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가연 컬처클래식 20
이상민 지음, 유영선 각본 / 가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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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생각을 해본다. 요즘 아이들에게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귀신이나 도깨비 이야기가 과연 무서울까?

오히려 학교 괴담이나 도시 괴담처럼 실제로 이웃동네 어느지역에 있을법한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마녀'는 이렇게 어디선가 있을법한 도시괴담을 글로 옮겼다.

영화 제작이 먼저인지 책출판이 먼저인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 상영중에 있는 영화라그런건지 책표지 뒷면의 여주인공 얼굴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더니 정말 실제 영화장면을 떠올리며 책을 읽을수 있어서 몰입도가 상당히 괜찮았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곳은 평범해보이는 한 사무실.

질투심 많고 직장후배들의 물건이 자기것인냥 취하는 '이선'팀장은 입사한지 몇달이나 지나고도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신입사원 '세영'이 못마땅하고 그녀의 보고서를 닥달하는 과정에서 홧김에 손가락 걸기 내기를 하고 만다.

저녁 8시까지 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면 세영의 손가락을, 작성하면 이선 팀장의 손가락을 하나씩 걸기로 한 것.

단지 '착해'보인다는 인상으로 세영을 뽑았지만, 실은 자신의 마음대로 부려먹을수 있을거라는 이선의 계획에 세영은 그날 제대로 한방 먹여준다.

보고서를 정말 8시 까지 끝냈고 내기는 내기이니 가위를 내밀며 손가락을 달라고 제촉한 것이다.

그동안 이선이 세영을 알게모르게 많이 괴롭힌 탓도 있겠지만, 세영의 행동에는 조금 섬찟하고 무시무시한 행동들이 하나씩 보이는데, 손가락을 달라는 항의를 뿌리치고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온 그날밤 이선의 침대앞에 세영이 등장했을때는 정말 그녀가 마법을 부리는 마녀라도 되는걸까하고, 소름 다 돋았다.

물론 손가락을 가져가진 않았지만, 세영은 스스로 자신의 손가락을 상처내어 사무실 다른 직원들에게 관심과 동정을 사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그녀의 집착과 애정결핍적인 행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스스로는 그것을 사랑받는 법이라고 칭하였지만.

그날부터 이선은 세영의 과거와 그녀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하고 해서는 안될 '뒷조사'에 들어간다.


"악의라는 거, 그거 참 무서워요. 전염병처럼 은밀하게, 몸 속 깊이 파고들거든요. 세영이는 그런 애예요."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계속 주다보면 내가 준만큼 돌려받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상대가 내마음 같지 않다는걸 알게되었을때는 기대한만큼 상처로 되돌아온다. 특히 어린시절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지 못한 사람이 배신당했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돌변하는지 이야기는 참 살벌하게 그려간다.

뒷심이 살짝 부족해서 허무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읽을만했다.

이 허무함을 달래주는듯 마녀 이야기가 끝나면 괴담 20선이 단편으로 등장하는데, 몇몇개는 나도 학창시절 많이 들어본 내용이다. 가장 무서운건 옥상위의 아이라는 괴담이였다. 내가 알고있는 스토리와 쬐금 다르지만,

옥상 난간에서 중얼중얼 숫자를 말하는 아이에게 위험하다고 다가가보니 오히려 나를 확 밀었다.

알고보니 그 아이는 '99..99...99..99' 이렇게 숫자를 외치다가 내가 떨어지자 '100...100...100' 이렇게 말했다는 괴담 ;;;

지금 생각해도 오싹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한때 재미있게 보던 케이블 티비의 드라마의 작가였다. 어쩐지 눈앞에서 장면이 그려지는듯한 스토리가 다 이유가 있었나보다.

세영과 숨겨진 동조자가 참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마녀들의 활약이 참 무섭다. (아차, 내가 스포일러 해버렸네)

착해보인다는 인상에 저 안착해요 라고 말하거나 자신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여자를 만난다면 얼른 그 자릴 피하시길.

안그러면 아주 끔찍한 일이 일어날테니까.

책속 내용이 어떻게 영화화 되었는지 영화관에서 꼭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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