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해졌다 창의성을 키우는 어린이시 지침서 1
최은수 지음 / 렛츠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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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에서는 일년에 한 번씩 학교 신문을 만들고 있는데, 매년 동시를 지어 이름을 올리는 아이의 친구가 있어서 하루는 그 아이 엄마를 만나 어쩌면 그렇게 동시를 잘 짓냐고 물었더니 평소에 엉뚱한 상상을 자주 한다고 알려주더라구요.

동시를 짓는다는건 그저 글을 적는다는 것과 달리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다는 차이가 있는것 같아서 저희 아이들도 동시와 좀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해봤어요.

'멍해졌다'

이 책이 다른 동시집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동시를 엮은 책이라는 점이예요. 

보통의 동시집은 어른들이 아이들 생각을 상상하거나 어린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을 담곤하는데 이건 순수하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속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답니다.

 

바다구경 -광양중진초등학교 2학년 3반 손권

 

제주도 갈때

배를 탔다

 

바다만 보여

언제 도착할지

피곤하다

 

소시지나 먹다가

자야지

 

그런데 잠은 안오고

바다구경만 했다

 

멍 해졌다

 

삐뚤빼뚤 아이들의 손으로 쓰여진 동시와 직접그린 그림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아이가 배를타고 제주도 가는 길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들었는지 상상하게 된달까요.

 

마지막 '멍해졌다'에서 눈을 감았다 떠도 같은 풍경이 계속 나오면,

무료함이 마음을 점령하고

몸과 마음, 머릿속 경계까지 흐려지고 의식이 있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상태에 빠집니다.

 

동시 오른편에는 동시를 엮은 선생님의 간략한 설명이 붙여 있어서 아이의 마음이 더 생생하게 그려졌어요. 어제 책상에 함께 앉아 아이와 시를 읽었는데, 저희가 가장 재미나게 읽은 동시는 '엄마'라는 시였어요.

아이는 매일 아침 나를 학교에 옮겨주니 엄마가 코끼리 같다는 표현에 웃었고, 저는 힘이 빠진 엄마의 모습에 아이가 내일 아침은 가벼워져야겠다는 부분이 기특해서 웃었네요.

또 '돈'이라는 시도 너무나 재미나더라구요.

 

길에서
1000원을 주웠다

우와 이런 행운이

 

저희 아이가 이게 시냐고 막 웃더니 자기도 만원을 주운적이 있다고 우와 대박이다~ 이렇게 짓겠다고 하는거예요 ^^ 그런데 그 뒤에는 더 재미난 내용이 나와요. 주운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할지몰라 안절부절하는 내용이요.

주머니에 넣었다가 가방에 넣었다가 그것도 안심하지 못해서 자기가 베고자는 베게잎에 넣어두죠.

저는 자신이 매일밤 잠드는 그곳이 이 시를 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안심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책을 엮은 선생님은 주운 돈은 단지 천 원이 아니라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고 표현해 주시더라구요. 베게잎에 넣어 그 행운을 꿈 속까지 이어가려한다구요~

이렇게 아이의 시 뿐 아니라 덧붙여진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더 재밌게 봤어요.

 

전부터 아이는 동시짓기는 책읽고 줄거리를 축약해야하는 독서록 쓰기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는데 이 책을 보고는 시 짓는거 별거아니네! 하더라구요. 글씨도 자기가 더 예쁘게 잘 쓸수 있겠대요.

동시짓기가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편견을 같은 나이또래의 친구가 적은 글을 보고 싹~없앤것 같아 이 책을 권해보길 참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어린이시 창작은 놀이처럼 자유롭게 시도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며 집중력과 사고력을 심화시킬수도 있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진실해지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는 작가의 말을 책을 읽으면서 이해했어요.

오늘부터라도 아이에게 솔직한 자신의 느낌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은 글에 담아보도록 유도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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