화제와 인공위성이 있다.
인공위성의 구조와 구체적으로 엔진의 무게까지는 몰랐던 사실을 누리호의 도전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누리호는 대한민국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한 우주로 향하는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의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기지가 있는 곳은 바로 '외나로도'라는 이름의 섬에 있는 '나로 우주 센터'다. 그곳에 우주센터를 건립하고 센터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를 시작으로, 나로호는 2단 형 우주 발사체라는 사실 또한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생생 인터뷰에서는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 하는 일, 누리호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엄빌리칼타워에 대한 이야기. 누리호 발사 10시간쯤 전에 반경 3킬로미터 안으로 진입이 금지되는 이유, 누리호 발사하는 날 가장 마지막까지 점검하는 건 무엇인지 등 우리가 궁금할 만한 질문들이 실제로 질문 형식으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누리호 발사를 위해 연구하신 네 분의 우주과학 박사님께서 직접 답변해 주시는 내용이 적혀있어 신뢰도도 높다.

우리는 티비 화면으로 보았던 누리호 발사 그 순간, 박사님들이 느끼셨을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발사 성공의 순간을 보면서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꿈꾸셨을 것이다. 우리 기술을 이용한 성공이라 더욱 의미 있는 누리호 발사 성공의 그 순간, 그 감동이 이 책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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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을 따라서
권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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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성 슈퍼’를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

권여름 작가님의 전작인 앤솔러지 소설이었던 《스터디 위드 X》를 읽었던 터라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분위기를 느끼게 될까 설레었다. 《스터디 위드 X》가 여름에 출간되어 공포스러운 분위기였다면, 《작은 빛을 따라서》는 따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시에 생존을 위한 가족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한글을 알지 못해서 성당에서 성경을 읽을 차례에 제대로 읽지 못했던 할머니와 공부 대신 그림을 택한 첫째 은세, 은세보다는 공부를 잘하지만 남몰래 연기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은동, 그리고 막내 은율. 그리고 슈퍼를 운영하느라 언제나 바쁜 은동의 부모님까지, 여섯 식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섯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슈퍼는 슈퍼라는 말에 무색하게 동네 구멍가게 정도의 규모인지도 모른다. 은동의 고모로부터 슈퍼를 이어서 하면서 고모의 비법이 담긴 노트를 보면서 계절, 시기에 맞춰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은동의 부모님과 부모님을 도우시는 할머니까지 분주하다. 그런 와중에 주변에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슈퍼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은동의 슈퍼보다 더 다양한 제품에 박리다매식 많은 물건들에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단골손님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 위기를 벗어나고 싶은 아빠는 '두부 한 모라도 배달'이라는 방법으로 탈출구를 만들려고 하지만 정말 두부 한 모만 주문하는 곳도 있어서 가족들이 배달에 묶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작은 빛을 따라서》의 주인공인 은동은 오랜 꿈인 배우가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연기 아카데미'에 가고 싶어 한다. 학원비를 모으기 위해 가족들 몰래 시작하게 된 할머니의 한글 수업을 통해 용돈을 모은다. 자신의 비밀 세계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해내가면서 학교 연극부에도 가입했다. 자신의 절친인 석희도 연극부에 들어오게 되고 심청전 오디션 날 외우지도 못한 대본을 들고 연기를 했음에도 심청이를 따낸 석희를 보면서 은동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던 오랜 신념과 연기라면 해낼 수 있겠다는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은동의 그런 흔들림에 더불어 슈퍼 매출조차 제대로 되지 않자, 트럭을 몰고 섬으로 물건을 팔러 가기 시작한 은동의 아빠. 여객선 사고는 당하지 않았으나 슈퍼가 흔들리는 것은 여전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조차 하지 못하고 슈퍼에 일손을 보태야 하는 은동. 그러면서도 다시 연기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은동의 곁에는 할머니가 계셨다.

