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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 - 제26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윤순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2월
평점 :
구멍난 욕망을 안고 없는 길을 만들며 경계를 넘어온 이들 그 뜨겁고 시린, 멀고 먼 도정의 족적 《여름 손님》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된 윤순례 작가님의 소설인 《여름 손님》에 나오는 인물들은 탈북민들이었다. 북한을 떠나 각 나라로 흩어져 뿌리내리려하고 있다. 처음에 이 소설을 접했을때는 단편 소설들로 묶인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각각의 인물들은 끊어진 인연들같았다.
사과밭 삼만 평을 가진 한국 남자와 재혼한 선숙 언니는 완벽한 농사꾼이 되어, 뽀얀 피부 대신 검은 피부를 가지게 되었으나 가진것 많은 한국 남자 덕분에 두고온 딸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돈이 생겼지만 여자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탈북하는 중에 밀림속에서 묻고 온 아이만 떠오를 뿐이다. 그런 여자의 마음도 알지 못한채, 함께 탈북을 한 철진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선숙. 어쩌면 자신의 힘든 기억들을 잊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중국 훈춘, 늦은 밤 투숙한 손님의 커피 부탁으로 마주하게 된 화은은 이름 모를이와 여러 밤을 보내게 된다. 그의 이름 조차 알지 못했지만 유명한 사진작가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고, 그가 보였던 행동들이 이해가 가는 화은. 그러면서도 오색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던 그에게 묻고 싶어한다. 그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여름 손님》은 탈북민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정착하는 삶이 순탄하지 않을것이다. 그래서인지 차분하거나 무거운 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언제 기쁨을 느꼈을까? '바람빛 자장가'에 나오는 화은은 그와 밤을 보내고, 그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오색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님께서는 주방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 속에서 커피 원투를 가는 것이라고 하신다. 나의 삶에서, 나의 하루에서의 기쁨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떤 순간에 기쁨을 느끼며 내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커피향을 맡으며 창밖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거나, 잠든 아이와 고양이들을 볼 때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듯 하다. 삶에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없다면 말하고 싶다. 기쁨은 그렇게 거창한 순간에 나오는 것만은 아니라고. 아주 사소한 순간에 찾아온다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라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