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대로 배우는 아이들 - 우리 아이, 도대체 왜 그럴까?
허영림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또 울리고 말았다.
이유인즉 함께 게임을 하자고 하도 졸라서 그러기로 했는데, 자기가 질것 같으면 울고, 울면 게임을 하지 말자했더니 화를 내고..
게임은 이기는 사람이 있고, 지는 사람이 있는데 지는 사람이 네가 될수도 있다며 평소 아이의 성향을 아는 나는 아이가 처할 상황을 분명히 인지시키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항상 모두 부질없는 노릇이였다.
우리 아이는 왜 저럴까. 왜 자주 화를 내고 울까, 왜 저렇게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하는걸까,
아이를 키우며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격이 완만하지 못하다는 점이였는데..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그 모든 원인이 부모, 주로 나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사실은 충격적이였다.

생각해보면 평소 나의 머릿속엔 '얘는 항상 그러한 애'라는 말이 자리잡아 미리 예상하고 먼저 화를 냈던것같다.
또, 체벌은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도 조금씩 시작한 체벌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육아 서적을 읽고, 그렇게 많은 반성과 그렇게 많은 후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고치지 못했던 내 말투와 내 행동이 아이를 얼마나 더 고통스럽게 했는지 돌아보니 너무 끔찍하다.

책속에서 내가 가장 유심히 읽었던 부분은 '이유없이 화내는 아이는 없다'편이였다.

[양육할때 부모가 매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사용한 경우에 아이들의 성향이 더 거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매를 맞으면서 자란 아이가 부모로부터 공격성을 배운다는 점이다. 부모들은 올바른 가르침을 위해 매를 들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이 고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부모가 없는 곳에서는 계속해서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아이에게 공격성만 가르칠 뿐 행동개선의 효과는 거의없다.]

 

사실 아이에게 가장 많이하는 제압 방법은 '너 자꾸 그러면 혼난다, 맴매한다.' 하는 협박(?)이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기 전에 부모의 그런 모습을 먼저 보고 배워버리는 거다. 그리고 그런 협박은 효과도 없다는 거다.

 

[체벌로는 훈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아이를 훈육해야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설명하고, 아이 스스로 행동을 바꿀 때까지 끈기 있게 대화로 설득해나야가 한다.]

 

책속의 민준이네 가족처럼 나도 맞벌이 부부다. 3살때부터 어린이집 생활을 해야했던 아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아이와 친밀감을 쌓기에 가장 좋은 것은 '아이와의 놀이시간'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물론 놀이를 하다가 아이를 울리는 사고를 한번씩 내고는 하지만 ^^;; 스킨십을 하면서 온몸이 땀에 젖을때까지 몸으로 노는 놀이를 해주다보면 엄마를 그리워하는 자리를 조금은 채울수있을거라 생각한다.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하려는 아이 이야기에도 공감이 간다.
아이가 하고 싶은것은 뭐든 해주고 싶은게 부모라지만, 아이가 평생 부모의 품에서만 살아갈 수는 없기때문에 모든것을 아이 위주로 맞추는 양육방식은 하루빨리 바꿔줘야한다고 한다.
우선은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유지하되, 조금은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면서 아이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항상 말씀하시길, 아이 사랑은 속으로만 하라는 뜻이 바로 이런것이였나보다.

 

[식당에 가면 놀이터인지 식당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식당에서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식사해야 한다는 기본예절뿐만 아니라 자기조절능력과 자기통제능력도 기르지 못한 경우이다. 어려서부터 규칙을 정해 그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친 아이들은 커서도 질서를 잘 지키고 자기조절능력이 남다르다.]

 

적당한 거리를 지켜야하는 것은 아이에게 뿐아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의 규칙을 따르고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전적으로 엄마의 역활이므로 잘못된 양육방식을 고집하면서 과잉보호할것이 아니라 교육기관을 믿고 맡기는 부분도 있어야한다는 거다.

평소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었는지 잘 모르지만, 아이의 말과 행동이 어느 순간 나와 닮았다는 것을 보게 될때 만큼 당황스러울때가 없다.
스치는듯 한 말과 예쁜말을 기억하는 아이는 참 사랑스럽지만, 남을 괴롭히고 화내는 말투를 그대로 아이가 할때는 얼마나 부끄럽던지.

 

이제부터는 '얘는 원래 그런애야, 얘는 안돼' 그런 생각이 아니라 아이에게서 보고 싶은 모습을 내가 먼저 시작해봐야겠다.
이 책은 '아이를 바꾸는 행동은 아이의 의지보다 나의 끈기가 먼저 필요하다는걸' 알려준 정말정말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