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끼의 비밀 처방전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9
서민 지음, 김보라 그림 / 리틀씨앤톡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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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간절한 소원과 옥토끼가 건네주는 달빛 처방전

어른이 된 지금은 집에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나의 일정보다는 아이들의 일정과 남편에 맞춰진 생활을 하다 보니 인간관계가 좁아졌다.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커 갈수록 쉽지 않았기에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친구관계에 관한 책이 출간되면 찾아오곤 한다. 아이의 연령과 맞지 않더라도 찾아서 읽으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큰아이는 이제 내년이면 중학생이라 그런지 친구에 대한 개념이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반에 있다고 해서 다 친구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함께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만 친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친구가 많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이기도 하기에 아이의 생각이 자랐음을 느끼는 동시에 상처를 받기도 했음이 느껴져 안타깝기도 하다.

《옥토끼의 비밀 처방전》의 주인공인 솔이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이사하기 전에는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친구와의 오해로 다가가는 것이 어려워진 솔이. 그런 솔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남동생 지한이의 말에 화가 나서 친구가 많다는 말을 하고 만다. 그 후부터 솔이의 걱정은 계속되고, 달님에게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3학년이 되어 자기소개 시간조차 제대로 소개할 수 없었던 솔이는 자신의 앞자리에 앉은 주하와 통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주하와 친구가 되고 싶어졌다. 그렇게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더니 자칭 '달나라 최고 닥터 옥토끼님'이 내려와 솔이에게 달빛 처방전을 준다. 솔이는 주하와 친구가 되기 위해 처방전에 적힌 대로 준비하게 되고 약을 먹게 된다.

솔이는 옥토끼에게 처방받은 약을 먹고 주하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친구는 무엇일까? 친구의 호감을 얻기 위해 선물을 건네고 듣기 좋아하는 말만 해주는 관계일까? 진정한 친구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아이와 나눌 수 있었던 《옥토끼의 비밀 처방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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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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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이야기로 꾸며진 오직 하나의 작품만 전시하는 공간, 랑데부 미술관

미술에 대해 알지 못하기에 미술관에 방문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곤 한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아이의 거침없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워지면서 나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마주하는 태도를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이라면 어렵다거나 주눅 들지 않고 방문할 수 있을 거 같다.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은 신청자들의 사연을 기반으로 미술관 소속 작가가 오직 하나인 미술작품을 완성하여 일정 기간 동안 전시관에 전시를 하게 된다. 미술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신청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들, 그리고 그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남기는 사람들의 방명록. 그것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었다. 사연을 신청하는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는 힘이 있었다.

아나운서가 되고자 지원했다가 미술관으로 취직하게 된 호수에게는 이런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의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 특히나 미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던 그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신청자들과 작품을 보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호수는 어느새 자신의 이름처럼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생겨났다.

아내를 사별한 이후 외로움은 깊어지던 춘호가 살고 있는 빌라에 이사 온 젊은 신혼부부로 고요하던 시간은 시끄러움으로 변해버렸다. 방해받고 싶지 않아 찾아간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에 자신의 사연을 남기고 오는 그는 자신의 사연이 채택되고 만나게 될 작품을 위해 사진을 찾으면서 오랜만에 즐거움을 느낀다. 이렇듯 사연의 신청자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아버지와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하는 국밥집을 아들이 대를 이어서 하지 않기를 바라다보니 아들이 만든 국밥을 먹어보지 않던 엄마도 우연한 계기로 그 맛을 보게 만든다. 단순히 그것은 국밥이 아니었기에 엄마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그 힘을 전해주는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의 전시 작품은 사연 신청자 뿐만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도 여운을 남긴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작품을 통해 위로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 작품을 만들면서 마음을 전할 수 있었기에 스스로 따스함을 느꼈던 화가. 그리고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따스함을 받을 수 있었던 독자까지. 채기성 작가님이 전해주신 따스함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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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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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희진이 맞닥뜨린 기상천외한 사건, 그 끝에서 마주할 삶의 진실은 무엇일까?

채널명은 비밀입니다라는 제목만으로 단순하게 유튜브 채널을 떠올렸다. 하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신비한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텔레비전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텔레비전에 몰입하는 모습에 어른들이 '그 속으로 들어가라'라며 푸념하시던 말이 하나의 현실로 존재하는 세상을 만났다.

희진은 오늘 중간고사 시험을 마쳤지만 쉬지 않고 독서실로 향한다. 그런 희진을 보는 희진의 엄마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희진은 엄마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끊기지 않고 보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을 하자 수긍하고 만다. 희진은 왜 이토록 성적에 예민하고 집착하게 된 것일까? 아빠라는 존재를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희진에게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방패막과도 같은 것이었다. 왕따를 경험하는 속에서도 공부를 잘하게 되었을 때 자신을 대하는 반응이 달라지자 희진은 그렇게 공부에 집착했다.

