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읽는 시
김현석 지음 / 보름달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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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요즘도 푹 자는 날은 드물지만, 나의 밤이 가장 길었을 때는 막 사춘기가 시작 되었을 때 였다.

밤새 컴퓨터를 켜놓고 다이어리를 꾸미고 라디오를 들으며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그 때.

'밤에만 읽는 시'를 읽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그때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밤에만 읽는 시의 저자는 대놓고 '웬만하면 밤에만 읽어달라' 권하는데 아무래도 사람의 감성이 충만해지는 시간은 모두 잠든 밤에 작은 불빛 아래 나에게만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인듯 하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르는 건가.

나 혼자 힘든 것 같아도

꼭 그렇지는 않고

그들만 편한 것 같아도

꼭 그렇지는 않더라

너도 나만큼

나도 너만큼

그렇더라

책은 손바닥에 올려둘만큼 작은 사이즈이지만 1일 1시 1페이지로 총 365페이지를 자랑하고 있기에 두께는 얇지 않다.

탁상 메모지처럼 마치 한장씩 뜯어 읽어야 할 것 같은 비주얼의 이 책은 아무런 색이 없는 무지에 작은 손글씨체의 시가 여백을 가득 안고 담겨 있었다.

때문에 시를 읽고 떠오르는 메세지나 느낌을 여백에 적거나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색을 입혀줘도 괜찮다고 말한다.

연필로 끄적이길 좋아하는 나에게 딱 좋은 종이 질감이라 이것저것 그려 넣어보니 꽤 재미나다.

시집이 아니라 낙서장이 하나 생긴 것 같다. 작가님은 이런걸 원한걸까?

작가의 이력을 몰라 연령도 알 수 없지만 아직 청춘이신건지 책에는 사랑 이야기가 많았다.

사랑에 가슴 뛰고 이별에 가슴 아파하는 시들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젊은(?)시절의 내가 그리워진다.

내 마음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건 얼마나 큰 일이였나.

지금은 누구한테 줄 마음도 여유도 없는 내가 참 삭막하게 살고 있구나 싶었다.

그래도 시를 읽으며 감성 한 스푼 더 담아본다. 내 잠은 더 줄게 생겼지만 ^^

직장인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글도 있고 가족을 향한 사랑이 보이는 시도 있었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로 적인 시라 더욱 좋았다.

아! 그리고 이 책의 많은 시들에는 제목이 하나도 없다.

때문에 시의 제목도 읽는 사람 마음대로 정해서 적어도 된다고 한다.

나름대로 고심해서 제목을 정해놓고 다음날 펼쳐보고 웃게된다. 그래도 좋다. 이건 나만의 낙서장이니까!

밤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시집이였다.

오늘은 나를 쉬게 하자

내일 다시 씩씩하게

걸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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