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작가 유인경
김하인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좋아하지만 많은 책을 접해보진 못해서 아직까진 작가를 보고 선택하는 책은 그닥 많지 않다.

내가 책을 고르는 방법은 그저 베스트셀러와 카페에서 좋았다는 책을 찾아보는 정도.

그래서 '김하인' 이라는 이름도  '국화꽃향기'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읽기전까진 이름이 생소했다.

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돌려보기도하고 영화도 함께 보러 갔었던 책이였는데.

그런데 책을 다 읽고나서야, 불과 얼마전에 읽은 '세가지 사랑'의 작가와 동일인물 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세가지 사랑은 중년의 여성이 젊은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였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진 않았지만 그 나이대에 느낄수 있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한껏 느낄수 있는 작품이였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빠져나온 기분이랄까.

 

이번 책속의 김기하는 한때 밀리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렸.었.던.인물이다. 지금은 간신히 그 이름을 이어갈정도로 간간히 멜로 소설을 내고 있지만.

그러던 어느날 46세의 중년을 앞둔 그의 앞에 27살의 매력적이고 젊은 유인경이 찾아와 그를 유혹하며 대담하게도 자신을 대신해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작가라는 직업이 한 작품 뚝딱하면 새로운 글이 탄생하는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유명 작가에게는 은근 이런 유혹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학창시절 잘 쓰지 못해도 좋으니 대신 레포트 좀 써달라고 졸라대는 후배 녀석의 얼굴이 아른거리는게 .. 꼭 그런 느낌이였을까.

그런데 그녀가 이러한 제의를 했던것은 단순히 자신이 주목받기위해서도 아니고 돈이 목적도 아니였다.

황당하게도 자신이 결혼하려는 집안에서 요구한 '결과물'을 위한 일이 였다니 이렇게 당혹스러울때가..

다른 남자에게 몸을 받쳐서 자신의 결혼을 이룬 다는게 과연 제정신에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런데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여자의 말에도 상관없이 그저 젊은 여자의 몸을 탐낸 이 남자가 난 참 징그럽다.

책을 읽으며 나만 소설 '은교'가 떠오른건 아니겠지. ^^

 

부적적한 관계라도 자신이 함께 만들어낸 자신의 아기, 즉 자신의 작품이니 돌려줄수없다는 유인경의 파렴치한 말에 이렇게 뻔뻔한 여자가 또 있을까..하는 씁쓸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하긴.. 이것이 비단 소설만의 일일까? 요즘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는 뉴스기사에도 이런 비슷한 사례는 참 많다.

자신의 몸을 함부로 놀려서 한번에 몰락한 유명 연예인이나, 성상납 파문으로 어렵게 오른 자리에서 굴욕적으로 내려오게되는 사람들.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았던 전작들을 떠올린다면 두 작품은 정말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지고지순한 사랑을 찾아보기가 힘든 세상인것같기도하다.

유인경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몸부림과 김기하의 참을수 없는 성적 욕망의 끝은 어떻게 될지 뻔하다 싶었는데 결국에는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리는 길로 들어서고 만다.  하지만 책장의 맨 마지막 김기하는 다시 새로운 소설을 쓰며 이야기가 끝난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던걸까.

혹시.. 책 제목이 '신예작가 유인경'은 아닐까!

 

 

 

사람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일 수 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온전하게 살아남으려면 이 사회와 세상이 합리적인 이성을 기초로 해야만한다. 부정과 반칙이 팽배하고 득세하는 세상에선 꿈과 사랑이라는 것이 나약하기 짝이 없어 보여서 그저 비웃음과 무시와 멸시의 대상이 될 뿐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