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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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거짓말은 하고 산다. 남에게 하는 거짓말은 분명 나를 위한 일인데, 하다보면 내가 더 괴롭고 신경쓰이기도 하다.컨시어지는 전담 맞춤형 서비스 또는 안내인을 뜻하는 말이니 '거짓말 컨시어지'는 거짓말 안내인 정도 될까? 책에는 열 한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두 거짓말과 연관되어있다.

<세 번째 고약한 짓>에서는 습관 관리 앱의 캐릭터에게 자신이 '저질러버린' 나쁜 습관을 전가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러다 안좋은일에 연류된 연예인 뒷조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회사 동료를 알게되는데 남의 악행을 조사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덮어버리려는 묘한 심리를 잘 보여준다. 남의 잘 못을 탓하다보면 자신이 쓰레기 같다는 생각을 줄일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왜 공감해버렸을까. 그래서 늘 좋은 기사보단 안좋은 기사를 먼저 열어보게 되는걸까하고 잠시 부끄러워졌다.

나는 스스로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좋은 사람인 양 행동함으로써 그것을 감추려 한다. p.23

친구가 만나자는 연락에 거절을 하고 싶어 고민하는 장면도 너무 공감되었다. 이러쿵 저러쿵 이유를 대지말고 솔직하게 '귀찮다'며 답하고 싶지만 이미 한 번 약속을 미뤘던 적이 있다거나 약속이 된 상태라면 더 곤란하다.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가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p.37

그렇게 솔직히 말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간관계는 참 귀찮고 어렵고 복잡하다.

<거짓말 컨시어지> 편에서는 그럭저럭 잘 지내던 동료와의 교류에서 살짝 발을 빼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조카핑계를 대고 상황을 모면했지만, 그 후 동아리에서 빠지고 싶은 조카의 거짓말, 할머니의 돈을 지키고 싶은 조카 학교친구의 거짓말, 부장님의 고민 등을 도우며 어느새 거짓말 컨시어지가 되어버린다.

거짓말을 하는 위험 부담, 생략해서 '거짓말 리스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p.136

책에서는 친구에게 온 연락을 쓸데없는 일로 감정과 시간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인간관계란 시간을 들여 맺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상대의 푸념과 고민을 듣는 것이 무조건 감정소모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전혀 상관없고 유익하지 않아도 상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상대의 상황을 알게되어서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이 이해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감정 소모하는 거 이제 정말 지긋지긋 해." p.151

하지만 가고 싶지 않은 모임, 만나면 불편한 사람, 피하고 싶은 상황. 등등은 살다보면 한 번 씩 찾아오긴 한다.

이럴 때 상대도 불편하지 않고 나도 미안하지 않을 깜찍한 거짓말 컨시어지가 있다면 좋을것 같긴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도 화려한 반전이 있는 내용도 아니였지만 읽다보니 순간 순간 내 일상과 같고 내가 느낀 감정들이 툭툭 튀어나와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일본 특유의 소소하지만 세심하고 공감되는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 중엔 정말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도 나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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