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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
김묘원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7월
평점 :
스스로를 '잘못되어 있다'거 생각해 자신을 미로에 가두려고 하는 채경.
기억도, 경험도, 감정도, 자신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 언니와 대화하기 위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마련하는 지후.
서로 '약속'을 잡은 시간에만 만나 일상의 소소한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채경과 지후. 가까우면서도 먼, 멀고도 가까운 두 자매의 관계와 성장을 다룬 연작 미스터리.
채경과 지후는 남들과는 다른 모습의 가정이다. 엄마와 아빠가 재혼을 하면서 가족으로 되어진 남남인 사이랄까. 그런 와중에 채경은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약속'을 잡아야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한명만 만나는 채경. 그런 채경과 만나기 위해서인지 특이한 사건이 발생할 때면 관심을 가지거나 지후에게 의뢰가 들어오고 그 의뢰에 대한 것을 채경과 의논하는 지후. 지후와 채경의 모습이 단순히 탐정놀이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알 수 없는 십대의 모습인가 하는 생각에 착찹하기도 했다. 십대의 감정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달까.
음악실에 놓인 기묘한 고양이 제단. 고양이 제단에 대한 소문은 무성해지고 그 제단이 누군가에게 보내는 저주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지후는 그것에 대해 알아보면서 채경에게 의논을 하게 된다. 제단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양이가 떠올랐는데 제단 위의 고양이 이외의 다른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떡볶이집 남자애.
먹이의 이름을 가진 고양이, 귀한 자식 일부러 못난 이름 지어주는 것처럼, 저승사자의 명부에 올라도 헷갈리도록, 병아리는 결국 죽음을 면하진 못했지만 참새는 확실하게 지킬수 있도록. 나로서는, 마음에 든다. p.67
"난 몰라. 밝히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나 보지. 너처럼. 너도 왜 걔를 찾는지 얘기 안했잖아. 자기 패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상대방 패를 읽을 수 없어. 아니, 나한테 얘기하라는 게 아니라. 남의 비밀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야. " p.103 '모두의 약점'
누군가 보지 말았으면 하는 일을 목격한 듯 하여 거기에 대한 변명이라도 하기 위해, 혹은 진실을 이야기 하기 위해 그 사람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는 지후와 하리. 결국 진실 마주했을 때는 그 사람의 약점을 알게 된 순간이었고, 지후도 그 약점을 알게 되고 자신의 약점을 하나정도 들려주고 말았다.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한 채 '약속'에 묶여 만나야 했던 두사람. 그리고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기에 나눌 수 있었던 대화들. 하지만 몇 개의 사건을 겪으면서 둘은 혼란스러워지고 변화를 하게 되는 듯 보였다. 자신이 남들과 다른 감정을 가졌기에 비정상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미로에 가둔채로 지내던 채경은 지후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게 되고, 채경과 만나기 위해 흥미로워보이는 사건에 접근하던 지후는 결국 채경과 아무연관이 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변화하려 한다. '약속'을 하고 만나던 채경에게 다음에는 과자와 다른 음료를 준비할 테니 자신의 방에서 만나자고 제의를 하는 지후와 그러겠노라고 대답하는 채경의 모습에서 조금은 변화하려는 두 자매의 모습이 느껴졌다.
십대인 채경과 지후의 짧은 미스터리 연작으로 이루어진 고양이의 제단을 읽고 나니 두 인물에 대한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두사람은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그런 두 자매의 모습을 작가님이 속편으로 써주셔도 좋을꺼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