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여생 은행입니다
이누준 지음, 서지원 옮김 / 모노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명을 예치하는 여생은행에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누군가를 위해서 나의 생명을 양보할 수 있을까?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이 아픈 상황에 대신 아픈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 생각은 나를 보는 나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식의 목숨이 다급한 상황이 된다면, 나의 생명을 예치하고 싶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울 것이다. 작가님의 특이한 이력을 몰랐다면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셨을까 더 궁금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소위 N잡러라고 하시는 이누준 작가님은'노인돌봄 지원 전문원'이라는 직업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생과 사의 경계를 마주하셨기에 이번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실습을 나갔던 요양원에서의 시간은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이 들어감을 느끼는 동시에 나의 젊음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며, 나에게도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서 만나본 어르신의 죽음은 짧은 만남에서의 시간이었지만 충격이었다. 그런 죽음을 마주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님을 알게 되면서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잠시 자격증을 접어두고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 머물러있다.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 하나는 일하던 곳을 그만두게 된다. 잠시 쉴 거라는 말을 했지만, 이직을 알아보던 중에 우연히 들르게 된 여생은행은 전설로 느껴지던 뜬 소문이 아니었다. 절실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이곳은, 자신의 생명을 주고 싶은 누군가를 상담하면서 이루어진다. 하나가 처음 그곳에서의 일을 목격한 것은 손주에게 여생을 선물하고 싶은 노부부였다. 그곳에 방문한다고 해서 모두 여생을 예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생을 예치하게 되면, 여생을 예치하는 사람에게 병이 있는 경우 병까지 이관된다.
여생을 계약하러 온 사람이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여생은행에 방문한 기록은 지워진다.
누군가에게 여생을 주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게 되면 그것은 무효가 된다.
여생을 이관하고 나면 그 사람과 마지막 한 번만 만나야 한다.
여생을 받지 않겠다고 계약한 사람이 있다면 하루의 시간을 주고 거절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명을 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그런 순간에 자신의 생명을 주려는 의도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나는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상식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경우를 보게 되었다. 서로 한번 밖에 만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서도 서로에게 여생을 선물하려고 방문한 친구들, 자신의 엄마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여생을 맡기려고 하지만 미성년자인 고 하루는 혼자서 결정할 권리가 없었다. 보호자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고 하루가 그동안 몰랐던 진실과 마주했을 때의 슬픔과 오해가 풀리는 순간은 감동으로 와닿았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여생 크라우드 펀딩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끌어나가는 속에서 나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또한 위로받는 힐링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의의 형태
홍정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섯 개의 사건, 여섯 개의 미궁, 그리고 여섯 개의 살의

살의,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증오. 그런 마음을 느낀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책의 띠지에 적혀있듯이,
누구나 한 번쯤 살의를 꿈꾼다. 실행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일 뿐.
누군가를 증오하고 죽이고 싶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더욱 이해가 갈 살의의 형태를 만났다. 범죄 이야기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이 즐비하는 가운데 그 프로그램들을 보다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살의도 인간의 욕망, 이기심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된다. 살의의 형태 또한 우리의 그런 이기심을 보여주면서도 예상치 못한 작가님의 트릭과 마주하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리뷰어이자 소설가라고 소개하신 소개 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자신이 읽은 글에 대한 느낌을 남기시는 홍정기 작가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볼 때 소설을 즐기면서 자신의 소설을 쓰고 계시는 작가님이시라 동경의 대상이시다. 전작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트릭으로 반적을 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 작가님의 이력에 맞춰진 한편의 살의가 작가님의 전작을 읽은 입장에서는 조금은 색달랐다. 직설적인 표현과 반전을 꾀하는 작가님도 이런 감정을 실제로 느끼셨던 것일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마치 실제로 작가님께서 이런 일까지 하셨던 것처럼 ' 픽션이 아닌 실화임을 언급합니다.'라는 구절만으로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영광의 살의>는 실제로 누군가의 작품을 가져가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출판하는 사람이 정말 있다면, 아니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을지 가늠해 볼 수 없는 시간을 함께 한 작품이 누군가에게 도둑맞는다면 어떨까? 충분히 살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인생을 바꾸어줄 작품으로 화려하게 데뷔하고팠던 신인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아이디어를 훔쳐 작품을 출간한 박하나를 향한 살의. 그런 작품에 대한 살의를 느끼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도 전에 죽이고 싶었던 마음.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줄 살인을 져질렀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과 마주한다면 어떨까? 자신의 살의 기록마저 남겨 소설로 출간하고 싶었던 소설가 지망생 A와 B의 마음이 이해가 갔던 소설이었다.

