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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게 어때서
로빈순 지음 / 동아일보사 / 2017년 4월
평점 :
올해는 이것을 배워봐야지 저곳을 가봐야지 살을빼봐야지
이런 결심만 몇해째 그대로 살고있는 늘 자리에서 같은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쓰윽 갈것 같다.
'평범한 게 어때서'
때로는 나도 화려하게 변신도 해 보고 싶었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멋진 사람과 쿨한 연애를 즐겨보고 싶단 생각이 없던것도 아니지만,
평범하고 소심한 성격탓에 아무것도 도전해보지 못하고 20대를 보내버린것이 사뭇 아쉽기만하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남들 대학갈때 대학가고 결혼할때 결혼하고 애낳을때 애낳고
늘상 망하는 다이어트에 매일 새롭게 도전하며
일일드라마와 웹툰, 쇼핑에 열광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즐기며 사는
이런 평범하게 사는 삶은 얼마나 어려운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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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게 어때서?
아무리 평범한 나도 내 삶 속에서는 엄연한 주인공이다. -p.056
책의 저자는 쌍둥이를 가진 평범한 40대 직장맘인데, 작가의 연배며 감정상태가 보통수준으로 꾸준하신 남편의 성격과 아이들 그외 생활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라 왠지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커피숍 가는 횟수를 줄여보기 위해 속으로 몇번이고 다짐을 하고 비오는 날에는 월차를 쓰고
싶어하는 마음, 게다가 손그림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는 어쩜 그렇게 나를 꼭 닮았는지....
나만 닮았다고 느끼는 걸까? 아니면 다들 그렇게 비슷비슷하게 사는걸까?
투덜거릴 것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다 그렇게 살고 있는 걸. -p.193
마치 인터넷 웹툰처럼 한번 보고 스쳐갈만한 가벼운 내용들이지만,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가며 평범하게 사는 날들속에서
어떤날에는 속상하고 어떤날에는 우울했던 나를
'괜찮아, 너만 그런게 아니야' 하며 위로해주는 것같아서 너무 고마운 책이였다.
출근길에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문든 '내가 언제 사십 대가 되었지?'라고 생각했다. 우습지만 잠시 놀랐다. -p.232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되었던 페이지는 아무래도 아이들 이야기 부분.
아이들을 낳기 전에도 잘 살았지만, 이제는 아이들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없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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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왕창끼고 내 집 마련한 이야기나 노후를 걱정하는 이야기도 공감이 마구 되었다.
마지막은 40대가 가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버킷 리스트가 나오는데, 머릿속으로만 떠올렸던 내용들을 이렇게 정리하고 메모해서
실천으로 옮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에 지친 마음을 힐링하고 싶은 3,40대 '평범한' 직장맘에게 이 책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