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걸음 - 순우리말 동시집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3
김미영 지음, 배정희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저학년이라 숙제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가끔 동시와 그림을 한 페이지에 담은 시화를 숙제로 받으면 너무 힘들었다. 아이가 원체 그림 그리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동시 짓는것도 무척 어려워 하기 때문이다.

엄마 생각에는 한 장의 완성된 그림이나 작품 만들기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 동시가 어려운건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일까 싶어 이번 기회에 동시 책을 한번 같이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 했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종류의 책들 중에서 이 책 '우산걸음'을 선택한 이유는 '순우리말'을 사용해서 만든 동시집 이기 때문이였다. 요즘 아이들이 한글을 빨리 떼고 잘 읽기도 한다지만 스마트폰 사용등으로 한글 파괴 현상도 심하기도 하고 엄마도 잘 모르는 예쁜 우리말을 알려주고 싶었다.

 

싸인펜으로 하늘배경과 우산을 정성껏 그려 넣은 예쁜 표지의 책이 도착했다.

속표지에서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우리말이랑 사이좋게 지내길 바란다는 김미영 시인의 말이 와 닿는다.

얇고 가벼운 사이즈이지만 모두 57편의 시가 책 안에 있다.

그루잠 (깨었다가 다시 든 잠), 한무릎공부 (한동안 착실히 하는 공부), 글지 (글짓기의 옛말), 곰비임비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 목차를 읽어보니 예상대로 순우리말을 사용한 제목이 눈에 띄인다.

아이가 물어도 무슨 뜻이지 모르니 엄마도 사전을 찾아봐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책 안에 순우리말단어 풀이가 되어있다.  

시 '그루잠'은 서서 자는 나무가 안쓰러워 누워서 통잠을 자라는 내용이다.

비슷한 동요가 문득 생각나 아이와 함께 동시에 불렀다. "나무야 나무야 누워서 자거라 ^^"

옆에 그려진 이불 덮고 누운 나무의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그루잠이 무엇인지 한 눈에 알것같은 일러스트도 너무 예쁘다.

"이게 어른이 쓴 시라고? 아이가 아니고??"

"그래 거 봐, 동시가 어려운게 아니라니까~"

시는 네가 생각하는대로 적기만해. 쉬운거야! 엄마인 나는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우리 아이 수준에 딱 맞는 쉽고 재밌는 동시책이였다. 탁월한 선택이였다. 

우산걸음은 무슨 뜻이냐고 물어서 찾아보니, 걸음을 걸을 때에 우산을 들었다 내렸다 하듯이 몸을 추썩거리며 걷는 걸음을 우산걸음이라고 한다. 너무 예쁜 단어다. 갑자기 순우리말을 공부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아이 이름도 순우리말로 지었을텐데. 아쉬웠다.

한무릎공부 누가 가장 잘 하나?

나무 가슴에다 "맴'자 새겨 놓고 가는 참매미지.

나무에 딱 붙어 맴맴 소리내는 매미가 생각나서 너무 재밌다. 아이도 웃는다.

잠자리에 들어 누웠을때 같이 시를 한번 지어보자고 했다.

엉망진창이지만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로 시로 표현하는거. 참 좋은 것같다.

가끔 그런 시간을 가지면 좋을것 같다.

동시가 뭔지 모르겠다는 우리집 막무가내처럼 동시 초보자에겐 '우산걸음' 책이 딱 좋은것 같다.

가끔 한 개씩 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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