여섯 가지 사건 중에서 세 가지 사건에 등장하는 형사 영섭과 그의 파트너 우성은 작가님 다음 작품에도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긴다. 일에 쫓겨 두 딸들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던 영섭은 딸들을 돌보다 같은 아파트에 발생한 사건에 관심이 생겨 그 사건의 주변 인물들 조사를 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 피해자의 모습에서 기이함을 느끼고 주변 인물들을 수사하던 와중에 알게 된 진실과 범인은 지금의 현대사회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층간 소음만으로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 갈등이 심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였어도 살의를 느꼈을 것 같은 소재를 선택하여 풀어나가신 작가님의 이야기에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작처럼 <보이지 않는 살의>에서는 작가님의 작품을 언급해서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반가움을 선사했다. 작가님의 작품 스타일이 가장 강했던 살의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살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목처럼 인간의 시기, 질투는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시기의 살의>는 제목에서 예상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시에 우리가 이용하는 중고 앱과 함께 범죄를 엮어낸 이야기였다. 동시에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할지라도 상대방이 모르는 질투심은 살의마저 느끼게 한다는 섬뜩함을 가져다준 이야기였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은 내년에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과 내년을 기다리게 되는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던 《살의의 형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계인 세쌍둥이 지구에 떨어지다 - 표현력 편 교과서가 술술 읽히는 문해력 동화 1
현민 지음, 이경석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계인 세쌍둥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외계인 세쌍둥이 지구에 떨어지다는 <교과서가 술술 읽히는 문해력 동화>시리즈이다.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서 속담이나 관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책을 읽거나 생활하다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고 결국 공부에 대한 흥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보다 재밌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의 형식으로 문해력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외계인 세쌍둥이 지구에 떨어지다》이다.

텔레파시로 소통하는 아라별에 사는 외계인들이 K-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서 지구로 왔다. 지구에서 한글을 배우기 전 한국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학습해 어느 정도 한국어로 소통하던 그들이지만 정확하게 쓰이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지(한국)에 올 수밖에 없었던 외계인 세쌍둥이는 할머니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K-프로젝트 성공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다짐을 하는 가족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는 세나는 아이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많다.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보니 각각의 단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세나는 더욱 힘들다. 몸이 무겁다고 느껴지는 친구들은 준비운동으로 몸을 가볍게 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준비운동만으로 몸무게가 달라지냐고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는 세나의 모습에 선생님과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지기까지 한다. 피곤하여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몸이 무겁다'라고 하는 것을 세나는 몸무게로 이해했던 것이다.

그런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자주 반복되지만 세나는 최선을 다한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관용적 표현은 바이오 워치에게 물어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세나의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때로는 노력으로도 해결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 세나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읽는 아이들도 함께 표현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모아서 적어둔 <세나의 표현력 비밀 노트>를 통해 각 에피소드에 등장한 표현력이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자신이 모르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고 빈칸 채우기를 통해 자신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세쌍둥이들은 각각 다른 역할을 맡고 있었다. 세나는 학교생활을 통해서 언어표현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어휘 수집 담당을, 라라는 효율적인 독서법을, 다다는 바르게 고쳐야 하는 말을 수집하고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세나의 모습이 주로 나오면서 세나가 알려주는 표현법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관용표현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세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K-프로젝트를 파괴시키기 위해 늑대 행성에서 온 우주해적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났다. 우주해적은 세나를 어떻게 방해하고, 세나는 어떻게 막아낼지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효율적인 독서법이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이들의 독서가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효율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방법을 얼른 읽어보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와의 사랑 뒤에 남은 무수히 많은 불가사의함, 《이토록 완벽한 실종》

올리비아가 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어땠을까? 부유하게 자라온 올리비아, 그녀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만나게 된 딘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그와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진다. 딘은 올리비아에게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올리비아는 딘의 말에 많은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로 사랑을 이어가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심리상담사였던 딘은 자신이 어릴 적부터 하고자 했던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올리비아와 만나면서 이루게 된다.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하면서 경제적인 지원을 끊지만 두 사람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딘은 올리비아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올리비아를 만나기 전 만나고 있었던 여자 멜리니, 자신의 환자에게 성적 전이를 느끼게 된다. 상호 간의 감정이었으나 직업적으로는 불법이었다고 하는 그 일은 비밀에 부쳐진 채로 두 사람만이 아는 관계였다. 하지만 그 관계 역시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 올리비아가 알게 된다.

