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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망치는 과잉육아 - 엄마의 불안을 물건으로 대신하지 마라
킴 존 페인 지음, 노혜숙.이주혜 옮김 / 아침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지난 주말, 나는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었다.
말이 키즈카페이지 사실은 아이들이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였는데, 그곳에 도착해보니 정작 아이의 마음에 쏠리고 있는 곳은 그 좋아하는 소방관 체험도아니고 경찰관 업무도 아닌, 여름한정 이벤트성으로 만들어놓은 조금은 허술한 야외 수영장 코너였다.
실제 화제진압 체험도 해보고 자동차 정비 업무나 법관, 의사 가운등을 입는등 다양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3시간동안 아이가 내내 머물렀던 곳은 풀장이였던 것이였다 ^^;;;
사실 도착하기전 기대도 많이했고, 자주 오는 곳이 아니라서 아이가 일정에 잘 따라주지 않음에 마음속으로 조금 신경질도 났었다. 하지만, 이내 이렇게 아이가 수영을 좋아하는줄 알았다면 그냥 풀장에 가서 하루종일 놀게할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 교육이나 인성등에 관심이 많아서 그동안 여러 육아서적을 보아온터라 나도 아이가 좋아하는것 관심있어하는것을 함께 찾아주고 공감해야한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위한답시고 아이에게 건넸던 장난감이나 수많은 책들, 체험, 놀이감등등 그 모든것이 나의 욕심인것을 알았을때의 이 당혹스러움이란 .. !
속으로 나는 절대 다른 아줌마들처럼 극성스럽거나 아이를 괴로울정도로 교육에 메달리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맘이다보니, 아이가 조금만 심심해한다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뒤쳐졌다 싶으면 드는 이 조급함은 이내 아이에게 물질적으로 채워지기 일쑤였고, 어느덧 아이의 물건들은 아이 방을 넘어서 거실과 베란다를 채워가고 있었다.
아이가 있는 집은 이정도는 당연하다. 나는 약과다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아이에게는 조금 부족함이 있어야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빈곳이 있어야 그 심심한 부분을 스스로 재미를 찾아 채우게 된다는 것.
나는 왜 진작 그것을 알지못했을까.
예전에는 아이가 필요한것은 무조건 엄마인 내가 알아서 채워줘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것을 어느정도 해야하는지 모르니 그저 다른 엄마들이 하는대로 수준을 맞춰가고 있었나보다.
책을 보면서 얼마나 뜨끔하는 부분이 많은지..
그래서 이후부터는 우리집에 세가지 변화를 주었다.
첫째, 아이가 사고싶어하는 장난감은 아이 저금통을 만들어 스스로 착한일(!)을 해서 채워넣은 돈으로 본인이 구매하게한다.
둘째, 책장을 가득채워서 아이가 책에 둘러쌓이게 만들지 말고, 책장에 빈곳을 두어 아이의 장난감이나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채운다.
셋째, 2주일에 한번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린다.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고르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엄마가 참견(!)하는 부분을 줄이게 하는게 목표인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아이에게 무조건 잘해주고 무조건 채워줌을 사랑이라 계속 맹신하고 있었을것같다.
물론 다양한 체험과 경험등이 중요하지만, 언제나 중요한것은 아이가 정말 원하는것. 그리고 정말 필요한것을 함께 찾아보는것
우리집에는 그것이 필요한 때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