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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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을 잘 알지 못하고 단순히 고전 추리소설, 그것도 단편이라기에 조금 가볍게 시작한 이 책.

헌데 읽어보니 이야기는 전혀 가볍지 않고 복잡게 얽혀있다.

뒤늦게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종결자'라는 수식어를 가진 분이셨다.

'하드보일드'란 불필요한 수사를 배제하고 지극히 객관적인 시점에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라는데 때문에 단편속에서도 이야기의 전개는 일단 눈에 그려지듯 영화처럼 흘러간다. 

'영리한 살인자' 편에서 탐정 달마스는 월든이라는 의뢰자를 만나러 간다. 의뢰했던 일을 돌려주려 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은 탐정을 인질로 잡고 월든을 협박하고 여차저차해서 어렵게 빠져나왔는데 월든이 자살로 위장되어 죽은채로 발견된다. 

그런데 사건해결을 위해 미행을 부탁하려 부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등장하는 월든과 관련자들.

'사라진 진주 목걸이' 편에서는 죽은 남편이 금혼식 기념 선물로 준 분홍 진주목걸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남자가 등장한다. 문제는 이것이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가져가 협박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야기는 다르게 풀려나간다. 

'호텔방의 여자' 편에서는 롤스라는 출소한 범죄자의 여자를 호텔 방에서 데려와 달라는 형의 부탁을 받은 토니가 등장한다. 헌데 영리한 살인자편에서도 그렇고 호텔방의 여자편에서도 그렇고 참 허무하게 죽고 만다.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시대여서 그런건지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인건지 총으로 죽기도 참 잘 죽는다. 


보통은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용의자를 하나씩 분석해보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 할 수가 없고 벌써 새로운 세번째 사건이 나고 있다. 

처음에는 작가가 치밀하게 구성 해 놓은 사건 구성과 배경 설정이 작가 머릿속에만 있는게 아니냐는 불만이 있을 정도로 읽기 어려운 소설이라 생각되었는데 평소 읽던 추리 소설처럼 반전에 희열을 느끼는 구도는 아니였지만, 결말까지 읽으면 한 편 한 편 나름 스토리가 꽤 괜찮았음을 알게 된다. 

한 권의 책에서 다른 다섯 명의 탐정을 만난다는게 쉽지 않지 않은가, 또 뒷부분에 가서는 친절하게 사건의 전말을 알려주기도 하고 작가가 의도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블랙코미디 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유머코드가 보이기도 해서 심심풀이로 읽기 좋았다. 

다섯편을 읽으며 익숙해졌으니 본격적으로 이 작가의 대표작을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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