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듭 2 - 척추에 박은 못
이자운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 스포일러 주의 : 본문에 줄거리와 일부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
매듭 1권에서는 장도송가에서 벌이는 전역성소화사업 중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시작으로 금황과 은황 남매가 각각의 방법으로 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벌어지는 사고를 들여다보면 요괴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처단하는 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 모든 일들의 뒤에 무언가 커다란 검은 속내가 있는 듯하여 내용이 점점 궁금해져서 빠져들게 되는데 2권의 시작도 역시 흥미진진했다.
먼저 금황은 아유와 함께 척과선에 있는 자래못으로 향했다. 요괴가 산길에 주술 덫을 놓고 행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니 녀석을 퇴치해달라는 종현이란 자의 의뢰였다. 종현은 요괴의 행패를 멈추기 위해 가보로 내려오는 알도 공양해봤지만 알을 빼았겼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쟈할도 기생요괴에 조종당해 벌인 일이였지만 반전은 알도 쟈할의 것이였고 모든게 종현이라는 인간의 욕심으로 시작된 일이였다는 것이였다.
쟈할에 붙은 기생요괴만 죽일수도 없고 인간에게 배신당해 알을 빼앗긴 쟈할이 죽음을 원해 금황은 그 뜻을 따르려 하지만 요괴인 아유는 차라리 분노를 받아들이고 요괴의 본성대로 하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결국 금황은 쟈할의 죽음을 도울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인간에게 속은 요괴라 할지라도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요괴를 살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였으니 말이다.
일을 마치며 금황은 아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무엇때문에 미안한 마음인지 알 수가 없없다.
전역성소화사업은 요괴들을 물리쳐 인간들의 안전을 꾀한다는 취지겠지만 요괴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도 살기위해서는 발버둥칠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신반요인 금황은 더 혼란스러울것이라 느껴졌다.
반면 은황은 무당 자별과 신기, 범준과 함께 도깨비를 만나러 떠난다. 도깨비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하지만 우리나라 옛날 도깨비의 특성처럼 도깨비는 장난과 내기를 좋아하고 순순히 답을 내주지 않았다.
도깨비 다루무리는 다섯 놀이를 제안하며 놀이를 이기는 수만큼만 질문의 답을 해준다고 한다.
이때 벌어지는 다섯 놀이가 무척 흥미로운데 복제를 한 것처럼 늘어난 동료들 속에서 진짜 동료찾기, 연 싸움, 바둑, 씨름이였다. 이 부분은 전통 놀이들이 등장하니 친근하면서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 속의 설정이 등장해서 재미있었다.
눈구멍에서 흘러나온 피는 폭포를 이루며 논두렁을 새빨갛게 적시고 있었다. 나무가 베어져 휑한 언덕 위에는 새까만 사람의 형체들이 십자가 모양으로 양팔을 벌리고 그루터기 위에 서 있었다. 먼 산에는 몸에 피와 양수가 말라붙은 거대한 태아가 산을 감싸며 기어다니고 있었는데, 놈의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세상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태아가 움직이면 끊어진 탯줄에서 누런 액체들이 튀었고, 그것을 먹기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괴들이 들러붙어 탯줄을 할퀴고 씹었다. -P.82
그리고 마지막 놀이는 태울찌의 탯줄이 다 먹히기 전에 어미의 태곳을 잘라 태울찌를 봉인하는 것.
여기서 조금 끔찍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래서 이 책에 19금 딱지가 붙었나 싶다. 글을 상상으로 옮기면 더 끔찍할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읽고 빠르게 넘어갔지만 장면들이 전에 듣고 본적없는 내용들이라 생소하면서도 구체적이고 등장하는 요괴들의 개성도 강해서 영상화 된다면 굉장히 다채롭고 놀라울 것 같았다.
아무튼 그들의 여정이 어떤 과정을 이어가는지 책을 읽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었고, K-오컬트, 요괴, 주술 같은 다소 유치하게 느끼는 키워드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단연코 최고의 K판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