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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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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비극이야."p.15
백 년 만에 찾아 온 이상기온과
지난 2년 간 비가 오지 않아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 키와라에 에런 포크는 유년시절 친구 루크의 충격적인 사고 소식을 듣고
2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 사고라는 것은 실은 루크가
아내와 아들을 총으로 쏴 죽이고 본인도 자살을 해버렸다는 것. 이 사건에서 아기 샬럿만이 살아남았다.
루크는 거짓말을 했어.
너도 거짓말을 했지. 장례식에 와라.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루크의 아버지 제리였다. 동네 사람들은 가뭄으로 다들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 언젠가 이런 사건 하나쯤은 날만하다고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그저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저지른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넘겨 버리기전에 제리는 포크에게 알고 싶은게 있었다.
벌써 20년도 넘은 그 날의
살인사건, 그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고는 지금의 루크의 결백을 믿을 수 없기때문이다.
포크는 사진을 생각했다. 루크, 그레천, 그 자신, 그리고 검은 머리가 길었던 엘리 디컨. 그들은
모두 무척 친했다. 십 대에 친한 친구라는 건 서로가 영혼의 단짝이고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믿는 관계였다.
p.27
네 사람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다. 헌데, 엘리가 죽은채 발견된 그 날,
하필이면 엘리에게는 포크의
이름과 죽던날의 날짜가 적힌 쪽지가 있었고, 포크가 의심 받을수 있는 상황에서 함께 토끼를 잡고 있었노라고 거짓의 말을 맞춰 준 것은 다름아닌
루크였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했던 걸까?
그리고 현재 루크의 가족을 죽인 사람은 정말 루크가 맞을까?
마침 금융범죄 전문
수사관인 포크는 제리의 부탁에 따라 몇 일 머무르며 루크가 정말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사건을 일으켰는지 조사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
루크의 죽음을 의심하는 라코 경관을 만나며 사건의 진상에 조금씩 다가간다.
이야기는 20년 전 엘리
디컨 살인사건과 루크 그리고 가족 살인사건을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때문에 두 가지의 사건을 두고
막판까지 진짜 범인이 누구였는지 추측하기 어려울만큼 끝까지 손에 땀을 쥐며 읽게됐다. 나는 추리에는 영 소질이 없는건지 처음에는 포크가,
다음에는 루크, 엘리의 사촌까지 등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심했었는데 진짜 범인은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튀어나와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돈 문제가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전염성이 있거든요. 농부들이 상점에 와서 쓸 현금이 없으니까
상점들이 망하고 그러면 상점에서 쓸 돈이 없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 거죠.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P.140
"십 년이 되어 갑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새로 나타난 외국인처럼 보지만요. 여기서 나서
자란 사람 아니면 영원히 이방인으로 보는 것이 키와라 방식인 것 같습니다." P.201
"이 동네는 압력밥솥 같아요, 친구. 작은 것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빨리 큰일이 되죠. 당신도 그걸
모르지는 않겠죠. 조금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특히 두 가지 일이 같은 날에 닥치는 경우에는 말이죠."
P.251
이 동네는 마치 악몽 같습니다. P.321
긴 가뭄으로 시기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과 이방인과 과거의 행적에 대한 불편하고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도시와 떨어진 시골마을의 폐쇄된 분위기들이 확 느껴지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푹 빠져 읽었던것 같다.
포크는 틈 속을 들여다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망설여졌다. 그 순간 그는 루크와 휘틀럼, 엘리
그리고 묻힌 비밀로 고통 받았던 모든 사람들을 생각했다. 더는 안되었다. P.465
그리고 또 하나,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것.
한 없이 좋아보이는 사람도,
평범해 보이는 이웃에게도 누구나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마지막 범인이 명명백백
밝혀졌는데 왜이렇게 답답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아마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나 자신들에게 낯설고 불편한 존재는 경계하고 배제해버리는
카와리 마을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까 하고 생각해봤다.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 믿기지
못할 만큼 소설은 완벽했고 내 마음을 얻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