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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우봉규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13년 6월
평점 :
엄마라는 그 단어. 그 단어는 따스하면서도 애틋하고 짠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자식들을 위해서 고생해 주시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아기를 낳아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가 얼마나 대단하셨는지, 얼마나 고생하시면서 나를 이만큼 키워주셨는지 생각하게 된다. 철없는 딸을 시집보내시면서 우시던 결혼식 날 나도 엄마를 보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오랜 진통을 겪었음에도 아이가 위험할 지도 모른다는 말에 수술로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얻은 내 소중한 아기가 지금은 10개월이 접어들어 벽을 잡고 서고 걸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고 엄마가 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 아기가 젤 먼저 했던 말이 엄마이고, 울면서도 엄마를 부르짖듯이 나도 무언가에 놀라면 무의식 중에 엄마를 외치곤 한다. 그렇듯 엄마는 내게 소중하고 죄송스럽고 고마우신 분이다.
"새엄마"에서의 인수에게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을 잡아 주시면서 언제까지고 옆에 있어줄 꺼라던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자, 인수 곁에는 아버지와 강아지인 몽치만이 있었다. 친구들에게도 곁을 주지 않던 인수. 그런 인수에게 새엄마가 생겼고, 여동생도 생겼다. 갑자기 자신의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엄마라고 부르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지만 유리의 엄마는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았다. 단지 인수를 챙기면서 마음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지켜보고 있을줄만 알았던 엄마가 점점 삐뚤어질 듯이 굴고 유리에게도 함부로 대하자 단호한 자세로 매를 든다. 인수에게 그 매는 사랑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신의 소중한 친구의 아들인 인수를 자신의 아들로 키우려고 마음을 먹고 키우면서 바르게 자라라고 때린 그 매는 가슴에 멍으로 다가왔을것이다.
인수의 삐뚤어짐은 극에 달하고 아버지도 인수의 태도에 화가 나셔서 때리기까지 했다. 가족사진 촬영을 하자는 아버지의 말에도 삐뚤어지던 인수. 만약 새엄마가 단호하게 찍어야한다고 인수에게 얘기하지 않았다면 네 사람은 진정한 가족이 되지 못했을것이다. 그런 엄마의 단호함과 정성으로 인수의 마음이 열린 것일까. 아버지의 전근으로 함께 전학을 가겠다고 따라나섰던 인수는 다시 유리와 새엄마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세식구가 생활하고 예기치 않은 아버지의 사고로 집안 살림이 힘들어지자 어머니는 풀빵 장사를 하게 된다. 풀빵 장사를 하는 엄마를 외면하던 인수는 비오는 날 풀빵 리어카를 치우려는 단속반 아저씨들과 그걸 잡고 있는 엄마에게 달려들면서 인수는
「 "우리 엄마 건드리지 말아요!" 」
라고 하면서 엄마의 품에 안긴다.
이제 새엄마가 아닌 엄마가 된 것이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는 아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으로 기른 엄마에게 마음을 연 인수. 그리고 아버지와 유리. 몽치까지.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서로 안는 장면에서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엄마는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인내하면서 희생한다고. 그러기에 엄마는 위대하다며 아기를 낳기 전에는 그게 너무나 당연하듯 생각해온 나 조자도. 아기를 키우면서 나의 하루가 아기에게 할애되고, 나의 시간은 없어지다 보니 조금은 우울하기도 했었다. 나를 위한 인생이 아니라 아기를 위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아서. 하지만 아기가 자라는 동안에는 아기를 위한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야겟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그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도 않을뿐더러 훌쩍 커 버린 아이와는 이렇게 하루종일 부대끼는 시간이 없을테니 말이다. 오늘 하루도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으로 보낼 수 있게 엄마라는 이름으로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