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남편의 월급은 정해져있고, 매달 나가는 돈은 늘어가는데 집은 좁고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고..어쩜 딱 지금 내 이야기일까, 아둥바둥 사는 히시코라는 여자의 모습은.

 

처음엔 그저그런 시시한 이야기같았다.

남편의 바람을 눈치채고 용기내어 남편의 그녀를 만나러 나간 자리에서 우연히 남편의 그녀와 내가 몸이 뒤바뀌는 스토리라니?!

부지런떨며 아끼고 아껴서 살림하는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나, 몸이 뒤바뀐다는 줄거리가 서 많이 본 설정인것 같아서 처음엔 이 책을 읽어볼까 말까 망설였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니 '어머, 이 책 너무~ 술술 읽힌다.' 읽은지 두세시간만에 뚝딱 읽어버렸다. 

 

먼저 앞부분은 한참 어린 - 그야말로 새파랗게 어린 - 직장 여직원과 남편의 바람을 눈치채고 좌절하는 주부 히시코의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 감정이입이 되어 이 상황이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봤다. '아, 답이 안나온다.' 난 이렇게 힘들게 아둥바둥거리며 살고 있는데 4년이나 된 남편의 외도라니!

남편이 바람을 피웠을 때, 아내가 해야 할 올바른 행동이 뭐지?

후회하지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적을 알아야 한다. -p.15

야근을 핑계로 딴 여자와 놀러다니는 장면을 상상하니 참을수 없는 분노가 일어나지만 히시코는 이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로워졌다. 당장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남편의 바람 소식을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 할 상대, 실상 그리 많지않았다. 같은 아픔을 먼저 겪고 이혼한 친구밖에는. 하지만 '이혼하지 않을거라면 모르는척 내버려 두라, 누군가 나를 먹여살려주는 것만으로 고맙게 여겨야 한다'는 둥 너무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친구의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힌다.

그리고 남편의 그녀를 처음 마주하게 되자 더 할 수 없는 좌절이 기다리고 있다.

 

자, 봐. 저게 네가 잃어버린 젊음이야. -p.29

 

그렇게 혼자서 속만태우던 히시코는 용기를 내어 그녀를 만나기로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돈 몇푼 던져주고 우리 남편과 헤어져달라고 부탁을 하러 나가려던 자리다.

헌데, 남편의 그녀는 오히려 남편인 과장님이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걸 어떻게 하냐며 큰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때 정체를 알 수 없는 할머니가 나타나 남편의 그녀 호시미와 히시코의 몸을 바꿔버린다. (이 부분은 좀 많이 뜬금없다.)

아무튼 어쩔수 없이 바뀐 몸으로 일단 각자의 생활을 살아보기로 하는데 히시코는 내내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호시미의 직장에 나가 일을 하게되고, 남편의 고단한 회사생활을 곁에서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바람핀것에 대해서는 용서하진 못하지만.

반대로 호시미는 히시코의 몸을 빌려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도 돌보고, 학부모회의도 참석해서 얼떨결에 왕따를 당하는 아이도 돕고, 시부모님과 만나면서 불우하게 자랐던 자신의 어린시절과 비교도해가며 히시코의 하루하루를 대신 보낸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생활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장점으로 상대의 생활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어느정도 읽으면 이 소설은 이제 불륜(?)소설이 아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겠거니 하고 예감이 팍! 온다. 물론 그 예감이 맞았고 ^^

몸이 뒤바뀌는 장면에서 딱히 어떤 사건사고 없이 할머니의 말 한마디로 쓱~ 바뀌어버리고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되면 다시 되돌아갈것이라는 유치한 설정이 조금 어색했지만, 그래도 일본 특유의 따뜻하고 소박하면서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것같아 오랫만에 참 재밌는 단편 드라마 한편 재밌게 본 느낌이다.

따분한 일상이 지루하다면 혹은 막막한 현실에 답답하다면 내가 지금 가진 것이 얼마나 커다란 행복인지, 또는 행운인지 깨닫고 감사하며 힘내서 살아가자..뭐 대체로 그런 내용인듯 ^^ 그리고 또 하나! 남편과 대화를 많이 나누자는 교훈도 남겼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이 책은 주변에 있을 많은 히시코들, 아이친구 엄마들과 돌려보면 재미있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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