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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은, 나였다
곽세라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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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담담하게 쓴 투병기라니!
《나의 소원은, 나였다》의 첫 페이지를 읽었을 때, 에세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작가님의 이야기들이 소설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 들 정도로 이야기가 너무나도 담담하게 적혀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죽을 것을 알지만 그것이 추상적이고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닥터 커넬과 마주하여 이야기하는 순간들이 마치 작가님의 꿈속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삶의 마지막을 선고받을지도 모르는 순간 술을 마시고 의사와 마주하고, 종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슬픔이 아닌 자신의 몸에 있는 거대한 종양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하는 모습에 내가 더 당혹스러웠다. 어쩌면 그런 성격 덕분에 죽을 확률 앞에서도 수술을 선택하고, 그 수술 후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언제든지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지 살아있을 수 있다. 살아가기 위해 두려움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다. 두려워하면서, 슬퍼하면서, 상처를 안고서 우리는 이 여행을 해야 한다. p.215
수술을 통해서 길게 생겨버린 L자 흉터를 보면 자신이 살아있게 되었다는 증표로 여길 수 있는 마음, 럭키의 L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긍정적인 마음이 결국 수술 후 회복하시고 그런 일련의 일들을 글로 남길 수 있게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다가왔음에도 어느 누구에게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하는 순간들, 그리고 수술하고 나와서 홀로 병실에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순간들. 마치 내가 그곳에 누워있는 아픔을 느끼기도 했다.
고통의 순간들이 시적으로 다가올 수 없고, 자신의 고통을 누군가와 나눌 수도 없는 상황. 자신처럼 암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용기를 얻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더 소중하게 느껴질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새롭게 선물 받은 시간들 속에서 시작된 하루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결정으로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살고 계실 것만 같은 작가님.
책을 다 읽고 나니, 《나의 소원은, 나였다》라는 책의 제목이 더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나의 소원인지도 모르겠다.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나서 다시 찾은 '진짜 삶', 작가님의 새로운 인생 여행을 응원해 본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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