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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 인문학 전문가 김종원의 지적 안목을 넓혀주는 열두 달 교양 수업
김종원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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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이 책을 받았을때 인문학 공부를 시작 한다면 왠지 정말 많은 시간을 내야 할 것 같지만 '하루 한 장만 읽어도 된다'는 문구는 부담이 훨씬 덜어졌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페이지를 아예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5일로 나눠 일년동안 한 장씩 읽으면 우리나라의 문학, 미술, 음악, 역사, 철학, 과학을 두루 알게 되도록 만들어 졌다. 왠지 교양 있는 척 하고 싶은 나에겐 놓치고 싶지 않은 책이였다. (웃음)
서문에서 작가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을 읽고 있을때는 내용을 다 이해한 것 같고 알게 된 것 같지만 사실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 버리고 마는데 온전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드려면 얻은 정보가 적더라도 재분류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기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아마 하루 한 장을 우숩게 보거나 허투로 넘기지 말라는 조언이 아니였을까.
매 페이지에는 오늘의 키워드가 등장한다. 그 날의 키워드에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와 미쳐 몰랐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일단 책을 펼치고 난 첫 느낌은 책이 참 두껍고 글자는 빼곡하단 것이였다. 가끔 QR코드가 함께 나오는 페이지도 있는데 찍어보면 키워드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을 읽어 볼 수 있는 나무위키가 링크 되어 있었다.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작게 나마 사진과 각주를 달아 최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는 느낌이였다. 이런 소소한 포인트가 책을 만드는 데 정성을 들인 티가 나는 듯 하다.
1월 1일 문학 첫 번째 키워드는 시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은 건지 유명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게 벌써 몇 번째인지 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지만 너무 좋은 작품의 주인공이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것은 대한민국 문학의 역사가 아쉬울만큼 안타깝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시는 사람들이 알아보고 기억하고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진다. 시인의 이름을 맞춰보라는 듯이 (아니면 다들 알고 있지 않냐는 듯이) 맨 마지막에 적어 둔 것은 조금 얄밉게 느껴졌지만 덕분에 시인 이름 검색도 하면서 좋은 시를 여러편 찾아 보게 되어 좋은 시간이기도 했다.
음악 분야의 첫번째는 요즘 가장 핫한 BTS가 차지하고 있었다. 가수의 말이나 가사를 이용해 그들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는데 그 뒤로 김현식, 윤이상, 조수미도 나오지만 해금과 아쟁, 백결 선생, 관동별곡 같은 시대를 오가는 다양한 주제가 키워드가 되어있어 독자의 연령이나 취향에 관계없이 두루두루 주제를 선정한 듯 했다.
그래도 가장 재미있던 챕터는 아무래도 한국의 '문화' 편이 아니였나 싶은게 '한국식 나이, 결혼 연령 제한, 족보, 결, 어부바 '처럼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을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었다.
업고 업히는 데는 조건이나 계급이 필요하지 않아서 같은 눈높이로 같은 대상을 바라볼 수 있다. -P.192
특히 어부바를 설명할때는 어린 아이를 돌보며 일을 하기 위해 등에 업은 것이 아니냐는 단순한 내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를 등에 업음으로써 어른과 아이의 시선이 맞춰진다는 것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는 그 광경 그 모습 그대로 하나의 사색이라 말한다. 같은 높이로 같은 세상을 바라본다니 생각도 못했던 이야기다. 또 '만능엔터테이너의 시초' 라는 키워드에 1930년대 기생을 담아놓은 것을 보면 작가의 시선이 참 신선하단 생각이 들었다.
책은 교양이 저 바닥만큼인 내가 술술 읽힐정도로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쉽게 읽힌다. 만약 잘 모르겠다 싶은게 나오면 바로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했더니 책이 더 재미있다. 때문에 중학생 아이와 함께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권해보니 글씨가 많다고 질색을 한다. 하지만 천천히 날짜대로 하루 한 페이지만 읽으면 된단니까 그럼 읽어보겠다고 약속했다.
'공부'라는 키워드편에서는 '배움의 철학이 흔들리지 않게 지탱한다'는 말이 나온다. 배우려는 의지와 사색, 그리고 실천의 시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교양을 한 권의 책에서 조금씩 얻어 갈 수 있는 아주 신박한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