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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족보 ㅣ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아버지께서 좋아하는 트로트 노래중에 뱀이다~뱀이다~ 하는 노래가 있다 ^^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는 뱀, 정력에 좋다는 개구리 뒷다리, 혐오스러운 식품 1위지만 여전히 인기(?)가 좋은 멍멍탕...
오죽하면 그 번식력 좋다는 황소개구리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돈 뒤 자취를 감췄다는 우수개소리가 있을까.
자연에서 살아야하는 많은 것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우리도 이 자리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자연에서
오는것은 자연 그대로 두어야 생태계가 올바르게 돌아가는 걸 모르는바가 아닌데, 사람들의 이기심에 오히려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꼴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구렁이 족보]는 '스스'라는 이름의 먹구렁이와 10살 아이의 이야기이다.
갑자기 아이의 방에 나타나 아이는 기억도 못하는 일로 자신을 구한건 바로 아이라며, 아이에게 '구렁이 족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구렁이 한 마리. 실랑이 끝에 아이는 부탁을 받아들이고, 결국 족보가 완성될 때까지만 구렁이와 함께 지내기로 한다.
그렇다면 구렁이는 왜
구렁이 족보를 원하는 것일까?
구렁이는 지금 점차 사라져가는 구렁이를 걱정하고 있다.
처음에 아이는 구렁이는 읽지도 못하는 글자로 왜 족보같은걸 만들어 달라고 하나 궁금해하지만, 실은 인간의 말로 구렁이 족보를 써야하는
이유는 바로 구렁이가 사라지는 이유가 인간이기 때문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자신과 가족을 구렁이가 헤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무섭기도하고 의견이 잘 맞지도 않아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구렁이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도 어느새 힘들어하던 뜀틀을 넘을수있는 자신감도 얻게된다.
(구렁이 스스가 다리를 좀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나는 아이가 스.스.로 얻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족보의 마지막은 조금 짠한데, 무엇으로든 변신 할 수있는 구렁이가 용이 아닌 그냥 구렁이로 남기로 한것이다.
- 그는 변신을 포기한 게 아니었다.
구렁이의 멸종을 누구보다 걱정했던 스스는 다른 무엇이 아닌 구렁이로 남기로 결심했다.
구렁이가 구렁이로 변신한 건 구렁이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일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을 믿으며 살아간다는게 사실 쉽진않다.
하지만 자신의 족보를 남김으로서 세상에, 인간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구렁이의 이야기는 제발 자신들을 좀 살게 내버려 달라는 마지막 외침
아니였을까,
만약 그 구렁이가 세상의 마지막 구렁이라면 영영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