위기의 순간 가족들은 똘똘 뭉쳤다. 자신보다 가족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한줄기 희망을 쫓아가는 모습을 연상케했다. 은동이 연기를 배우고 연기자로 성공했는지 알 수 없는 결말을 보이면서 작은 빛을 따라서는 마무리되었지만, 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은동이라면 배우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은동을 응원하게 된다. 작은 희망에도 그 희망을 쫓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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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트 구름 너머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탁경은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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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상실의 아픔에도 '나아감'을 선택하는 십 대들의 이야기

《오르트 구름 너머》는 탁경은 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다양한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겪어야 하는 시련과 함께 시련에 무너지는 것이 아닌 나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오르트 구름 너머 속의 아이들을 보면서 삶이 쉬운 것이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 어른이 되기만 하면 시련도 어려움도 없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줄 만 알았던 어른의 삶이, 사실은 그게 아니었음을. 하지만 시련보다는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 많음을 알기에, 그리고 희망하기에 우리는 나아갈 힘을 얻는 것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쌍둥이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성향을 지닌 소율과 지율. 과학자인 아빠가 우주로의 여행에 동행하려고 하는 소율. 한 번도 떨어져 있은 적이 없던 쌍둥이 자매는 그렇게 잠시 헤어진다. 6개월의 계획이 자동 항로 장치의 오류 때문에 3년으로 바뀌면서 지구의 시간은 20년을 흘러버린 지구에서 지율은 소율과 다른 모습으로, 그리고 다른 그리움을 안고 살았다. 그렇게 지율은 소율과 아빠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이다. 그런 지율을 보면서 사랑은 그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 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소율의 이야기를 담은 <오르트 구름 너머>였다.

남들보다 열성적으로 살아가는 엄마 덕분에 남들보다 많은 것을 배워왔던 가은의 삶에 변화가 생겼다. 엄마가 그곳으로 가고 난 뒤에야 엄마가 자신에게 보냈던 열정과 노력과 돈이 어디서 온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제야 엄마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엄마는 그곳에>였다. 친구들에게는 엄마가 유학 간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었기에 친한 친구인 윤아와의 우정과 신뢰마저 흔들리지만 가은은 엄마를 떠올린다. 그곳에서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가은의 마음을 편지에 남긴다.

동훈에게는 피아노 선생님이자 든든한 아군이었던 엄마가 쓰러지고 생활은 바뀌었다. 엄마의 병간호를 위해 학교를 쉬게 된 형조 차도 1년간의 간병 생활로 지쳐버리고, 아빠 또한 피아노를 보면 엄마가 떠오른다며 동훈에게 상의도 없이 팔아버리기까지 한다. 학교 수행평가 시간에 지유가 연주하는 <골든베릍 변주곡>을 들으면 엄마를 떠올리는 동훈에게 더 이상의 시련은 없기를 바라본다.

내전이나 전쟁,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식량난에 지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열리게 될 시드 볼트를 지키는 일을 하는 삼촌 덕분에 시드 볼트에 함께 일하고 있는 현준. 현준은 훔쳐 간 씨앗의 범인을 잡기 위해 용의자 중의 한 명인 AI 로봇 노아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잡게 된 범인은 다름 아닌 아빠였다. 시드 볼트에서 쫓겨날 각오까지 하면서 아빠를 붙잡은 현준. 그런 현준이 시드 볼트에 있다면 시드 볼트를 누구보다 잘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왕따를 경험해 보면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왕따 없는 학급이 될 거라는 의견으로 시작하게 된 왕따 놀이. 매일 한 명을 정해서 왕따가 되는 그 놀이는 단순히 놀이라고 하기에는 가혹해 보였다. 체육 수업이 있는 날 왕따를 할 순서라면 피구 공의 타깃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몸이 아픈 건 둘째치고 그 기억들이 지워질 수 있을까?

짧은 단편들 속에는 아이들이 겪는 아픔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누군가와 함께하다 홀로된다는 마음, 자신의 곁에 있던 엄마를 잃은 상실감, 지구의 기후 위기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상황까지.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희망이라는 빛으로 물들이고자 나아가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던 《오르트 구름 너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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