희진의 엄마 미영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텔레비전 앞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희진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런 모습을 보는 희진의 할아버지조차 같은 심정이었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할아버지를 위한 마음으로 더 노력하는 희진. 잠을 설치다 깬 어느 밤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다. 모니터링 일을 하게 되었다는 엄마의 이야기에 놀랐던 희진은 그 놀라움 이후에 엄마가 텔레비전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더 커진 놀라움의 연속 속에서 두 세계를 오가는 엄마의 모습에 엄마는 어떤 세계에서의 생활이 진짜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전학생 소미의 존재가 희진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어릴 적 윤아의 친구였다는 소미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댄다. 밝은 윤아를 걱정하는 소미를 보면서 불편했던 희진은 소미에게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미는 윤아를 잃지 않기를 부탁한다. 윤아가 결석한 그날, 윤아의 심상치 않은 문자에 희진은 수행평가 도중 윤아의 집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희진과 상우는 윤아를 지켜낼 수 있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실패의 쓴맛을 연거푸 느끼다 세상 밖으로 갈 용기를 내지 못했던 미영은 두 세계를 오고 가면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희진은 그런 미영을 보면서 자신에게 무관심하던 모습에 야속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변화해가는 엄마의 모습이 반갑게 느껴진다. 지금의 이 세계가 아닌 내가 있는 다른 세계가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세계에 내가 가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채널명은 비밀입니다였다.

우주로 가는 계단, 무스키의 저자이신 전수경 작가님의 첫 청소년 장편 소설인 채널명은 비밀입니다을 통해서 세계를 넘나드는 현실이 아닌 판타지 세상을 만나는 동시에 청소년들이 가지는 고민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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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알을 낳았어요 즐거운 그림책 여행 29
양정숙 지음, 전미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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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둔 유정란에서 병아리 까망이가 태어났다고? 천방지축 까망이가 엄마가 되는 이야기

어릴 적 집에서 강아지, 염소, 소, 닭을 키우며 동물들이 커가는 과정을 눈으로 보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기 고양이가 성묘로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모든 동물들의 커가는 과정을 보여줄 수 없기에 책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와! 알을 낳았어요》에서는 더운 날씨로 인해 베란다에 둔 유정란 한판에서 한 마리 병아리가 깨어났다. 날씨가 얼마나 더웠으면 유정란이 태어났을까 싶기도 하면서, 부화기가 아닌 자연상태로의 탄생에 신비로움은 더 커졌다. 병아리를 보고 키우고 싶다고 하는 현수와 다르게 엄마는 키울 수 없다고 반대한다. 하지만 현수의 해맑은 모습에 결국 엄마도 허락을 한 듯 스티로폼 상자를 가지고 와서 병아리의 집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까망이라는 이름도 지어준다.

까망이는 현수의 사랑을 받고 탈 없이 자란다. 학교에 다녀오면 언제나 까망이와 함께 하는 현수. 그런 현수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집으로 돌아와 까망이를 부르면 달려오는 까망이의 모습도 신기하기만 하다.

점점 커지는 까망이의 모습에 현수는 엄마와 함께 더 큰상자를 가지고 와서 까망이의 집을 만들어주지만 까망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그러다 그곳에서 탈출해서 나온 까망이는 집을 엉망으로 만들게 되고, 엄마는 화가 난다. 지금이라도 다른 곳에서 키우자고 하는 엄마 앞에서 울음을 터트린 현수. 결국 엄마는 현수가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어른 닭이 된 까망이. 어느 날 현수가 까망이를 불러도 나오지 않더니'꾸우꾸우'로리를 내며 에어컨 뒤에서 나오는 까망이. 까망이는 그곳에서 무엇을 했을까요?

우연히 베란다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소중하게 아끼면서 기르는 현수의 마음. 그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연신 미소를 지으면서 보았던 《와! 알을 낳았어요》였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현수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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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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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자살 사건에 휘말린 최면술사의 미스터리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방의 마음을 다독이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면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최면에 의해 숨기고 싶은 아픔과 마주하고 치료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은 지울 수 없다.

《최면술사의 시대》에 등장하는 최면술사 T는 최면술사 중에서도 높은 레벨로 공리청에 소속되어 있다. 공리청 소속인 그가 공리청의 지시로 가게 된 이곳은 복지 행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독립적인 공리청이 '노인을 위한 최면 복지'를 신경 쓴다는 것 또한 이례적이었다. 새롭게 부임하게 된 곳의 첫 피술자 박련섬 할머니의 죽음은 T를 흔들어놓았다. 자살이라 하기에도 사고라고 하기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박련섬 할머니는 처음부터 최면에 대해서 부정적이었고, T를 믿지 않았다. T가 박련섬 할머니를 대면할 수 있었던 것은 최면술사와 만나지 않으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 때문이었다. 그런 잘못된 설명이 없었다면 만나지도 않았을 두 사람이지만, 할머니를 대하는 T의 진심에 마음을 열고 최면을 경험해 보게 된 것이었다. 최면을 거는 과정에서 무엇인가 실수가 없었는지 자신이 녹화한 영상을 확인해 보지만 T는 속시원히 답을 찾지 못한다.

할머니의 죽음에 누군가 책임이 있다면 할머니 주변에서 일어난 변화에서 시작해야 할 테니까. p.82

그렇게 시작된 하나의 불신은 또 다른 피술자의 사고사로 인해 더욱 T를 혼란스럽게 했다. 두 개의 사건과 연관된 최면술사인 S802를 미행까지 해보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다. 두 피술자와 연관된 자료에서 자신이 작성하지 않은 서류를 발견하면서 미심쩍은 일들만 반복되던 중 예기치 않게 진실의 빛이 드리워진다.

알레스 구트는 허상일 분이다. 죽음은 아름답다고만 할 수 없는, 목표가 되어서도 안되는, 단지 삶의 종착점이다. p.215

삶은 언제나 죽음의 이면에 있듯이,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우리에게 죽음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런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최면술사 T를 따라 마주한 진실은 우리에게도 충격과 반전임은 틀림없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복지를 앞세우던 최면술, 과연 그것이 정령 복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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