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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3월
평점 :
인문학은 인간의 조건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지만, 솔직히 조금 어렵다는 생각에 관련 도서는 잘 보지 않는 편이였다.
하지만 영화는 쉽게 접하고 조금 더 고민없이 선택하는 편이라서 영화를 참 좋아한다.
책에서는 영화와 인문학이 닮았다고 했다. 영화에는 삶과 인간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담겨있고 인문학은 인간의 가장 집약적인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려 애쓰고 있어서 이 두영역의 만남을 이야기하려 했다 한다.
인문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하여 '나'에서 '너'를, '너'에서 '우리를, 그리고 마침내 '세계'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길러주는, '자신과 세계를 잇는 문의 작은 손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속에서는 스무편의 영화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중에는 내가 본 영화도 있고 좋아하는 영화도 있는데, 가끔 영화를 보고 나와서 내가 영화의 의도를 잘 이해한것인가 의심이 들때는 종종 있었다. 그런 영화들을 인문학이 읽어준다니 참 흥미롭고 재밌는 시작이였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 미래사회에서 일어날 범죄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있고 그 시스템에 맞춰서 범죄를 방지하는 이른바, 범죄 예방 시스템이 개발된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고민이 빠진다. 범죄가 예측가능하다 하여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저지른 예비 범죄자에게 과연 범죄사실을 추궁할수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충분히 그런 상황과 감정에 휩싸여 범죄를 저질를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충동적인 부분과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존재이지 않은가?!
주인공 존은 범죄예방시스템을 지휘하는 자리에서 순간 예비 범죄자로 몰리게된다.
나는 그것을 범죄예방시스템이라는 자체가 과연 신뢰받을만한 것인지에 관점을 두고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우리가 결정된대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바라보는 책의 시선도 읽으면서 참 재미있었다.
루이는 뱀파이어의 삶을 살아가며 지속적으로 자신의 존재 근원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언제까지 쾌락만 찾는 생활을 할것인지 진정한 자기 자신이란 과연 무엇인지 불안해한다.
인간에게 불안은 가장 강력한 교육수단이다. 불안을 제대로 교육 받은 자는 불안의 원인이 유한성과 무한성에 대한 집착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현대인이 끊임없이 불안한 이유는 부, 쾌락, 명성 따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유한성에 집착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저입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집착에서 불안이 싹튼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기 자신을 소중하고 즐겁게 하는데 시간을 보내면서 사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항상 행복해보인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현재를 잘 즐기지 못하는 나와 다른 친구들은 만나면 늘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만 하다 헤어지기 일쑤다.
영화속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내용이였는데, 글로 읽으니 내가 지금 손에 가진 것에 대해서만 내가 집착하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된다.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이 재밌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