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밀 나한테 팔아!

그 비밀 나한테 팔아! ㅣ 맛있는 책읽기 56
김미승 지음, 김정진 그림 / 파란정원 / 2023년 4월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껌딱지처럼 착 달라 붙어서 재잘재잘 떠들던게 엊그제 같은데 막내는 요즘 집에서 하는 말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학교나 학원에서 있었던 일도 꼬치꼬치 캐물어야 두어마디 해줄까 말까지만 그게 모두 아이가 많이 컸다는 증거이니 좋게 봐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나둘 고민도 비밀도 생길 나이, 책 속에 등장하는 비밀은 뭘까 궁금해서 아이보다 먼저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야기는 수영장 체험 학습을 앞두고 들뜬 마음에 교실이 떠들썩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떤 수영복을 입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주인공 소담이만 걱정이 한가득인데 그 이유는 바로 소담이의 허벅지에는 커다란 점이 있기 때문이였다. 예전에 목욕탕에서 어떤 꼬마 아이가 소담이의 허벅지를 보고 똥이 묻었다며 놀린 기억이 있기 때문에 소담이는 친구들 앞에서 수영복을 입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수영장 체험 학습을 피하고 싶은 소담이와 그런 소담이를 졸라 자꾸 수영장에 가자는 친구 미지.

미지는 소담이의 걱정을 듣더니 그 비밀을 자신에게 팔라고 말한다.

"너도 비밀이 있어?"

"그럼. 나도 비밀이 있지."

알고보니 미지도 수술 때문에 큰 상처가 몸에 남아 있었던 것인데 소담이는 어떻게든 숨기고 피하려던 것을 미지는 마치 훈장처럼 생각하고 있었기에 두 아이의 대처가 달랐던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재산은 '긍정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마음의 상처도 결과도 달라지 때문이다.

살다보면 누군가의 손가락질이나 놀림을 받을수도 있고, 여러가지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그때마다 아이가 기가 죽고 숨을 곳만 찾고 있다면 너무 속상할것 같다. 자신이 잘못 한 일도 아닌데 좀 더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의연하게 상황을 넘어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졌다.

비밀을 갖고 있는 것은 상관 없지만 비밀이 심각한 고민이 되지 않도록 미지와 미지의 엄마처럼 옆에서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요즘 아이가 재미있게 볼 만한 책이 없을까 찾고 있었는데 <맛있는 책읽기>시리즈는 저학년부터 읽어도 좋을 글밥과 재미난 주제가 있어서 하나씩 추천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