올리비아가 아기를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비행을 가게 된 딘에게 빨리 돌아오라고 했던 그 밤,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비행기가 추락했다면 잔해가 남았어야 했지만 그런 잔해조차 남기지 않은 채로 사라져버린 딘. 남편을 잃은 슬픔과 자신이 그에게 했던 마지막 말을 후회하며 그렇게 슬픔 속에 있던 올리비아는 그가 사라지고 나서 임신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아이가 채워주었다. 그것을 다 채울 수 없었겠지만 사라진 딘을 생각하며,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딸 로즈를 키워나갔다.

올리비아가 홀로 로즈를 키울 때 도움이 받게 된 전 남자친구인 가브리엘. 그에게 다시 애정을 느끼게 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두 사람은 너무나도 다정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런 평화로움을 뒤흔든 것은 두 형사의 방문이었다. 숲속에서 발견된 시체인 멜라니와 딘의 관계를 의심하며 DNA 정보를 요구하게 되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가브리엘 또한 불안하기만 하다. 어딘가 살아있다 다시 나타나 올리비아와 떠나버릴까 봐 불안한 그의 마음을 올리비아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조금 더 사랑이 두터워진다.

사라져버린 딘,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 그의 DNA를 가지고 있는 로즈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등록했던 DNA 정보로 찾게 된 자매 수지. 과연 로즈와 수지는 자매 사이일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그 이야기를 들은 올리비아는 또다시 충격을 받게 되고 곁에 있는 가브리엘 또한 불안해진다. 이들은 어떤 결론을 맞이하게 될지 미스터리한 그 자체였던 로맨스 소설 이토록 《완벽한 실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먼 빛들 - 앤드 연작소설
최유안 지음 / &(앤드)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계를 구성하는 전문가, 행정가, 실연자의 각기 다른 입장과 시각을 예리하고 차분하게 묘사한 리얼 다큐

《먼 빛들》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조용하지만 담대하게 현실을 밟아가는 대학교수 여은경, 정치조직 논리와 평범한 직업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행정가 최민선, 자유로운 창작을 꿈꾸지만 관가의 행정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전시기획자 표초희. 세 사람이 각자 처해있는 치열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현실에서 자신만의 빛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교수를 했지만 나이 드신 어머니가 편찮아지신 것이 신경 쓰였던 여은경은 오랜 자유로운 생활을 청산하고 부모님과 다시 살게 된다. 개강하기 전 방문한 곳의 느낌은 그다지 살갑지 않았다. 여은경은 모든 것이 운명처럼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 생각하는 반면 그녀의 아버지는 그것이 타인의 고마움으로만 해석되는 것이 불편했다. 늦은 밤 목격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목격하고 그것에 대한 것을 개선하고자 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목격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은경에게 개선할 수 있는 힘이라는 빛이 비친다.

삶이란 선택과 선택에 의한 책임, 오직 두 가지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최민선은 출세욕이 없는 인물로 보였다. 그러던 그녀에게 자신도 모르는 출세욕을 느끼게 해주는 제의를 받게 되고 어린 나이에 센터장이라는 직위에 오르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소문과 상사의 알 수 없는 의도에 순간순간 혼란스럽기만 하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사의 의도를 알려주며 자신의 편인 듯 다정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결국 자신에게 얻을 게 있기 때문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최민선에게는 자신이 나아가야 할 삶의 빛이 보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전시가 아닌 결재가 떨어져야만 전시를 할 수 있는 전시기획자인 표초희는 직접 이사장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삶에 대해 생각한다. 계산적이고 화려한 삶을 추구하는 윤재와 다르게 자시 삶을 나아갈 뿐이라고 여기던 초희. 그렇게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녀의 앞에 인턴으로 근무하는 민혁에게는 미술을 초희의 논문으로 배워왔기에 특별했으리라. 그런 민혁이 초희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 그녀의 삶에도 빛이 비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사람이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들이 있었다. 초희가 내건 전시회에 모이게 되는 세 사람, 하지만 어떤 일면식도 없이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찾아온 여은경과 최민선. 그녀들은 표초희가 내건 공생의 주제에 맞춰 전시된 작품들이 어떻게 다가왔을지 궁금해진다. 그러면서도 나의 삶을 응원해주고 빛이 되어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먼 빛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