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제시카 놀 지음, 김지현 옮김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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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청첩장, 메뉴판, 식순지, 하객 자리 배치카드, 헤어랑 메이크업, 들러리 드레스..

완벽한 파트너를 만나 행복한 결혼식을 준비중인 주인공 아니는 나름 괜찮은 직업과 외모를 갖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다.

그런데 왜 였을까, 처음부터 그녀가 많은 것을 가졌다는 줄이은 설명은 후에 잃을것도 많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게했다.

명문가인 약혼자 루크와 자신의 수준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자신의 커리어를 왠지 필사적으로 유지하려고 바둥거리는 모습들 때문이였을까.

아무튼 진짜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가 14살 티파니였을 시절에 다 묻혀 있었다.

일련의 사건으로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티파니는 사립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것이 시작이였다.

질풍노도의 시기, 낯선 곳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니 어려움이 클거라 예상했지만 남들보다 우월한 미모와 육감적인 체형을 가진 그녀는 또래 사이에서 금방 눈에 띄였고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다.

금요일 잊지 마.

그리고 힐러리와 올리비아에게는 말하지말고.

다른 여학생들 보단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 착각이였을까, 아직 순진해서였을까, 티파니는 멍청하게도 딘의 말 그대로 따랐고 남학생들이 모인 자리에 함께 끼어 술을 마시고 취하기 까지 한다.

이후의 일은 부분적이지만 확실한 악몽으로 남는다.

게스트룸 바닥에 누워있고 그녀의 허벅지를 더듬던 페이턴, 그리고 신음하고 돌아보니 리엄이 있었는데 눈을 떠 아침을 맞이하고 보니 리엄이 아닌 딘이 자신의 옆에 누워 있었다. 어릴적 불장난도 아니고 취중 실수도 아니다. 이것은 명백한 강간이며 범죄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렸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자신의 잘뭇은 어디까지인지 당연히 잘 알지 못했다.

괜찮아?ㅣ

괜찮지 그럼!

티파니가 축구부와 놀아났다는 소문은 금세 퍼진듯 하지만 쿨한척 넘어가려 했다. 술에 취해 조각난 기억, 자신의 몸에 대해 떠돌게 될 소문들, 뒤늦은 임신 걱정 앞에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런데 한 번 찍힌 낙인처럼 그녀에게는 계속 좋지않은 일이 닥치고 사건은 어느새 점차 커져가고 있었다.

지금의 약혼자 루크에게는 연애 초반에 이 사건에 대해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루크는 그녀의 아픔을 이해했지만, 자신과의 관계에서 그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 아니는 아직 티파니 때의 일을 상처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어린 나이에 저런 일을! 이라는 탄식이 나올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스크린 속 허구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는게 새삼 소름끼치게 무섭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저 자극적인 소재로 진실찾기에 맞춰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밝힐수 없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이들을 위한 내용이 아니였나 싶다. 이름까지 바꿔가며 과거를 묻으려 했던 그녀가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밝히며 끝나는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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