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당 사자소학 -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첫 인문학 공부
박연주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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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소학'은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내용이 많이 담고 있는 반면 '사자소학'은 적은 양의 한자로 일상 생활의 도덕을 쉬운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사자소학에는 충효의 의식을 고취시켜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을 육성하려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데 충효의식과 삼강오륜을 행하여 올바른 인성을 가질수 있도록 가르치는 내용이라니 지금 우리 아이가 읽으면 딱 좋은 책인 것 같아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조선시대 아이들이 서당에서 글을 배우듯 책에서는 달빛서당이 열린다. 저자는 달빛서당으로 온 아이들은 달님들이라고 표현하는데 달님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다. 여기서 달님들의 귀여운 말들은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우기정인 아역자정友其正人 我亦自正 바른사람을 벗하면 나 역시 저절로 바르게 된다

백사재니 불염자오白沙在泥 不染自汚 흰모래 진흙에 있으면 물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더러워진다.

그저 사자소학의 내용을 그대로 담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는 한자 하나하나를 짚어주며 배우는 시간을 준다.

아이들이 한자를 공부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는커녕 외우는데 급급한 공부는 스스로 질문하고 분석하고 창조할 힘을 길러 주지 못합니다. 한자를 아는 것은 국어의 어휘력과 사고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공부의 기초체력이 됩니다. -p.39

확실히 문장을 그냥 읽을 때와 한자를 알고 읽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차이를 만든다. 한자의 중요성과 문해력과의 관계를 알기에 나도 아이와 한자공부를 시작했지만, 한자 시험 급수에 맞춰 공부하는 것보단 사자소학의 내용을 익히며 한자를 공부한다면 머릿속에 더 오래 기억될 것이라 생각 되었다. 게다가 사자소학에서 가르치고 싶은 내용은 내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고 가르치고 싶었던 글이 많아 함께 책을 읽다가 저자가 달님들에게 물었던 질문을 나도 아이에게 똑같이 물어보곤 했다. 그랬더니 스스로자自 한자를 보며 왜 눈목目자에 머리카락이 삐져나와 있냐는 달님의 이야기보다 더 엉뚱하게 돌아오지만 이렇게 이야기 나눈 시간도 함께 기억 될 수 있다면 더 좋은 공부가 없을듯 했다.

아이가 급수 한자를 공부할때는 그저 따라쓰고 뜻과 음을 외우는데 급급했다. 때문에 딱 하루 두장, 한자를 쓰는 획수와 모양에 신경쓰면서 쓰는 게 전부인데도 한자를 따라 그리기가 힘들다며 투정하기 일쑤 였는데, 이 책을 한 장씩 읽어주고 이야기 나눌때는 확실히 표정이 달라져있다. 한 줄의 한자 문장을 하나씩 짚어주면서 해석해주면 재미있다고 또 읽고 또 읽어달라고 한다.

아마 아이는 말장난을 쳐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는 모양이였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혼자 한자 쓰기를 하는 것보다 '달빛서당 사자소학'을 읽는 것이 더 좋았던 이유는 아이가 뜻이 궁금한 문장이나 단어를 자꾸 묻게 된다는 점이였다.

예를 들어 친구를 '가려' 사귀어야 한다는 말에서 아이는 나에게 친구 얼굴을 가리고 만나는 것이냐며 되물었다. 얼굴생김새를 보라는 내용이 아니였는데 얼굴을 잘나고 못나고를 가려서 친해지라는 뜻으로 해석한 모양이다.

이것을 책에서는 한자를 알면 이해하기 더 쉽다 말해준다.

택이교지 유소보익擇而交之 有所補益 에서 택擇은 판단하거나 걸러낸다기보다 내게 잘 맞는 친구를 잘 가려낼 수 있는 안목과 힘을 말하는 것 처럼 말이다.

종종 부모들은 아이가 저학년이 지나면 알아서 책도 읽고 스스로 공부도 하길 바란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는 책이 있다면 아이가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을 버리지 않고 자랄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게다가 한문과 인성, 문해력까지 챙길수 있으니 일석다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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